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은 조용히 계속된다
등록 : 2000-08-08 00:00 수정 :
지리한 싸움이다. 파업을 시작한 지 벌써 두달째.
하지만 노사간의 감정의 골은 깊어만 가고 있다.
호텔쪽은 “노조가 불법행위를 계속해 사태의 악화를 조장했다”고 하고, 노조는 “회사쪽이 성실 교섭보다는 공권력 투입에만 의존해 노조를 탄압해왔다”고 맞서고 있다.
정부 또한 중재력을 잃은 지 이미 오래.
비상구 없는 호텔롯데 사태 속에 노동자들의 가슴만 검게 더욱 검게 타들어간다.
외화내빈의 호텔노동자들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서 속내를 얘기하고 싶다. 하지만 그 누가 이들의 아픔에 귀기울이는가.
푹푹 찌는 한여름 밤의 명동성당 농성천막 안에서 이들은 오늘도 동료들과 머리를 맞댄다. 적어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약하며….
사진·글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