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투성이 컨소시엄의 사기 외자유치 논란… 고위임원이 가로챈 공금의 정치권 유입 혐의도
지난 7월에 영업정지를 당한 한스종금(옛 아시아종금)이 사기 외자유치와 회사 고위 임원의 공금횡령 논란에 휘말려 금융권 안팎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한스종금에 대해 영업정지를 내린 뒤 곧바로 특별검사를 실시한 결과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 여러 가지 편법을 부렸다는 혐의를 포착했다. 특히 외자유치를 추진해온 M&A(기업인수·합병) 전문회사가 허깨비 외국투자가들을 내세워 한스종금을 날로 먹으려했던 것으로 금감원은 판단하고 있다. 특별검사에서는 또 한스종금 고위 임원이 20억원 이상을 가로챈 사실이 드러나고, 금감원은 이 돈의 일부가 정치권 실세로 흘러갔다는 단서까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스종금 M&A를 중개한 쪽에서는 오히려 금융당국이 종금사 부실대출 및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점검을 잘못한 책임을 면하려고 희생양을 만들고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은 요즘 M&A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켜 증권가의 주목을 끌고 있는 진승현(27) MCI코리아 부회장이다. 한스종금은 올해 4월 스위스 프리밧방크 컨소시엄(SPBC)으로 소유권이 넘어가면서 옛 아세아종금이 ‘한국-스위스’를 뜻하는 이름으로 바뀐 회사이다. 당시 SPBC는 7월14일까지 한스종금 증자대금 3천만달러(약330억원)를 내기로 약속하고 기존 대주주인 대한방직 보유지분 28.62%를 단돈 10달러에 인수했다.
“BIS 비율 잘못 따지고 책임 떠넘긴다” SPBC는 회사명 변경과 함께 한스종금을 지주회사로 삼아 증권을 비롯한 국내 금융산업에 적극 진출한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으나 7월 들어 돌연 증자 포기를 선언했다. 이에따라 한스종금은 대규모 예금인출로 유동성 위기에 몰렸으며 7월21일 결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 명령을 받았다. 한스종금 인수·합병 작업을 주도한 진승현 MCI코리아 부회장은 증자포기 이유로 아세아종금의 BIS비율이 마이너스 2%대로 드러나는 등 부실이 예상보다 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 부회장은 “금감원이 애초 발표한 한스종금의 BIS비율은 6%를 넘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6월 들어 실시한 금감원 실사결과 마이너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상태에서 누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겠느냐”고 말했다. 진 부회장쪽의 이런 설명에 대해 금감원은 아직까지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영업정지 뒤 실시한 특별검사를 아직 완전히 마무리짓지 못해 입장을 밝힐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의 장광용 비은행검사2국장은 “핵심 요직에 있던 직원들이 회사(한스종금)를 떠난 경우가 많아 검사에 애를 먹고 있다”며 “(한스종금 검사 결과 및 조처에 대해선)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금감원쪽은 이처럼 공식적인 입장표명은 하지 않고 있지만 SPBC쪽의 애초 진의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한스종금 외자유치는 처음부터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됐으며 SPBC의 실체조차 의심스럽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 관계자는 “한스종금 증자에 참여키로 했다는 스위스 은행 6곳에 모두 레터(편지)를 보냈지만 일부는 아예 응답조차 없었으며 나머지 은행들도 모두 투자할 계획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SPBC와도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도 않았다”며 “실체가 있는지 없는지도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 컨소시엄 실체 확인하지 못해
진승현 부회장의 MCI코리아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의혹의 눈길을 받고 있는 것은 이전에도 계열 상호신용금고의 자본확충 과정에서 변칙 거래를 일삼았던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계에 따르면 MCI코리아는 지난해 9월 관계회사인 이머징창업투자(옛 시그마창업투자) 명의로 293억원을 대출받아 이 가운데 일부를 계열 신용금고 유상증자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금감원 검사에서 이같은 부당행위(출자자 대출)가 드러나 지적을 받은 뒤 이머징창투는 대유리젠트증권(현재 리젠트증권)으로부터 300억원의 콜자금을 끌어와 금고 대출금을 되갚았다. 이후 계열금고는 다시 한 은행 앞 특정금전신탁을 거쳐 300억원을 다시 지원함으로써 출자자가 계속 자금을 유용토록 지시했다는 의혹을 샀다. 금감원은 이에따라 올해 4월 부당지원액을 회수토록 하는 한편, 관련된 금고 임직원의 면직 등 조처를 내린 바 있다.
MCI코리아의 진 부회장쪽은 금융당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걸 극히 꺼리면서도 SPBC의 실체를 의심하는 시각에는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진 부회장은 “SPBC는 한스종금에 투자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뭉친 컨소시엄이 아니라 20년 이상 된 투자회사이며 법인등기부 등본이 금감원에 제출돼 있다”고 말했다. 법인등기부 등본 외에 6개 은행의 SPBC 주식 보유현황, 한스종금 증자와 관련한 이사회 결의 사항도 함께 제출했다고 진 부회장은 밝혔다. 그는 스위스계 은행들의 투자 의사는 분명했음에도 아세아종금의 ‘내용’이 알려진 것보다 너무 형편없었기 때문에 투자 의사를 거둬들인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는 진승현 부회장은 27살의 어린 나이답지 않게 신종금융기법으로 M&A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대학 경영학과 2학년을 마친 94년 말 휴학계를 내고 선진금융 기법을 배우겠다는 욕심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그뒤 3년 동안 일정한 정착지없이 미국 영국 홍콩 등 세계 각국의 금융시장을 둘러보며 새로운 기법들을 익히고 97년 말 귀국,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일찌감치 국내 벤처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해, 신세기통신 LG정보통신 한글과컴퓨터 등에 투자해 20억원가량을 벌었으며, 고려산업개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들여 되파는 과정에서 80억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모은 종잣돈 100억원으로 98년 말에 당시 시사영어사 소유로 돼 있던 현대창업투자를 인수, M&A업계에 첫선을 보였다. 이듬해 2월에는 에이스캐피탈(뒤에 MCI코리아 개명)이라는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한 뒤 열린금고, MCI개발을 잇따라 인수했다. 또 업종다각화를 위해 클럽MCI라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업체도 설립했다.
신종금융기법으로 종금사 삼키려 했나
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고창곤 전 대유리젠트증권 사장과 손잡고 영국 리젠트퍼시픽그룹을 끌어들여 코리아온라인(KOL)이라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현재 KOL 아래에는 리젠트종금, 리젠트증권, 리젠트자산운용, 리젠트화재(옛 해동화재) 등 4개 회사가 있다.
M&A시장에서 쌓은 화려한 이력 때문에 진 부회장은 김석기 중앙종금 사장이나 권성문 KTB네트워크 사장과 마찬가지로 ‘금융귀재’라는 평가와 ‘시장교란자’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동시에 받고 있다.
한스종금 증자 불발건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진 부회장은 “이젠 금융 분야에선 발을 빼겠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있다. “금융시장의 풍토가 너무 보수적이고 감독이 경직적이어서 (취향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 분야에서는 손을 떼고 전자상거래나 영화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계열사인 클럽MCI를 적극 활용하고 외국업체와도 제휴를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진 부회장은 할리우드의 메이저영화사인 인터라이트픽처와 이미 제휴관계를 맺었으며 면세점 업체인 홍콩 DFS와 손잡는 방안도 추진중이라고 소개했다. 영화사업에는 이미 발을 들여놓았다. 드림써치가 제작하는 본격 소방영화 <리베라 매>의 투자자가 바로 MCI코리아이다. 진 부회장은 지난 6월12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영화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등 영화사업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진 부회장이 영화사업 등 새로운 영역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금감원의 한스종금 특검결과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컨소시엄의 투자의지 및 실체여부에서 시작된 금감원과 진승현 부회장 사이의 논란은 납입된 증자보증금의 증발로 더욱 날카로워져 있다. 금감원은 “한스종금 인수를 중개한 MCI코리아가 SPBC를 대신해 증자보증금조로 330억원을 예탁했으나 증자에 쓰여야 할 돈이 중간에 사라졌다”며 경위를 조사해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관련자를 문책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횡령사건 세부내용 밝혀지면 파장 커져
진 부회장쪽은 이에 대해 “금감원에서도 알고 있듯이 증자보증금 330억원은 아세아종금에서 대출받은 자금이었으며 외자유치 불발 뒤 상계처리됐다”고 설명했다. 진 부회장은 “신인철(아세아종금) 사장쪽이 대출을 해줄 테니 증자보증금조로 넣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스위스 은행 컨소시엄의 증자 시점은 7월14일로 잡혀 있었는데 금감원의 BIS비율 점검이 6월에 이뤄져 비율 유지를 위한 고육책이 동원됐다는 설명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 정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스위스 은행 컨소시엄의 실체나 증자보증금의 증발보다 더욱 관심을 끄는 부분은 한스종금 고위 임원의 횡령사건이다. 금감원의 특검 과정에서 이 회사 고위 임원이 20억원 이상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일부에선 이 돈이 개인 빚갚는데 쓰였다고 설명하나 금감원 검사요원들은 정치권 실세로 흘러갔다는 의혹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한스종금쪽이 회생을 꾀하기 위해 정치권에 선을 대는 무리수를 둔 것이란 해석이 덧붙고 있다. 이 때문에 횡령사건의 세부내용이 밝혀질 경우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이란 전망이다.
오는 9월이나 10월 초쯤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금감원의 최종 검사결과가 주목된다.
김영배 기자kimyb@hani.co.kr

(사진/사기 외자유치 파문으로 영업정지 조처를 받은 한스종금.출입구에 이를 알리는 금감위의 공고문이 붙어있다)
“BIS 비율 잘못 따지고 책임 떠넘긴다” SPBC는 회사명 변경과 함께 한스종금을 지주회사로 삼아 증권을 비롯한 국내 금융산업에 적극 진출한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으나 7월 들어 돌연 증자 포기를 선언했다. 이에따라 한스종금은 대규모 예금인출로 유동성 위기에 몰렸으며 7월21일 결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 명령을 받았다. 한스종금 인수·합병 작업을 주도한 진승현 MCI코리아 부회장은 증자포기 이유로 아세아종금의 BIS비율이 마이너스 2%대로 드러나는 등 부실이 예상보다 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 부회장은 “금감원이 애초 발표한 한스종금의 BIS비율은 6%를 넘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6월 들어 실시한 금감원 실사결과 마이너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상태에서 누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겠느냐”고 말했다. 진 부회장쪽의 이런 설명에 대해 금감원은 아직까지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영업정지 뒤 실시한 특별검사를 아직 완전히 마무리짓지 못해 입장을 밝힐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의 장광용 비은행검사2국장은 “핵심 요직에 있던 직원들이 회사(한스종금)를 떠난 경우가 많아 검사에 애를 먹고 있다”며 “(한스종금 검사 결과 및 조처에 대해선)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금감원쪽은 이처럼 공식적인 입장표명은 하지 않고 있지만 SPBC쪽의 애초 진의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한스종금 외자유치는 처음부터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됐으며 SPBC의 실체조차 의심스럽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 관계자는 “한스종금 증자에 참여키로 했다는 스위스 은행 6곳에 모두 레터(편지)를 보냈지만 일부는 아예 응답조차 없었으며 나머지 은행들도 모두 투자할 계획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SPBC와도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도 않았다”며 “실체가 있는지 없는지도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 컨소시엄 실체 확인하지 못해


(사진/한스종금은 유령회사에 당했는가.서울 종로구 서린동에 있는 한스종금)

(사진/영업중지중이나 대출금 만기연장등 일부업무는 계속하고 있다)
한스종금 주요 재무현황 |
(억원.%) |
|||
97년 3월말 98년 3월말 99년 3월말 2000년 3월말 |
||||
자산총계 |
25,918 |
35304 |
32541 |
19420 |
부채총계 |
24227 |
33928 |
30862 |
19025 |
자본총계 |
1691 |
1376 |
1679 |
395 |
당기순이익 |
235 |
△292 |
△184 |
△982 |
BIS비율 |
- |
604 |
905 |
60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