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BOOK]
“콜럼버스는 아메리카를 발견했고 드러커는 경영학을 태동시켰다”고 할 정도로 피터 드러커는 경영학의 대부격인 인물이다.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도 자신의 ‘1, 2등 경영철학’의 영감을 심어준 사람이 드러커라고 했다. 그러나 드러커는 이 책의 머리말에서 “내가 경영 저술가로 알려져 있지만 경영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가 아니다. 경영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그것이 주요 연구 대상인 ‘공동체’ 및 ‘사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쓴 책들을 보면 기업과 비즈니스를 다룬 경영학 서적이라기보다는 공동체, 사회, 정치체제에 관한 것들이 많다. 그런 점에서 그는 경영학자라기보다는 미래학자에 가깝다.
이 책은 드러커가 50여년간에 걸쳐 썼던 글들을 주제별로 발췌해 묶은 것이다. 드러커의 저서라면 무조건 읽어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영자들이 많지만, 새로 쓴 책이 아닌 만큼 그동안 드러커를 읽어온 사람이라면 건너뛰어도 된다. 반면 드러커를 이제 막 접하기 시작했다면 그의 생각을 간추려 보여주는 이 책을 읽어볼 만하다. 드러커는 지식혁명의 세례를 받은 ‘다음 사회’(Next Society)에서는 기업을 포함한 모든 조직의 노동자들이 더 이상 ‘종업원’이 아니라 ‘자산’으로 등장하고, 지식기술자로 대표되는 지식노동자가 경영자를 겸하면서 사회의 전면에서 비전을 제시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식을 창조적으로 적용하는 개인들이 사회를 이끌어간다는 것이다. 이런 사회는 드러커가 지향하는 ‘기능적인 사회’(A Funtioning Society·이 책의 원제)의 종착역이다. ‘지식’과 ‘지식노동자’가 중심이 되는 ‘지식사회’에서는 기업이 핵심적 기능을 담당한다. 기업중심적 지식사회인 셈인데, 그는 “앞으로 세계경제의 주도권은 지식노동자의 생산성을 가장 체계적이고 성공적으로 향상시킨 국가와 기업으로 이동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경영의 지배>, 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 청림출판 펴냄, 416쪽, 1만5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