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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스터’(Cluster)란 용어는 이제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경제중심 건설’의 핵심이 바로 클러스터의 육성에 있기 때문이다. ‘클러스터’란 비슷한 업종의 다른 기능을 하는 관련기업, 기관들이 일정지역에 모여 있는 것을 말한다.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대학 및 연구소, 생산을 맡는 기업, 각종 지원 기능을 담당하는 벤처캐피탈과 컨설팅기관이 한곳에 모여 정보와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대표적인 예이다.
1990년대 초부터 선진국들이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클러스터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유럽의 스웨덴과 핀란드는 시스타와 울루로 대표되는 클러스터를 배경으로 유럽 이동통신 기술의 표준을 선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하버드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미국경쟁력위원회와 공동으로 미국 전역에 있는 40여개의 산업 클러스터를 조사하여 ‘클러스터 맵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중국도 베이징의 중관춘 지역을 중국의 두뇌역할을 하는 클러스터로 육성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복득규 수석연구원 등 7명이 함께 쓴 <클러스터>는 세계 각국 여러 유형의 클러스터를 조사해, 그 작동원리를 분석한 책이다. 저자들은 “클러스터야말로 혁신이 중요한 지식기반 시대에 지역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유효한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동안 한국경제를 이끌어왔던 기업집단형 발전모델이 외환위기를 계기로 약점을 노출했고, 그 대안으로 기대를 모았던 벤처도 버블붕괴와 각종 게이트로 얼룩져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그 돌파구를 클러스터에서 찾자고 저자들은 제안한다. 그것이야말로 대기업의 효율성과 벤처의 창의성을 효율적으로 결합해 선진기업의 공세와 중국의 추격에 대항할 수 있는 산업발전 모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부제도 ‘한국 산업과 지역의 생존전략- 클러스터’다.
〈클러스터〉, 복득규 외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신국판 368쪽, 1만3천원.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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