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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전세대란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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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09-0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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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 늘어도 매물 바닥나 가격 폭등… 기존 아파트 고집 버리면 탈출구 보여

(사진/전세대란의 가장 큰 원인은 공급부족으로 인한 수급불균형이다. 일부 지영의 경우 1,2년 사이에 전세값이 두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결혼준비로 한창 들떠 있던 김갑순씨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생각지도 않던 전셋집 마련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본인과 배우자의 직장위치를 감안해 사당역 주변 전세아파트를 찾고 있으나 중개업소를 방문할 때마다 매물이 없다는 얘기만 반복해서 듣는다. 어쩌다 발견하는 곳도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올라 예상했던 금액과 차이가 난다. 듣자하니 다른 지역도 매물이 없기는 마찬가지라던데, 이러다 아예 집을 못 구하는 건 아닌지….

아무리 발품 팔아도 매물 찾기 힘들어

해마다 이사철이 되면 어김없이 전세난이 등장한다. 신혼부부와 이사수요가 증가해 공급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더더욱 매물을 찾기 힘들다. 부동산시장의 전형적 비수기인 한여름에도 전세매물은 구경하기 어려웠고, 전셋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흔히들 부동산은 발품을 많이 팔면 팔수록 유리하다고 얘기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리 발품을 많이 팔아도 별 소용이 없다. 중개업소에서도 예년과 좀 다른 분위기에 의아해하는 눈치다.올 1월부터 지난 8월말까지 전셋값은 쉼없이 올랐다(그래프 참조). IMF 이전인 90∼97년 사이에 전세가격은 연평균 3.9% 정도 올랐으나, 지난해 중반 이후에는 전세가격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전체로 16.8%가 올랐고, 올해 상반기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큰폭으로 올라 97년 말 수준과 비교해도 2.7% 높은 수준이다.


원래 전셋값이 치솟으면 일정기간 뒤 매매가도 동반상승하는 게 일반적이다. 즉 예년 같으면 매매가 대비 전셋값이 50%선을 넘으면 이내 매매가도 올라 일정비율을 유지했다. 그러나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달 서울지역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은 58%를 넘어 60%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세난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공급부족으로 인한 수급불균형이다. IMF이후 주택건설이 크게 줄어든데다, 소형아파트 의무건립비율도 사라져 전세수요자들이 주로 찾는 소형아파트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건설업체 입장에선 대형평형을 공급하는 게 훨씬 나은 장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금리가 한자릿수로 떨어지면서 전세거주자가 월세로 전환하고 있어 전세물량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전셋값이 폭락한 98년 상반기에 이뤄졌던 계약의 재계약이 대부분 2년 만인 올해 체결되면서 탄력을 더욱 받은 탓도 있다.

전세에 대한 가치관 변화도 전세난에 영향을 끼친다. 과거에는 주택보급률이 낮아 ‘내집’은 부의 상징이었다. 집없는 사람은 이런저런 고생도 많아 자연히 내집 마련이 인생의 중요한 과정일 수밖에 없었다. 사두기만 하면 두세배씩 올라 좋은 투자수단이기도 했다. 그러나 집값은 예전처럼 오르지 않는다. 전세가 더이상 집 살 능력이 없는 이들의 거주수단으로 여겨지지도 않는다. 사람들은 이제 내집이 아니더라도 더 좋은 지역, 더 나은 환경에서 살기를 바라는 추세이다. 취득세, 등록세 등 거래세와 보유세도 만만치 않다.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책의 제목처럼 ‘집은 재산이 아니라 부채’가 돼 집을 소유하는 대가가 더 클 가능성이 많아졌다. 전세가 너무 올라 돈을 조금만 더 보태면 집을 살 수 있지만 전세를 고집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세난은 계속될까. 안타깝게도 한동안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전세난에 대한 뽀족한 대응책이 없다. 전세에 대한 여러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지만 주택시장은 이에 대처할 만한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렇다면 전세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새로 전세집을 찾고 있다면 가장 먼저 입주예정아파트를 찾아봄직하다. 입주예정아파트의 10% 정도는 전세매물로 나오게 마련이라 서두르면 매물을 구할 수 있다. 새 아파트이기 때문에 깨끗하고, 내부시설이나 마감재가 최신식이라 편리하다. 새로 손볼 필요가 없어 이사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대신 전셋값도 인근보다 약간 높게 형성되곤 한다.

다세대·다가구주택 눈여겨볼 만 하다

굳이 아파트를 고집하지 말고 다세대나 다가구주택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요새 새로 지은 주택들은 아파트에 뒤지지 않고, 아파트보다 전세 시세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특히 요즘 재테크수단으로 호평받고 있는 임대사업용 주택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스타일로 개조한 경우도 많다. 교통여건이 좋은 지역을 고를 수 있다면 아파트 부럽지 않다.

그러나 2년 전에 낮은 금액으로 전세계약을 체결했던 사람은 매물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추가로 올려줘야 하는 전셋값 부족이 더 큰 문제다. 자금대책이 없을 경우 금액에 맞게 더 작은 평형, 더 외곽으로의 이동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전세난은 작은 평형, 수도권에서 더욱 심각하니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다. 이런 경우엔 우선 집주인과 최대한 협상을 해봐야 한다. 집주인 입장에서 임차인이 바뀌는 건 여러모로 불편하다기 때문에 잘만 하면 전세난은 남의 일(?)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리가 낮아진 요즘 집주인들은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한다. 월세는 매달 1.3∼1.5% 정도로, 은행이자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세금 상승분을 월세로 전환하는 방법을 강구해볼 수 있다. 전세자금을 대출받는 방법도 있다. 정부는 전세자금대출금리를 현행 8.5%에서 7.75%로 인하하기로 했고, 각 은행에서도 다양한 전세대출상품을 내놓고 있다. 은행별로 조건과 대출금리, 상환방법이 다르므로 꼼꼼히 따져보는 게 좋다.

9월 입주예정 아파트

서울

수도권

아파트 이름

지역

평형

건설사

총가구수

건영2차

수원시 영통동

33/37/49

건영

470

금강

금천구 시흥동

25/33/43

금강종합건설

 

대성

광주군 오포면

32/44/

대성산업

466

금호벽산

성동구 금호동

13/23/26
/32/33/42

벽산건설

 

대방에이스빌

동두천시
생연동

21/25

대방건설

226

대동황토방

성북구 정릉동

25/35/47

대동

113

대우

의정부시
신곡동

24/24/24
/33/49

대우건설

 

대우

강북구 우이동

24/33

대우건설

260

동문그린시티

파주시 조리면

32/37/48
/51/63/73

동문건설

1759

도시개발

관악구 봉천동

21/25

도시개발공사

384

벽산삼호

용인시 구성면

23/32/47
/59

벽산건설

1576

동문5차

고양시 일산동

24/32/43
/49

동문건설

427

서해메이저

김포시 풍무동

42/52/57
/62/72

서해종합건설

1265

두산

중랑구 면목동

24/32/33
/49

두산건설

 

신도

남양주시
퇴계원면

22/32/43

신도건설

578

보성

서초구 방배동

15/30/32
/37

보성건설

91

우남

주원시 권선동

39/49

우남종합건설

179

성동

광진구 구의동

23/33

성동건설

97

우림

광주군 오포면

23/34/50
/72

우림건설

448

성원

구리시 인창동

22/32

성원산업개발

 

장지리현대

광주군 광주읍

33/38/43

현대산업

477

신동아

동작구 상도동

14/25/33
/43

신동아건설

2621

청구

수원시 구운동

24/24/33
/51

청구

 

우방

송파구 오금동

25/29/32
/39/43

우방

196

재산2차

안성시 공도면

18/25

태산

880

현대10차

광진구 광장동

25/33

현대건설

1175

한국

수원시 정자동

21/24

한국건설

530

현대빌라트

강남구 논현동

56/67/84
/86/90/103

현대건설

18

한라비발디

안양시 박달동

24/27/33

/50/64

한라건설

 

효성

구로구 구로동

30

효성종합산업

 

효성

고양시 탄현동

38/50

효성건설

241

이현정/ Ten커뮤니티(www.ten.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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