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수입자동차모터쇼의 화려한 콘셉트카…첨단 기능에 역동적 디자인으로 눈길 끌어
영화 속에서만 봤지 우리나라 도로에서 좀체 만나기 어려웠던 꿈의 차들이 서울에 총집결했다. 지붕 없는 2도어 최고급 스포츠카, 지붕을 접으면 오픈카가 되는 컨버터블, 지붕이 낮고 스마트한 쿠페, 그리고 초호화 세단…. ‘2003년 수입자동차모터쇼’가 지난 5월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여울역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개막됐다. 10일까지 전시되는 이번 모터쇼에는 닷지, 렉서스, 링컨, 마제라티, 메르세데스벤츠, BMW, 볼보, 사브, 아우디, 지프, 캐딜락, 크라이슬러, 페라리, 푸조, 포드, 포르셰, 폴크스바겐 등 17개 완성차 브랜드가 ‘자동차, 끝없는 진보와 발전’이라는 주제 아래 100여개 모델을 내놓았다.
SUV 명차도 대거 등장
이번 모터쇼의 꽃은 단연 ‘미래의 차’로 불리는 콘셉트카. 첨단 기능에 역동적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메르세데스벤츠가 F400 카빙을,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닷지 바이퍼 RT-10 컨버터블·크로스파이어·지프 윌리스2 등 3가지 모델을, 볼보가 SCC2를 내놓았다. 회전력이 뛰어난 카빙 스키의 특성을 적용해 급회전 때도 흔들림 없는 조정력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디자인의 혁명’ 카빙은 겉모습부터 예사롭지 않다. 날개를 모티브로 한 계기판이나 카본을 사용한 시트 등 인테리어도 독특하다. V6 3.2ℓ 엔진을 달고 있으며 최대 218마력의 출력과 최고 시속 241km를 낸다. 빨간색 닷지 바이퍼 RT-10 컨버터블은 고전미를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최대한 살린 모델이다. 코브라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보디 라인, 열쇠 대신 푸시 버튼으로 시동을 거는 방식은 추억의 스포츠카를 연상케 한다. 크로스파이어는 미국 디자인과 독일 기술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콘셉트카다. 긴 보닛과 강인한 느낌의 인상적인 옆모습, 프런트 그릴에서 시작해 듀얼 머플러까지 이어져 차체를 길어 보이게 하는 우아한 곡선은 백미다. 지프 윌리스2는 달리는 곳이 곧 길이 될 정도로 어떤 거친 길도 달릴 수 있는 강하고 다부진 차다.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볼보의 SCC2는 ‘운전자의 안전’이란 주제의 결정체다. 차에 충돌하는 행인을 보호하기 위한 외부 에어백을 장착했고, 내부에 부착된 센서가 운전자의 눈 위치를 감지해 자동으로 시트, 스티어링 휠, 미러, 페달, 변속기 등을 조절하는 최첨단 기능을 갖췄다.
전 세계적인 스포츠실용차(SUV) 열풍을 반영하듯 SUV 명차도 대거 등장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우선 볼보 최초의 스포츠실용차인 XC90이 관람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지난 1월 열린 북미 국제오토쇼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된 XC90은 중앙에 슬라이딩식 어린이 좌석을 배치해 의자를 앞으로 당기면 어린이가 운전하는 부모와 더 가까이에서 보살핌을 받을 수 있게 했고, 지표면의 해로운 오존을 깨끗한 산소로 전환시켜주는 장치를 장착했다. 폴크스바겐이 내놓은 첫 SUV ‘투아렉’도 시선을 한몸에 받는 차다. 투아렉은 최근 세계 자동차 칼럼니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시승에서 호평받은 고급 SUV로, 야성적인 이미지가 돋보인다. 이번에 전시되는 모델은 투아렉 3.2 가솔린엔진 모델로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세다는 초강력 디젤엔진 5.0l TDI를 장착한 모델도 추후 수입될 예정이다.
한 대 8억원 넘는 모델도
이번에 처음 한국에 소개되는, 젊음과 역동성을 상징하는 스포츠카 및 오픈카 모델들도 눈길을 끈다. 스포츠카의 살아 있는 전설로 알려진 포드의 머스탱, 메르세데스벤츠의 뉴CLK 컨버터블, 폴크스바겐의 뉴비틀 카브리올레, 페라리의 엔초 페라리가 대표적이다. 엔초 페라리는 페라리 역사상 가장 빠른 도로용 스포츠카로 ‘슈퍼카 중의 슈퍼카’, ‘도로 위의 F1카’ 등 최고의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최고시속 350km의 괴력에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시간은 불과 3.65초, 출발 뒤 19.6초면 1km를 주파한다. 특히 70만달러(약 8억5천여만원)에 이르는 높은 가격으로 이번 모터쇼의 최고 화제모델이 되고 있다. 전시되고 있는 차는 세계적으로 399대 한정 생산된 것 가운데 한대다. 마세라티 쿠페는 경주용 자동차 분야에서 불후의 고전을 생산해온 이탈리아 마세라티사의 최신 역작. 4244cc V8 엔진에 최고시속 285km며 4인승 후륜구동이다. 남성적이고 역동적인 이탈리아형 디자인에 우아한 차체의 곡선미를 자랑한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창업정신 아래 100여년 동안 세계 자동차 역사에서 끊임없는 혁신을 거듭해온 벤츠의 뉴CLK는 스포츠카의 역동성과 세단의 편안함이 잘 조화됐다는 평을 받는 오픈카다. 아우디의 최고급 세단 뉴아우디 A8은 강력한 핸들링, 혁신적이고 고급스런 디자인을 갖춘 살롱형 모델. 한국에 첫선을 뵈면서 BMW의 7시리즈와 벤츠의 S클래스가 주도해온 한국 최고급 수입차시장 공략에 나섰다.
‘끊임없는 완벽함의 추구’를 내건 도요타 렉서스는 이번 모터쇼를 위해 특별 제작된 IS200 세단을 비롯해 최상급 세단인 LS430과 컨버터블 SC430, 수입차 최고 인기 모델인 ES300, 지난달 출시된 SUV인 RX330 등을 내놓았다. 한국에서 철수했다가 올해 재진출하는 푸조는 하드톱(철강제 지붕) 컨버터블인 206CC와 레저용차(RV)인 307SW 등을 선보였다. 포드자동차가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4천대만 한정 생산하는 특별모델 토러스와 포르셰가 전시하고 있는 초고성능 스포츠카 911터보, 911카레라 카브리올레 등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끈다. BMW는 3시리즈 쿠페의 최상위 모델인 330Ci 쿠페를 스포츠 튜닝으로 업그레이드한 330Ci클럽스포츠와 경주용 차량인 포뮬러BMW를 선보이고 있다. 조선 마지막 왕 순종이 캐딜락 리무진 한대를 어가차로 구입하면서 수입차로는 맨 먼저 한국과 인연을 맺은 제너럴모터스(GM)는 캐딜락 브랜드의 드빌, SRX, 에스칼레이드, 사브 브랜드의 뉴 사브 9-3에어로, 9-3컨버터블 등을 내놓고 화려한 위용을 뽐낸다(관람시간: 오전 10시∼저녁 7시. 입장료: 일반인 및 대학생 7천원, 초·중·고교생 5천원. 공식 홈페이지: www.importcar.co.kr. 문의: 02-518-1315, 1815).
글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사진/ 폴크스바겐 뉴비틀 카브리올레

사진/ (왼쪽부터) 벤츠T-400카빙, BMW760i, 아우디TT 1.8T, 렉서스RX330

사진/ (왼쪽부터) 엔초 페라리, 볼보XC90, 2003 닷지 바이퍼 RT-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