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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고품질은 교육투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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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10-1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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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데이비드 시즈 스위스 경제부(SECO) 차관

세계경제 불황기에 스위스경제의 형편은 어떤가.

사진/ 데이비드 시즈.(김영배 기자)
=경제규모가 작고 한국처럼 세계경제 시장에 묶여 있기는 마찬가지다. 국내총생산(GDP)의 절반가량을 수출이 차지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대외의존도가 높다. 다만, 미국보다는 유럽연합(EU)시장에 많이 수출하고 있어 미국 불황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은 작다. 지난해 나빴다고는 해도 3.6% 성장을 이뤘고 올해도 1.8∼2%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전망을 보면 저성장으로 보이는데, 극복 방안은.

=지난 90년대 연간 성장률은 0.5∼1%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는 2∼2.5% 성장하면 아주 좋은 성과로 여긴다. 실업률이 1.5∼2% 수준으로 거의 완전고용 상태다. 더 성장하더라도 일할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따라서 더 성장하는 것보다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내년부터 유로화 체제가 본격 출범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EU에 가입하지 않은 스위스에는 어떤 득실이 있다고 보나.


=유로화 체제는 이미 출범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모든 영수증에 유로화 표시가 덧붙어 표기되고 있어 이미 익숙해져 있다. 이 때문에 내년에 뭐가 크게 달라질 건 없다. 유로화가 실질적으로는 이미 유통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유로화와 스위스 프랑화의 환율은 거의 변동없이 유지되고 있다. 스위스 프랑화의 금리가 싸다는 점이 이점이 되고 있으며 나쁜 점은 별로 없다고 본다.

미국 테러사태에 따른 영향은 어땠나.

=유럽 주식시장은 문을 닫지는 않았다. 스위스의 경우 첫날 무려 12% 떨어졌지만, 다음날 4%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곧바로 안정을 되찾았다.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을 빼고는 큰 충격이 없을 것으로 본다.

스위스는 경제위기를 겪은 적이 없는가.

=제2차 세계대전 뒤 전세계가 어려울 때를 빼고는 별다른 위기는 없었다. 물론, 계속 호황을 누렸던 것은 아니지만 크게 어려운 적은 없었다.

산이 많고 부존자원이 없는 등 열악한 조건이란 면에서 한국과 비슷한데, 경쟁력의 비결은 무엇인가.

=한국경제가 일정 궤도에 오르려면 시일이 걸려야 할 것이다. 스위스는 교육투자를 굉장히 많이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만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임금이 높지만 수익을 낼 수 있다. 경제규모가 작고 대외 의존도가 높지만 품질 좋은 것만 만들어낸다면 대외 여건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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