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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고마워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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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10-2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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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는 오는가

지난 한해 동안 경제계의 큰 화두 가운데 하나는 “중국이 몰려온다”는 것이었다.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기업들의 상품이 세계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자리를 다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가 널리 퍼진 것이다. 그런 우려는 여전히 잠재돼 있다. 그런데 최근의 현상만을 보면 중국의 성장은 여전히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중국에 대한 수출액과 우리나라의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들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수출액은 지난 2000년 1월 12억4천만달러에서 8월에는 20억4천만달러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 9월의 경우 20일까지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9.8%나 늘어나는 등 수출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수출비중은 2000년 1월 10.2%에서 지난 8월 14.6%까지 높아져, 중국은 유럽연합을 제치고 미국 다음의 큰 수출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중국에 대한 수출이 이처럼 호조를 보이는 것은 중국 경제가 여전히 고성장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의 수출품목을 보면 휴대폰·컴퓨터·전자부품·철강 등의 수출증가율이 매우 높다. 세계 경제의 회복이 더디고, 세계적인 디플레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우리 경제가 완만하나마 성장을 지속하는 데 큰 힘이 돼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급격히 나빠지는 경우 중국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돼주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장규 동북아팀장은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중 60%가량은 중국이 이를 재가공해 다시 수출하는 것이고, 중국의 대미 수출이 증가하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중국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우리 기업들의 수출특성상 세계 경제가 크게 나빠진다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도 악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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