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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수치로 본 청년실업] 10명 중 2명이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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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10-0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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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청년층(15∼29살) 일자리는 얼마나 줄었을까 한국노동연구원이 노동부의 고용보험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청년층 노동자는 지난 1996년 64만4천명(전체 노동자 중 43.5%)에서 2001년 43만2천명(32.2%)으로 대폭 줄었다. 반면 30∼44살 노동자는 같은 기간 65만5천명에서 70만9천명으로, 45살 이상 노동자는 18만2천명에서 20만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청년층 실업자는 올 1분기에 8.4%, 2분기 7.3%로 중장년층(30∼54살) 실업률의 3배를 넘는다. 청년층 실업 심화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올 1분기에 전체 실업자 가운데 신규실업자는 10만6천명(13.2%)으로 1년 전보다 60%가 늘었다. 반면 직장을 가져본 경험이 있는 전직실업자는 70만명으로 1년 전보다 8.3% 줄었다. 직장을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청년 신규실업자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청년층 고용사정은 경제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실업자도 계속 쌓이고 있다. 지난 97년 청년층 경제활동참가 인구는 567만명이었으나 올 2분기에는 495만명으로 대폭 줄었다. 청년 인구가 갑자기 확 줄었거나 일시에 군 입대 혹은 유학길에 오르는 등 특별한 변동이 없었기 때문에 청년 대다수가 외환위기 이후 구직활동을 포기한 채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져나갔다고 할 수 있다. 청년층은 가족 부양 책임이 없기 때문에 구직활동을 단념하는 실망실업자가 되어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지기 쉽다. 올 1분기에 청년 실업자와 학교·학원을 다니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사실상 실업자)를 합치면 청년층 생산가능인구의 18.9%에 이른다. 생산에 참여해야 할 청년 10명 중 2명이 놀고 있다는 뜻이다. 한해 우리나라 경제에서 3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청년들의 실업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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