
이 땅의 딸들을 무참히 짓밟아도, 평화로운 어촌마을 매향리에 폭탄을 퍼부어도, 심지어 서울시민의 식수인 한강에 독극물을 뿌려도, 그들은 “그저 유감”이라고 말할 뿐이다. 그때마다 우리의 맘은 깊이 멍들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50년 동안 이 땅 곳곳에서 이렇듯 그들이 ‘사고를 쳐도’ 맘대로 재판하지도, “그만 둬”라는 말 한마디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 왔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한국과 주한미군의 관계는 바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은 오는 8월2일 소파 협상을 재개한다. 지난 96년 미국 쪽이 일방적으로 협상결렬을 통보한 뒤 처음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미국은 3년 이하의 범죄에 대해서는 재판권을 포기하라는 개악안을 내놓고 있다. 언제까지 우리는 그들의 턱없는 오만 앞에 그저 우두커니 서 있어야만 하는가? 사진·글 이정용 기자lee312@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