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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어린이에게 ‘돈’을 가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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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2-27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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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북]

경제학 교과서에 따르면, 엄밀한 뜻에서 ‘시장’과 ‘상품’은 자본주의 경제에 고유한 개념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누군가 만들어낸 물건은 시장에서 ‘팔린’ 뒤에야 상품으로 ‘인정’받는다. 이 과정에 개입되는 것은 물론 ‘돈’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상품·돈은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다. 그래선지 어린이들이 일찌감치 돈에 눈뜨도록 해야 한다는 어린이 경제교육 붐이 일고 있다. 어릴 적부터 꼭 돈 얘기를 하고 어린이를 부자로 키우는 게 바람직한지는 곰곰이 생각해볼 대목이고, 돈의 탁류가 지배하는 시대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점까지 포함해 돈은 어차피 일상적으로 부닥치는 중요한 삶의 문제다.

어린이 경제 창작동화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의 주인공(키라)은 부모님을 돕고 자기 컴퓨터를 사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일해서 돈을 벌고, 저축하는 법을 깨우친다. 이 책은 단순히 부모한테 받은 용돈을 잘쓰는 수준을 넘어 돈을 가치 있게 벌고 쓰는 법, 즉 돈에 대한 가치관을 터득해가는 하나의 성장소설이다. 독일의 경영컨설턴트 보도 섀퍼의 ‘머니라고 불리는 개’가 원작인데, 키라가 어느 날 말하는 개 ‘머니’를 만나면서 돈에 대한 조언을 받고 생산·소비·저축 등 경제의 기초개념을 공부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키라는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살아가면서 돈이 왜 필요한지 깨닫고 “돈은 내 꿈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라는 사실을 배운다. 나중에는 동네 할머니와 투자 클럽을 만들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데까지 이른다.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보도 섀퍼 지음, 김준광 옮김, 을파소(02-322-8979) 펴냄,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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