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시중은행에 몰아치는 인사태풍… 임원들 숨죽인채 은행 추가합병 논의 중단
정권 말기로 접어들면서 금융권이 인사문제로 뒤숭숭하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월22일 대규모 국장급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오는 3월 한국은행에 한 차례 큰 폭의 자리 이동이 예상되고 있어 그 파장이 금융권 전체에 미칠 전망이다. 일단 금감원에서 물러난 12명의 고참 국장들이 현업에서 물러나 상담역이나 자문역, 교수요원으로 옮겨감에 따라 그 파장이 유관기관까지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4월 금융통화위원회와 한은 임원진의 큰 폭 개편도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2월 말∼3월 초 시중은행 주주총회를 전후한 잇단 임원 인사로 금융권은 상반기 내내 인사 바람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3월 말 만료된다. 연임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전 총재가 교체될 경우 부총재와 부총재보 등 임원진의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한은 임원들은 3년 임기가 보장되지만 총재가 바뀌게 되면 집행부를 재구성하기 때문에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내내 인사 바람에 뒤숭숭할 듯
금융통화위원회도 위원 7명 가운데 의장(전철환 총재)을 제외한 3명이 4월중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큰 폭의 교체가 예상된다. 임기 만료 대상은 윤정용(증권업협회 추천)·황의각(대한상공회의소 추천)·장승우(은행연합회 추천) 위원이다. 후임에 누가 임명될지는 불확실하나 차관급에 해당하는 자리여서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이강남 금융연수원장과 윤귀섭 금융결제원장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이들이 금통위원으로 영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당연히 금융연수원장과 금융결제원장에 대한 후속인사가 뒤따르게 된다. 은행연합회도 한국은행 인사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류시열 은행연합회장이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경부 출신인 김종성 은행연합회 부회장도 2월12일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어서 후임자로 교체될 전망이다. 금감원 인사에서 현업에서 물러난 고참 국장들은 은감원 출신 5명, 증감원 출신 6명, 보감원 출신 1명이다. 이들은 물론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임한다 해도 2년 동안 금융회사에 취업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 3년 동안 맡았던 업무와 상관없다면 금융회사 감사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 또 영리목적 사기업체가 아니면 취업이 가능하다. 여러 가지 제한에도 불구하고 유관기관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는 셈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소비자보호센터 정학태 팀장이 서울보증보험 감사로 자리를 옮긴 사례가 있다. 은행·증권 등 금융권 안에서도 교체가 예상되는 자리가 많다. 상반기에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회사 임원들은 모두 30∼4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위성복 조흥은행장이 오는 4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정기홍 금감원 부원장과 박봉수 국회 재경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후임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앞세운 위 행장의 수성 의지 또한 만만치 않다. 김극년 대구은행장 역시 3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대구은행쪽은 연임을 당연시하는 분위기지만 정부쪽으로부터 신호가 없어 초조하게 하회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우려하는 것은 최근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의 “금융기관장 연임 불가” 발언이다. 이는 행장 교체를 내비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 은행은 현재 경영진의 경영실적을 홍보하는 데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 조흥은행은 지난 1월21일 서울 63빌딩에서 투자설명회(IR)를 열고 전체 주식의 15∼20%에 해당하는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는 등 기업가치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어 2월 초에는 미국 뉴욕에서 해외 투자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서울은행 인수에 대해서도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공적자금 투입은행인 조흥은행을 살려내고 서울은행 문제를 해결할 경우 당연히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대구은행 역시 지난 1월29일 서울에서 애널리스트 초청 간담회를 열었다. 2000년 156억원이었던 순이익이 2001년 307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것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대외 홍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조흥은행의 이건호 상무와 대구은행 이영무 감사도 각각 4월과 2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행장은 아니지만 대규모 임원 인사가 예상되는 은행은 외환은행과 수출입은행이다. 외환은행은 주원태 ·백운철·김윤수·황학중·박삼령 상무가 2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국대현 상무는 임기가 5월 말이지만 어차피 주총을 전후해 다른 임원들과 함께 인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 역시 정문모 전무, 지용기 감사, 신현철·윤기학·김성규 이사가 3∼5월중 임기를 마무리하게 된다. 지용기 감사는 임원을 연임했기 때문에 교체가 예상되고 있으며, 다른 임원들도 대부분 단임에 그칠 전망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 임원의 경우 인사 적체 등의 이유로 대부분 연임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한동우 부행장과 강희문 감사도 2월 말 임기가 끝난다. 한미은행은 이병규 감사가 2월중 임기 만료 예정이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 강희문 감사, 한미은행 이병규 감사, 대구은행 이영무 감사는 모두 금감원 출신이다. 수출입은행 지용기 감사는 재경부, 신현철 이사는 한국은행 출신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국민-주택 두 은행의 합병 이후 본격적인 인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주총을 계기로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지난해 합병은행장 취임 직후 “주총 때 제대로 경영진을 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빛은행 등 우리금융지주회사 소속 은행들도 자회사 기능 재편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임원들의 자리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자회사 재편에 따라 기능별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어서 자리를 물러나게 되는 임원은 별로 없는 형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박창배 증권거래소 이사장이 오는 4월 임기가 만료된다. 송명훈 이사 역시 5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증권예탁원에서는 이우원 전무가 오는 3월로 임기를 끝낸다. 재경부 출신이어서 임기 만료 뒤 외부 영입이 예상된다. 한국증권금융도 집행임원 2명이 오는 5∼6월 임기 2년이 되는 까닭에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증권전산은 한 차례 연임했던 김문수 전무가 오는 11월 임기 만료된다. 상장사협의회에서는 서진석 부회장이 오는 2월 임기가 만료된다.
강정호 코스닥증권시장 사장은 이미 선물거래소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이인원 선물거래소 이사장은 예금보험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자산관리공사 사장에는 연원영 금융감독원 감사가 임명됐다. 이 밖에도 예금보험공사에서는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해 사표를 제출한 이형택 전무와 나라신용정보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천수 이사 자리가 공석이다. 외부 영입 인사가 자리를 차지할지 내부 승진 케이스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산관리공사는 송경호 이사가 7월, 정복진 이사가 9월 3년 임기가 만료된다. 송 이사는 산업은행 몫이어서 후임자도 산업은행에서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이사는 민주당 출신으로 영입된 케이스다. 임기는 9월까지지만 오는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후임 인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용보증기금은 이종성 이사장이 오는 6월 말 3년 임기가 끝난다.
임원들 일손 놓고 상황 파악중
이처럼 한은, 금감원 인사와 시중은행 등 금융회사의 인사가 맞물리게 됨에 따라 상반기 금융권 인사는 복잡한 퍼즐 맞추기가 될 전망이다. 그뿐 아니다.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 역시 인사 적체에 시달리고 있어 어떻게든 남는 인력을 산하 금융기관에 내보내려는 입장이다. 금융권으로 밀고들어올 경제부처 관료들이 줄 서 있는 셈이다.
금융권 안팎에 인사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금융회사 임원들은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창 논의가 활발하던 은행 추가합병 논의도 꼬리를 감췄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제2, 제3의 은행합병이 곧 이뤄질 것처럼 알려졌으나 새해 들어 모든 논의가 중단됐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경제부처는 물론 해당 시중은행들이 인사태풍에 휩싸이고 있어 은행합병에 주력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도 “은행 추가합병을 위한 물밑 접촉도 거의 중단된 상태”라며 “행장을 포함한 은행 임원들의 인사가 앞에 놓여 있어 당분간 논의 진전은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남기 기자 jnamki@hani.co.kr

일러스트레이션/ 장광석
금융통화위원회도 위원 7명 가운데 의장(전철환 총재)을 제외한 3명이 4월중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큰 폭의 교체가 예상된다. 임기 만료 대상은 윤정용(증권업협회 추천)·황의각(대한상공회의소 추천)·장승우(은행연합회 추천) 위원이다. 후임에 누가 임명될지는 불확실하나 차관급에 해당하는 자리여서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이강남 금융연수원장과 윤귀섭 금융결제원장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이들이 금통위원으로 영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당연히 금융연수원장과 금융결제원장에 대한 후속인사가 뒤따르게 된다. 은행연합회도 한국은행 인사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류시열 은행연합회장이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경부 출신인 김종성 은행연합회 부회장도 2월12일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어서 후임자로 교체될 전망이다. 금감원 인사에서 현업에서 물러난 고참 국장들은 은감원 출신 5명, 증감원 출신 6명, 보감원 출신 1명이다. 이들은 물론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임한다 해도 2년 동안 금융회사에 취업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 3년 동안 맡았던 업무와 상관없다면 금융회사 감사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 또 영리목적 사기업체가 아니면 취업이 가능하다. 여러 가지 제한에도 불구하고 유관기관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는 셈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소비자보호센터 정학태 팀장이 서울보증보험 감사로 자리를 옮긴 사례가 있다. 은행·증권 등 금융권 안에서도 교체가 예상되는 자리가 많다. 상반기에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회사 임원들은 모두 30∼4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위성복 조흥은행장이 오는 4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정기홍 금감원 부원장과 박봉수 국회 재경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후임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앞세운 위 행장의 수성 의지 또한 만만치 않다. 김극년 대구은행장 역시 3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대구은행쪽은 연임을 당연시하는 분위기지만 정부쪽으로부터 신호가 없어 초조하게 하회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우려하는 것은 최근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의 “금융기관장 연임 불가” 발언이다. 이는 행장 교체를 내비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 상반기 임기만료 금융기관 임원 | |||||||
| 기관 | 이름 | 직위 | 만료일 | 기관 | 이름 | 직위 | 만료일 |
| 한국은행 | 전철환 | 총재 | 3월 | 수출입은행 | 정문모 | 전무 | 5월 |
| 금융통화 위원회 | 윤정용 | 위원 | 4월 | 지용기 | 감사 | 3월 | |
| 황의각 | 위원 | 4월 | 신현철 | 이사 | 4월 | ||
| 장승우 | 위원 | 4월 | 윤기학 | 이사 | 5월 | ||
| 금융감독 위원회 | 공석 | 증선위 상임위원 | 김성규 | 이사 | 5월 | ||
| 은행연합회 | 김종성 | 부회장 | 2월 | 대구은행 | 김극년 | 행장 | 3월 |
| 조흥은행 | 위성복 | 행장 | 4월 | 이영무 | 감사 | 2월 | |
| 이건호 | 상무 | 4월 | 예금보험공사 | 공석 | 전무 | ||
| 외환은행 | 주원태 | 상무 | 2월 | 공석 | 이사 | ||
| 백운철 | 상무 | 2월 | 신용보증기금 | 이종성 | 이사장 | 6월 | |
| 김윤수 | 상무 | 2월 | 자산관리공사 | 송경호 | 이사 | 7월 | |
| 황학중 | 상무 | 2월 | 정복진 | 이사 | 9월 | ||
| 박삼령 | 상무 | 2월 | 증권거래소 | 박창배 | 이사장 | 4월 | |
| 국대현 | 상무 | 2월 | 송명훈 | 이사 | 5월 | ||
| 신한은행 | 한동우 | 부행장 | 2월 | 코스닥증권 시장 |
공석 | 사장 | |
| 강희문 | 감사 | 2월 | 증권예탁원 | 이우원 | 전무 | 3월 | |
| 한미은행 | 이병규 | 감사 | 2월 | 한국증권전산 | 김문수 | 전무 | 11월 |
| 상장사협의회 | 서진석 | 부회장 | 2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