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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공기업 인수의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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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5-2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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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K는 굵직한 공기업들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왼쪽부터 유공을 인수한 SK(주), 이번에 SK가 최대지분을 갖게 된 KT, SK텔레콤 건물.
SK가 정부의 KT지분 매각과정에서 삼성을 교묘하게 따돌리고 최대주주로 떠오르자 “역시 공기업 인수에는 SK를 따를 곳이 없다”는 말이 다시 나오고 있다. 실제로 SK는 80년대 이후 정권 교체기 때마다 굵직굵직한 공기업을 인수해 몸집을 불려온 대표적인 재벌이다. SK그룹의 성장사는 기업인수에 바탕을 둬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다.

SK는 70년대까지만 해도 스마트 학생복으로 알려진 섬유회사(선경직물)로, 재계 10위권 밖에 있었다. 그런 SK가 5대 재벌 대열에 처음 끼어든 것은 지난 80년 대한석유공사(현 SK㈜)를 인수하면서부터다. 당시 자기보다 덩치가 큰 유공을 인수함으로써 단숨에 재계 5위로 뛰어올랐다.

다시 한 차례 도약한 것은 현재 그룹의 주력이 된 SK텔레콤(옛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 것이 계기가 됐다. 지난 94년 한국통신의 자회사인 한국이동통신을 민영화 과정에서 인수한 것이다.

노태우 대통령 임기말인 92년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사업권을 확보했으나, 대통령 사돈 기업에 대한 특혜시비에 휘말렸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 후보가 노태우 대통령에게 사업권 취소를 요구하면서 1주일 만에 사업권을 내놓아야 했다. 그러나 SK는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포기하는 대신 94년 한국이동통신을 재계 합의형식으로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SK는 또다시 재계 3위로 올라섰다. SK㈜와 SK텔레콤의 매출액은 현재 그룹 전체 매출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SK는 지난 2000년 6월에도 신세기통신을 인수했다. 이번 KT지분 인수과정에서 삼성을 교묘하게 따돌려 사실상 재계 2위로 올라선 것도 기업인수의 오랜 경험을 통한 노하우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으로 재계는 해석한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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