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첫 전파 송출로 본격개막… 첨단정보TV와 사귀는 법을 알아보자
다음달 결혼을 앞두고 있는 ㄷ사 채아무개(28) 대리는 혼수품을 장만하는 과정에서 고민에 빠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29인치 완전평면 텔레비전을 구입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디지털방송 본방송이 시작되면서부터 흔들리고 있다. 채 대리는 “디지털TV가 좋아보이기는 한데 가격이 너무 비싸고, 그렇다고 아날로그 제품을 사자니 한번 사면 최소한 5년 이상은 써야 할 것 같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결혼한 지 10년 만에 일산 신도시에 있는 32평형 아파트를 사서 다음달 입주하는 ㅎ사 정아무개(38) 차장도 갈등중이다. 정 차장은 “우리 부부는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10년 전 아내가 혼수품으로 준비해온 20인치 TV는 아이들 방에 놓고, 거실에는 대화면 TV를 놓기로 했다”며 “그러나 제품 종류가 너무 많아 도무지 어떤 모델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2주째 가전대리점만 돌아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2010년부터 아날로그방송 완전 중단
2001년 10월26일, 역사적인 디지털TV 방송시대가 열렸다. 서울방송(SBS)이 지난 2년간의 실험 및 시험방송을 마치고 오전 11시 국내 방송사 최초로 디지털 본방송 전파를 송출한 것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에 이어 우리나라가 두 번째다. ‘TV혁명’으로 불리는 디지털방송은 과거 방송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는 것은 물론, 관련 산업과 시청자의 일상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흑백에서 컬러텔레비전으로 바뀌면서 여성들의 화장이나 옷 등 생활패턴에 일대 변화를 일으켰던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변혁이 따를 것이란 예측이다. 특히 디지털방송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TV가 첨단 정보기기로 변하면서, 정보검색, 화상통화, 원격의료, 쇼핑, 게임, 이메일 등을 전 국민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시대가 열리게 됐다. 이는 필연적으로 전 국민의 생활 스타일은 물론, 기존 산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디지털방송이 기존 아날로그방송과 다른 점은 영상과 음성을 0과 1이라는 디지털신호로 전송·수신함으로써 아날로그방송보다 5배 정도의 선명한 화질과 음악CD 이상의 음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화면비율도 16:9로 기존 4:3인 아날로그 화면에 비해 영상의 왜곡없이 대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연예인이 입고 있는 옷이나 목걸이 등을 클릭하면 해당 제품에 대한 정보가 화면에 나오고 이를 즉석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인터넷 서핑, 홈뱅킹 및 홈네트워킹, 온라인 게임 등과 같은 양방향 데이터서비스도 가능하다. 물론 서울방송의 디지털방송은 여러 장점 가운데 고선명 화면과 고음질 서비스에 중점을 둔 초기 단계의 방송이므로, 디지털방송의 모든 장점을 즐기기 위해서는 지상파방송보다 위성과 케이블TV방송이 본격화한 이후라야 가능하다. 한국방송 제1텔레비전과 교육방송은 11월5일, 문화방송은 12월2일, 한국방송 제2텔레비전은 12월31일부터 각각 디지털방송을 시작하며, 위성은 내년 3월1일, 케이블TV는 내년 하반기에 디지털방송을 실시한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상파 디지털방송은 2002년 수도권전역, 2003년 광역시, 2004년 도청소재지, 2005년 시·군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2010년부터는 아날로그방송은 중단하고 전면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정통부는 디지털방송 본격화로 2005년까지 디지털 방송기기, 방송콘텐츠, 광고 등에서 111조원의 생산, 277억달러의 수출과 146억달러의 무역흑자, 17만명의 고용 유발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집에선 어떻게 볼 수 있나
우리집에 있는 텔레비전으로도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가. 만일 불가능하면 어떻게 하면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는지? 디지털방송 본방송 개시 이후 자주 접하게 되는 질문들이다.
디지털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TV에 디지털방송 수신기(셋톱박스)가 들어 있는 디지털TV(일체형)를 구입하거나 △디지털TV와 별도의 셋톱박스(분리형)를 구입하거나 △컴퓨터에 방송수신용 확장카드를 설치하는 것 등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은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이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디지털방송 수신용 확장카드는 40만∼60만원 수준이고, 20만원대 소프트웨어 방식의 보급형 확장카드도 곧 나올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펜티엄급 컴퓨터라면 큰 무리없이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수 있지만, 보급형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의 속도가 1.2㎓ 정도는 돼야 쓸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비디오를 텔레비전에 연결해서 쓰듯 셋톱박스를 기존에 쓰고 있던 텔레비전에 연결해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국내 가전업체가 판매하고 있는 디지털방송용 고화질(HD)급 셋톱박스 가격은 130만원 정도이다. 표준화질(SD)급은 50만원 전후면 살 수 있다. 이 셋톱박스에 디지털 텔레비전을 연결하면 ‘일체형’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방식의 단점은 셋톱박스에 연결할 수 있는 텔레비전은 현재 두 가지 방식뿐이어서 현재 사용중인 대다수의 TV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현재 아날로그방송보다 2배 정도의 화질을 제공하는 표준화질(SD)급과 4∼5배의 화질인 고화질(HD)급으로 구별된다. 고화질급인 것처럼 광고하고 있는 표준화질급 제품이 적지 않은데, 일반 소비자가 가장 쉽게 구별하는 방법은 가격을 확인하는 것이다. 29인치 브라운관 텔레비전을 기준으로 표준화질급 제품은 100만∼200만원 수준이고, 고화질급은 300만원 전후이다.
그러나 디지털방송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일체형 대형 텔레비전이 역시 제격이다. 당장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는 텔레비전으로는 53∼64인치 정도의 대형 프로젝션TV가 있다. 가격은 600만원에서 1천만원 수준이다. 일명 벽걸이형 텔레비전으로 불리는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TV는 40인치가 700만원 선이고, 박막액정표시장치(LCD)를 채택한 텔레비전은 15인치가 100만원 선이다.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고, 지난 98년 출시한 삼성전자의 대화면 텔레비전 가격이 지금과 큰 차이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가격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어렵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프로젝션TV와 PDP방식
우리나라에 디지털TV가 등장한 것은 지난 99년 4월, LG전자가 64인치 프로젝션 방식의 일체형 디지털TV를 개발하고 6월부터 판매하면서부터다. 이후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사는 물론일본 소니, 마쓰시타 등도 연이어 디지털TV를 내놓았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주로 프로젝션, 완전평면 방식의 제품들이 디지털TV의 주류를 이뤘으나 하반기부터는 PDP방식,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방식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는 추세다.
디지털TV는 크게 △화질 △화면표시장치(디스플레이) △셋톱박스 장착여부에 따라 구분한다. 우선 화질에 따라서는 고화질(HD)과 표준화질(SD)급 디지털TV로 나뉜다. HD급은 기존 아날로그TV에 견줘 4∼5배나 화질이 깨끗하다. SD급은 기존 TV보다 2배 정도 화질이 좋다. SD급은 가격이 HD급보다 싸지만 보통 별도의 셋톱박스를 구입해 설치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미국에서는 한때 SD급을 ‘디지털 레디(Ready)’ TV라고 불렀으나 요즘은 TV모니터라고 한다. 완전한 디지털TV는 아니라는 의미지만, 가격이 싸기 때문에 국내시장의 프로젝션TV 중 대부분은 SD급이다.
디스플레이를 기준으로 디지털TV를 구분하자면,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것이 프로젝션방식이다. 기존 아날로그TV시장에서는 프로젝션TV라 불렀다. 프로젝션TV는 40인치 이상, 70인치 이하 초대형이다. 그러나 화면이 큰 만큼 두껍고 무게가 많이 나가 가정 내 거실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단점이 있다. 가격은 크기나 화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SD급 프로젝션TV가 280만원대에서 600만원대 사이이고, HD급의 경우 1천만원을 훨씬 넘기도 한다.
일명 벽걸이TV로 불리는 PDP방식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PDP로는 30인치 이상 80인치까지의 초대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두께가 10cm 내외로 얇고 무게가 가벼워 벽에 걸 수 있어 기존 프로젝션TV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시중 판매가는 과거에 견주어 많이 내려갔다고는 하지만, 60인치가 약 1800만원, 40인치가 700만원이나 할 정도로 비싼 것이 흠이다.
충분한 사전조사 뒤 구입해야
LCDTV는 주로 30인치 이하 소형 벽걸이TV나 탁상용TV, 거실용TV 등으로 사용된다. 브라운관TV는 프로젝션TV와 마찬가지로 두껍고 무거운 것이 흠인데 이를 대체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약 15.1인치가 100만∼110만원선이고, 20.1인치는 240만∼250만원선이다. 최근 들어 브라운관 방식의 완전평면 디지털TV도 선보이고 있다. 이 방식은 주로 29∼32인치 제품이 주류인데, 가격은 300만원 미만이다.
셋톱박스를 별도로 구입해 장착해야 하는 디지털TV가 분리형이고, 셋톱박스 없이 전원만 넣으면 고선명 디지털 방송 수신이 가능한 형태가 일체형이다. TV 자체만으로는 분리형이 싸지만, 셋톱박스를 따로 구입해 설치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따라서 디지털TV를 구입할 의사가 있다면, 화질, 화면비율, 제품의 종류, 가격 외에도 집안 공간, 취미, 경제력, 가족의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신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아직 디지털TV가 보편화하지 않아 유통점의 판매직원도 디지털TV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모르는 경우가 많아 충분한 사전조사와 준비를 하고 가야 낭패당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도 디지털방송 초기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가격이 더 떨어지고 우수한 디지털 콘텐츠가 많이 나올 때를 기다리거나 분리형 및 SD급 제품 등 저렴한 제품을 우선 구입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TV 자체는 가격의 급격한 하락이나 더이상 획기적인 제품이 나오기는 어렵기 때문에, 거주지역에 디지털방송이 시작될 때 최신형 제품으로 구입하는 것이 더 낫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박효상 기자/ 한겨레 경제부 hspark@hani.co.kr

사진/ TV혁명으로 불리는 디지털방송은 시청자의 일상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10월26일 서울방송사에서 있은 HDTV개막 점등식.(SBS홍보실 제공)
2001년 10월26일, 역사적인 디지털TV 방송시대가 열렸다. 서울방송(SBS)이 지난 2년간의 실험 및 시험방송을 마치고 오전 11시 국내 방송사 최초로 디지털 본방송 전파를 송출한 것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에 이어 우리나라가 두 번째다. ‘TV혁명’으로 불리는 디지털방송은 과거 방송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는 것은 물론, 관련 산업과 시청자의 일상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흑백에서 컬러텔레비전으로 바뀌면서 여성들의 화장이나 옷 등 생활패턴에 일대 변화를 일으켰던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변혁이 따를 것이란 예측이다. 특히 디지털방송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TV가 첨단 정보기기로 변하면서, 정보검색, 화상통화, 원격의료, 쇼핑, 게임, 이메일 등을 전 국민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시대가 열리게 됐다. 이는 필연적으로 전 국민의 생활 스타일은 물론, 기존 산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디지털방송이 기존 아날로그방송과 다른 점은 영상과 음성을 0과 1이라는 디지털신호로 전송·수신함으로써 아날로그방송보다 5배 정도의 선명한 화질과 음악CD 이상의 음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화면비율도 16:9로 기존 4:3인 아날로그 화면에 비해 영상의 왜곡없이 대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연예인이 입고 있는 옷이나 목걸이 등을 클릭하면 해당 제품에 대한 정보가 화면에 나오고 이를 즉석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인터넷 서핑, 홈뱅킹 및 홈네트워킹, 온라인 게임 등과 같은 양방향 데이터서비스도 가능하다. 물론 서울방송의 디지털방송은 여러 장점 가운데 고선명 화면과 고음질 서비스에 중점을 둔 초기 단계의 방송이므로, 디지털방송의 모든 장점을 즐기기 위해서는 지상파방송보다 위성과 케이블TV방송이 본격화한 이후라야 가능하다. 한국방송 제1텔레비전과 교육방송은 11월5일, 문화방송은 12월2일, 한국방송 제2텔레비전은 12월31일부터 각각 디지털방송을 시작하며, 위성은 내년 3월1일, 케이블TV는 내년 하반기에 디지털방송을 실시한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상파 디지털방송은 2002년 수도권전역, 2003년 광역시, 2004년 도청소재지, 2005년 시·군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2010년부터는 아날로그방송은 중단하고 전면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정통부는 디지털방송 본격화로 2005년까지 디지털 방송기기, 방송콘텐츠, 광고 등에서 111조원의 생산, 277억달러의 수출과 146억달러의 무역흑자, 17만명의 고용 유발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집에선 어떻게 볼 수 있나

사진/ PDP로는 30인치 이상 80인치까지의 초대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PDPTV공장을 둘러보는 삼성전자 임원들.


사진/ PDPTV는 일명 벽걸이 TV로 불린다. LG전자가 백화점에서 열고 있는 PDPTV 판촉행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