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시장이 ‘손안의 앱’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스마트폰에 깔린 택시앱을 이용해, 전화하지 않고 바로 택시를 부를 수 있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자가용 공유 서비스 ‘우버’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비슷한 서비스로 택시업계를 위협하다가 정부로부터 불법영업이라는 철퇴를 맞은 사이, 대기업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최근 택시앱 시장으로 속속 뛰어들었다. 지난 3월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택시’ 앱을 내놓은 데 이어, 4월21일에는 SK플래닛이 ‘티맵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폰과 택시 서비스의 결합은 승객과 택시기사를 바로 연결한다는 게 특징이다. 택시요금 흥정까지 가능한 택시앱의 등장은 중간 유통업자를 배제하는 스마트폰 앱 경제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됐다.
카카오택시 앱을 이용하는 택시기사 최아무개(53)씨는 “(교환원을 쓰는) 택시콜 서비스는 올해 안에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리 회사 택시기사가 350명 정도인데 40%가 이 앱을 깔았다. 20~40대 손님들이 좋아한다. 여자 손님들이 특히 좋아하는 이유가 택시를 부른 뒤 택시기사 얼굴과 차량 번호가 스마트폰에 뜨니까 안전하다고 한다. 기사들에게 앱을 깔라고 권할 정도다.” 최씨는 평소 카카오톡을 잘 안 썼지만 택시앱을 쓰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하루에 20명 정도 손님을 태운다면 평균 3건 정도는 택시앱으로 콜이 오는 손님이다. 앞으로 더 많아지지 않을까.”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 앱을 깐 택시기사가 전국적으로 4만 명이 넘었다고 밝혔다.
택시기사도 승객도 엄지 척!
택시앱이 택시 사용 환경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직접 타봤다. 4월23일 밤 11시 퇴근을 준비하면서 스마트폰에 깔린 티맵택시 앱을 열었다. 지도 검색을 통해 승차 위치와 목적지를 지정한 뒤 택시를 불렀다. 1분도 안 돼 한겨레신문사 근처에 있던 택시가 9분 뒤에 도착한다는 메시지가 떴다. 사용법이 어렵지 않았다. 택시앱은 콜에 응한 택시의 이동 경로까지 지도로 보여줘, 승객이 택시 도착 시간에 맞춰 기다릴 수 있게 해준다. 거리에 나가 택시를 잡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를 필요가 없다.
택시기사 권아무개(56)씨는 “똑똑한 스마트폰”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기존 택시콜 서비스는 손님이 부른 곳으로 가려면 손님과 통화도 해야 하고 번거로운데, 택시앱은 간편하다.” 택시콜 서비스를 통해 승객을 받으면 택시기사가 콜비와 통신비로 한 달 평균 6만~7만원을 내야 했는데, 택시앱(현재)은 내는 게 없다고 권씨는 말했다.
티맵택시는 추가 요금 설정 기능도 있다. 택시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몰릴 경우, 승객이 기사에게 최대 5천원까지 더 내겠다고 제시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교택 SK플래닛 매니저는 “첫 배차가 실패했을 경우 승객이 택시를 다시 한번 더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택시 운전석에 ‘카카오택시’ 앱이 있는 스마트폰이 내비게이션보다 가까이 설치된 모습(위). ‘티맵택시’ 앱으로 택시를 불렀을 때 나타나는 지도 모습. 예약된 택시가 승차 위치로 올 때까지 안내한다.
카카오택시 앱을 이용하는 택시기사 최아무개(53)씨는 “(교환원을 쓰는) 택시콜 서비스는 올해 안에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리 회사 택시기사가 350명 정도인데 40%가 이 앱을 깔았다. 20~40대 손님들이 좋아한다. 여자 손님들이 특히 좋아하는 이유가 택시를 부른 뒤 택시기사 얼굴과 차량 번호가 스마트폰에 뜨니까 안전하다고 한다. 기사들에게 앱을 깔라고 권할 정도다.” 최씨는 평소 카카오톡을 잘 안 썼지만 택시앱을 쓰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하루에 20명 정도 손님을 태운다면 평균 3건 정도는 택시앱으로 콜이 오는 손님이다. 앞으로 더 많아지지 않을까.”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 앱을 깐 택시기사가 전국적으로 4만 명이 넘었다고 밝혔다.
“택시콜 서비스 올해 안에 없어질 것”
승객이 택시앱을 통해 택시를 부를 때 내야 하는 별도의 ‘콜비’는 현재 없다. 강유경 다음카카오 매니저는 “콜비를 받을 계획은 아직 없다. 택시앱을 모르는 분이 많아 먼저 자리를 잡는 게 목표다. 이용자가 많아진다면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국내 택시앱은 아직 우버처럼 회원 가입 때 저장해둔 신용카드 정보로 요금이 자동 결제되는 수준까지 나아가진 않았다. 택시를 부르는 것만 앱으로 할 뿐 내릴 때 교통카드 또는 현금으로 결제하는 것은 똑같다.
글‧사진 이완 기자 w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