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경기전망을 반영하는 것…선행지수 전년동월비와 주가의 밀접한 관계
미국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다우존스 지수는 9천선을 돌파해 이제 1만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냐를 놓고 내기가 한창이다. 투자자들 사이에는 낙관론이 팽배하다. 미국의 시장조사 업체인 인베스터스 인텔리전스가 증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6월4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뉴욕 증시를 비관하는 투자자들의 비율은 20.7%로 최근 11년 사이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한다. 이는 달러 약세로 미국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밖으로 좋은데다 대규모 감세안의 통과에 따른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부 경제지표가 경기 회복 신호를 보내는 것도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업률은 낮아지지 않고 있지만,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하는 소비자 신뢰지수와 기대지수는 큰 폭으로 올랐다. 서비스업과 제조업도 호전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정말 주가는 경기의 선행지표일까
한국증시의 종합주가지수도 3월 중순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최저 512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6월 초까지 30% 가까이 올랐다. 특히 5월 말 이후 상승세는 미국 증시의 상승에 힘을 얻은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주식 매수가 연료가 되고 있다. 투자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주가지수가 700선을 돌파할 수 있느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그런 가운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윌리엄 도널드슨 위원장이 6월5일 기자들에게 했다는 당부가 눈길을 끈다. 그는 “기자들이 경제기사를 쓸 때 주위를 충분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지난 90년대 증시가 활황일 때 일부 투자자들이 기사로 인해 어떻게 피해를 입었는지를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슨 위원장의 충고는 단지 기자들을 향한 것만은 아닌 듯하다. 투자자들에게도 언론의 보도를 신중히 읽으라고 충고하는 것처럼 들린다. 실제 기자들 사이에서는 “주식시장 기사가 신문 1면에 등장하기 시작하면 주식시장이 반전되는 신호”라는 말이 정설처럼 돼 있다. 투자자들 가운데도, 언론이 주식시장 붕괴 어쩌고 하면 주식을 살 때이고, 주가가 앞으로도 폭발적으로 오를 것 같다는 전망이 팽배하면 시장을 떠나야 할 신호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다. 경험이 가르쳐준 지혜다. 하지만, 여전히 주식시장의 흐름과 관련해 독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언론의 표현은 적지 않은 것 같다. 대표적인 것이 “주가는 경기의 선행지표”라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경험적으로 보면,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앞서 주가는 오르기 시작한다. 경기가 바닥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주가는 대세 상승을 시작하고, 경기가 정점에 이르기 전에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서곤 했다. 그러나 ‘주가가 경기의 선행지표’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더라도 경기가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주가는 다시 떨어지곤 했기 때문이다. 경기의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는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경기종합지수이다. 경기종합지수는 동행지수, 선행지수, 후행지수로 나뉘는데, 이는 각각 현재의 경기상태, 몇달 뒤의 경기 상태, 몇달 전의 경기상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지표는 경제성장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대체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경기가 확장국면인지 수축국면인지를 잘 보여주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라는 것이다. 선행지수는 3~6개월 뒤의 경기상태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의 흐름은 앞으로 경기상태가 어떨지를 보여준다.
최근 주가 상승세 선행지수 하락세
과거 경기지표와 주가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면 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의 추이는 주가의 방향을 예측하는 데 매우 유용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프는 지난 97년부터 올해 4월까지 선행지수 전년동월비와 월평균 주가를 함께 표시한 것이다. 4월까지밖에 표시하지 않은 것은 경기종합지수가 한달 뒤에 발표되기 때문에 아직 5월 지표는 없는 셈이다. 그래프는 선행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난 뒤 주가도 본격 상승세를 보이고, 선행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주가도 결국 대세하락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 그래프는 “주가는 경기흐름보다 분명 앞서 움직이지만, 그것이 실은 경기전망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설명해준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주가도 매우 비슷한 흐름을 보이지만,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훨씬 더 주가와 밀접하게 움직인다.
최근의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수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주가는 분명 4월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프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주가는 5월에도 올랐다. 하지만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4월까지 계속 하락세로 이어졌다. 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이는 현재 주식시장이 대세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판단을 하기에는 성급하다는 것을 뜻한다.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를 포함한 종합경기지표는 매달 말 통계청이 전달치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면서 함께 발표한다. 물론 언론이 이를 중요하게 보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개는 산업생산지수나 출하, 도소매판매지수 등을 중심으로 보도할 뿐이다. 이들 지표의 중요성이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고, 일반인에게도 매우 생소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주위를 돌아볼 줄 아는’ 투자자라면 이런 지표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일러스트레이션 | 유은주
도널드슨 위원장의 충고는 단지 기자들을 향한 것만은 아닌 듯하다. 투자자들에게도 언론의 보도를 신중히 읽으라고 충고하는 것처럼 들린다. 실제 기자들 사이에서는 “주식시장 기사가 신문 1면에 등장하기 시작하면 주식시장이 반전되는 신호”라는 말이 정설처럼 돼 있다. 투자자들 가운데도, 언론이 주식시장 붕괴 어쩌고 하면 주식을 살 때이고, 주가가 앞으로도 폭발적으로 오를 것 같다는 전망이 팽배하면 시장을 떠나야 할 신호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다. 경험이 가르쳐준 지혜다. 하지만, 여전히 주식시장의 흐름과 관련해 독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언론의 표현은 적지 않은 것 같다. 대표적인 것이 “주가는 경기의 선행지표”라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경험적으로 보면,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앞서 주가는 오르기 시작한다. 경기가 바닥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주가는 대세 상승을 시작하고, 경기가 정점에 이르기 전에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서곤 했다. 그러나 ‘주가가 경기의 선행지표’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더라도 경기가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주가는 다시 떨어지곤 했기 때문이다. 경기의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는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경기종합지수이다. 경기종합지수는 동행지수, 선행지수, 후행지수로 나뉘는데, 이는 각각 현재의 경기상태, 몇달 뒤의 경기 상태, 몇달 전의 경기상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지표는 경제성장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대체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경기가 확장국면인지 수축국면인지를 잘 보여주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라는 것이다. 선행지수는 3~6개월 뒤의 경기상태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의 흐름은 앞으로 경기상태가 어떨지를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