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북에서 이탈한 한 가족이 ‘따뜻한 남쪽 나라’로 들어왔다. 이번에는 긴 세월 가족 전체가 생사의 고비를 넘나든 끝에 찾은 종착지여서 그들을 더욱 애탄 심정으로 지켜봐왔다. 장길수군 가족은 지난 6월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면서 공포에서 해방된 듯 환한 표정을 지었다. 길수군의 외할머니 김춘옥(67)씨는 “이렇게 한국 땅을 밟으니 인생이 다시 태어난 것 같습니다”라고 도착 소감을 밝혔다. 탈북자는 해마다 크게 늘어나, 올해에만 지금까지 200명 이상이 입국했다는 게 정부 발표다. 연말까지는 600명이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들이 국내 언론의 요란한 관심 속에 입국한 뒤로 어떻게 생활해나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다. 남쪽사회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동화해 나가고 있는지…. 길수군 가족들이 남쪽사회에 첫발에 디딜 때 품은 희망이 굴절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사진·글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