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성 흠집내는 이근영 신임 금감원장 발언에 비판의 목소리 높아
이근영 신임 금융감독위원장의 개혁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신임’ 딱지도 떼지 않은 마당에 개혁성 운운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있지만 금감원의 검사방향, 생명보험회사 상장(기업공개) 기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등 주요 사안에 대해 밝힌 이 위원장의 시각에서 개혁 후퇴라는 비판을 살 빌미가 드러났다는 해석이 많다.
과거 검사관행 꼬집으며 수요자 중심 내세워
이 위원장은 지난 8월9일 취임 직후 줄곧 과거의 검사관행이나 행태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검사를 받아본 경험(한국투신과 산업은행)을 근거로 감독원이 적발이나 처벌위주의 검사관행에 물들어 있고 고압적인 자세를 보이므로 고치라는 주문이었다. 이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좋게 보면 금감원이 수요자 중심, 소비자 중심의 감독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지만, 자칫 금감원 직원들을 위축시켜 솜방망이 검사를 초래할 위험성도 있다.금감원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감독기관의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면만 봐왔는지 모르지만 금융기관의 숨겨진 부실을 찾아내 책임을 규명하고 잘못된 금융관행을 바로잡는 데 고생한 점도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또 “금감원이 금융부실과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물감원’으로 추락했다는 금융계 일각의 빈축과 이 위원장이 지시한 ‘유연한 검사·감독’을 어떻게 조화시킬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전문가는 “금융감독 및 검사 서비스의 최종 수요자는 ‘피감독 금융기관’이 아니라 ‘금융 소비자’라는 것은 IMF 사태를 겪으면서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할 원론”이라며 이 금감위원장의 시각을 비판했다. 삼성·교보생명 등 생보사 상장기준 방안에 관련한 발언에서도 물의가 빚어졌다. 이 위원장은 8월22일 기자간담회에서 “(생보사 상장 관련)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여러 차례 검토한 결과 법과 보험이론에 바탕을 두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생보사 상장문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과거 재무부에서 대부분 세제라인에만 몸담았고 공직을 나온 다음에도 보험업계에 몸담은 적은 한번도 없다. 그런데 지난 1년여 동안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보험전문가들과 각계 이해당사자들이 치열한 논쟁 끝에 마련한 상장방안을, 불과 며칠 검토한 끝에 “법과 보험이론에 맞지 않는다”고 얘기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이는 지금까지 생보 상장과 관련한 논란의 당사자인 정부(계약자편)-업계 가운데 업계 편을 드는 것으로 해석됐다. 생보사 상장문제는 10년 이상을 끌어온 골칫덩어리 사안인데다, 사실상 계약자들이 사고위험을 부담하는 상호회사로 운영하면서 법적으로는 주식회사로 등록되어 있는 등 문제가 아주 복잡하고 미묘하다. 금감위원장의 말 한 마디가 엉뚱한 파장을 일으킬 만한 소지가 다분하다. 이 때문에 이 위원장 취임 당시부터 생보사 상장이 신임 위원장의 개혁성을 평가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예상해온 터였다. 생보사 상장문제도 법 문구 치중한 해석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특별검사 결과를 발표할 때 문제기업과 기업주 실명을 공개하지 말도록 지시한 것도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위원장은 “행정법상 행정공표는 공익이 개인의 이익을 훨씬 뛰어넘을 때나 가능한 일”이라며 버텼다. 그러다 금감위 출입기자들이 문제기업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나머지 선의의 워크아웃 기업까지 매도당한다며 거세게 항의하자 비보도를 전제로 회사 및 기업주 이름을 밝히는 선으로 물러서고 말았다.
일련의 과정에서 나타난 이 위원장의 태도는 좋게 보아 현행법에 충실하고 합리적이라 평가할 수도 있지만 너무 법 문구에 매달린다는 인상이 짙다. 금감위의 최우선 과제는 뭐니뭐니 해도 금융·기업 개혁을 선두에서 이끄는 것이라는 점에서 법의 형식 못지않게 법 정신을 구현하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게 금융계의 일반적인 주문이다.
김영배 기자kimyb@hani.co.kr

(사진/이근영 금감위원장은 최임 초기부터 개혁성이 떨어진다는 따가운 지적을 받고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8월9일 취임 직후 줄곧 과거의 검사관행이나 행태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검사를 받아본 경험(한국투신과 산업은행)을 근거로 감독원이 적발이나 처벌위주의 검사관행에 물들어 있고 고압적인 자세를 보이므로 고치라는 주문이었다. 이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좋게 보면 금감원이 수요자 중심, 소비자 중심의 감독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지만, 자칫 금감원 직원들을 위축시켜 솜방망이 검사를 초래할 위험성도 있다.금감원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감독기관의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면만 봐왔는지 모르지만 금융기관의 숨겨진 부실을 찾아내 책임을 규명하고 잘못된 금융관행을 바로잡는 데 고생한 점도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또 “금감원이 금융부실과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물감원’으로 추락했다는 금융계 일각의 빈축과 이 위원장이 지시한 ‘유연한 검사·감독’을 어떻게 조화시킬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전문가는 “금융감독 및 검사 서비스의 최종 수요자는 ‘피감독 금융기관’이 아니라 ‘금융 소비자’라는 것은 IMF 사태를 겪으면서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할 원론”이라며 이 금감위원장의 시각을 비판했다. 삼성·교보생명 등 생보사 상장기준 방안에 관련한 발언에서도 물의가 빚어졌다. 이 위원장은 8월22일 기자간담회에서 “(생보사 상장 관련)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여러 차례 검토한 결과 법과 보험이론에 바탕을 두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생보사 상장문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과거 재무부에서 대부분 세제라인에만 몸담았고 공직을 나온 다음에도 보험업계에 몸담은 적은 한번도 없다. 그런데 지난 1년여 동안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보험전문가들과 각계 이해당사자들이 치열한 논쟁 끝에 마련한 상장방안을, 불과 며칠 검토한 끝에 “법과 보험이론에 맞지 않는다”고 얘기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이는 지금까지 생보 상장과 관련한 논란의 당사자인 정부(계약자편)-업계 가운데 업계 편을 드는 것으로 해석됐다. 생보사 상장문제는 10년 이상을 끌어온 골칫덩어리 사안인데다, 사실상 계약자들이 사고위험을 부담하는 상호회사로 운영하면서 법적으로는 주식회사로 등록되어 있는 등 문제가 아주 복잡하고 미묘하다. 금감위원장의 말 한 마디가 엉뚱한 파장을 일으킬 만한 소지가 다분하다. 이 때문에 이 위원장 취임 당시부터 생보사 상장이 신임 위원장의 개혁성을 평가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예상해온 터였다. 생보사 상장문제도 법 문구 치중한 해석

(사진/“유연한 검사·감독에 충실하겠다.”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를 하고있는 이근영 금감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