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세제혜택 힙입어 여윳돈 몰려… 실수요자들은 주택 마련 고려해볼 만
올 초부터 들뜨기 시작한 부동산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사가 잦지 않은 여름철임에도 부동산 투자열기가 가라앉기는커녕 더욱 달궈지고 있는 현상은 분명 ‘이상’ 과열이다. 서울 강남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은 불과 6개월새 1억원 넘게 뛰었다. 강남의 주상복합아파트 견본주택은 밤새워 줄을 선 청약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집값이나 전셋값 모두 가파른 오름세를 타자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나서 “전세 및 주택매매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기까지 이르렀다. 무엇이 부동산시장을 뜨거운 열기로 이끌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과연 지금이 집을 살 만한 때인가.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오름세 주도
현재 부동산시장의 테마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 △중소형 아파트 △서울의 강남지역 등으로 압축된다. 이들 테마는 각각 독립된 것이라기보다는 맞물려 있다. 바꿔 말하자면 ‘강남’지역에 있는 ‘중소형’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부동산시장 과열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부동산시장을 뒤흔들면서 전반적인 아파트값 오름세를 주도하는 물건은 단연 강남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다. 전용면적 20평 이하 강남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지난 1∼6월 동안 매맷값이 23.5%나 올라 폭등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주공아파트 13평형은 거래 시세가 최근 3억5천만원대에 형성돼 지난해 말에 견줘 1억3천만원이나 뛰었고 반포주공 2단지 18평형도 3억1천여만원으로 2∼3개월 만에 최고 6천만원이 올랐다. 물론 재건축 아파트가 앞으로 높은 개발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심리적 기대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재건축 대상 아파트시장은 ‘묻지마 투자’까지 가세하고 있는 형편이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전·월세시장까지 뒤흔드는 태풍의 눈이다. 올해 착공 예정인 서울시 재건축 아파트는 1만7천여 세대로 사업 착공에 따라 집을 비워야 할 사람들의 이주 수요가 전셋값을 출렁거리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원은 “재건축 대상 아파트 주민들이 한꺼번에 집을 찾아 돌아다니면 분당, 평촌, 산본쪽까지 아수라장이 될 수밖에 없다”며 “벌써부터 전세물건이 자취를 감추고 있고 이미 내놓았던 사람들도 거둬들인 뒤 전셋값을 높게 부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잠실, 암사·명일, 화곡, 반포, 청담·도곡지구 등 재건축 대상 5개 저밀도지구(70년대에 건축된 5층 이하 아파트) 주변지역이 이미 재건축 열기를 타고 있고, 신도시까지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든다는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원도 “재건축 대상 아파트 주민들이 같은 지역으로 이주를 원할 경우 강남구와 강서구를 중심으로 수급 불균형에 따라 전세가격이 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만 매맷값이 뛰고 있는 건 아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맷값은 25.7평 이하 중소형을 중심으로 지난 3월부터 상승 추세로 반전됐다. 특히 서울의 중소형 아파트 매맷값은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이미 회복했다(<표> 참조).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저금리시대를 맞아 올 1, 2월에 과감한 투자자들이 부동산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한 이후 추격매수가 뒤따라 들어왔다”며 “이어 재건축 대상 아파트 붐이 일면서 강남지역 일반 아파트들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아파트 매맷값을 보면 서울의 20평 이하는 14.9%, 강남의 20평 이하는 17.9%나 뛰었다. 이런 매맷값 상승은 전·월세 동향과 맞물려 있다. 아파트 전셋값은 월세전환에 따른 전세매물 부족으로 서울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10.3% 올랐다. 집주인들이 너도나도 월세로 바꾸려 하자 이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의 전세수요가 그만큼 늘어났고 이런 수요가 전셋값 상승을 부른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전셋값이 뛰자 이번에는 “이참에 아예 집을 사버리겠다”는 매매수요가 일어나 매맷값까지 밀어올리고 있는 양상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원은 “당국이 월세 전환 이율에 대해 제재를 가할 움직임을 보이자 집주인들이 월세 전환 이율을 높이지 않는 대신 전세 보증금을 높게 매긴 것도 전셋값 상승을 불러왔다”며 “신규주택 구입자에 대한 정부의 세제혜택과 풍부한 금융지원도 집값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용면적 18평 이상 25.7평 이하 신규주택 구입시 취득세·등록세(매맷값의 5.5% 정도)를 25% 깎아주고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는 ‘5·23 주택경기 활성화대책’과, 생애 첫 18평 이하의 주택 구입자에게 주택자금의 70%까지 장기저리(6.0%)로 꿔주는 조처가 세입자들을 매매 수요로 돌려놓고 있다는 것이다. 강남·북 양극화 뚜렷… ‘시세’ 맹신은 금물 그러나 매맷값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오르는 건 아니다. 강남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97년 말 외환위기 직전 때보다 32%나 더 올랐지만 강북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일반 아파트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전혀 딴판이다. 사라졌던 복부인이 다시 등장해 소형주택과 오피스텔 분양권을 싹쓸이한 뒤 웃돈을 붙여 팔거나, ‘떴다방’(이동식 부동산중개업소)들이 견본주택에 진을 친 채 서로 물건을 돌리며 가격을 조작한 뒤 단타매매로 프리미엄을 받고 되파는 일도 강남에 국한된 현상이다. 대부분의 강북지역 아파트 매맷값은 소폭 오르거나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을 뿐이다. 특히 강남은 재건축의 영향으로 매맷값이 뛰는 반면 강북은 전셋값이 오르는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다보니 전·월세에 사는 강북 서민들의 고통은 더 커지고 있다. 물론 부동산시장이 들썩거리는 바탕에는 ‘초저금리시대’라는 금리요인이 놓여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금융장세’의 성격이 짙다. 저금리시대를 맞아 마땅히 갈 곳을 잃은 시중 여윳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밀려드는 돈이 부동산값을 부추기는 것이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투자의 안정성과 매력을 무기삼아 돈을 ‘끌어당기고’ 있는 형국”이라며 “재건축 아파트와 인기지역 주상복합아파트 및 오피스텔쪽으로 돈을 싸든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시대와 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조처가 겹치면서 돈이 부동산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집을 마련하거나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실수요자에게는 지금이 집을 살 만한 때인가. 물론 집을 샀을 경우에는 매맷값이 어찌될 것인지 그리고 전·월세를 유지한다면 전·월셋값 동향이 어찌될 것인지를 비교해 따져봐야 한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부동산값이 자꾸 오르니까 더 오르는 게 아닌가 하고 사람들이 달려들고 있지만 한창 달아오른 상태이므로 조정기를 거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전에 사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면 이제 거품이 꺼지는 조정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또 “부동산은 거래량이 체크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실제 거래는 동반되지 않은 채 호가만 뛰고 있는 경우 ‘시세’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세는 엄밀히 말해 호가일 뿐인데, 실제 거래없이 부르는 가격만 뛰고 있을 경우 덜컥 잡았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저금리시대와 신규주택에 대한 정부의 세제 및 금융지원 혜택 조처가 맞물리면서 부동산시장에 기대심리가 퍼지고 있는 만큼 “지금은 집을 살 만한 때”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조언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원은 “부동산의 가치개념이 사두면 오르는 것에서 임대수익률을 얼마나 낼 수 있느냐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저금리가 지속된다면 임대수익률만 따져봐도 집을 살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월세이율이 전국 평균 한달 1.29%, 연 15.48%에 이르는 반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연 7.5%대로 떨어진 상황을 감안하면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구입한 뒤 월세로 돌리는 게 낫다는 얘기다. 그는 또 “지금은 부동산값이 오르는 시점에 있다”며 “이런 오름세가 짧게는 1∼2년, 길게는 2∼3년 동안 지속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 김희선 이사 역시 앞으로 주택 수급부족이 예상되는 만큼 아파트값 상승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쳤다. 그는 “지금의 부동산시장 상승은 투기적 수요가 움직이는 면도 없지 않지만 근본적으로 시장의 수요공급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며 “실수요자는 집을 마련할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전세대란을 불러와 전셋값이 또다시 급등하고 이런 현상이 매맷값을 끌어올리기 전에 실수요자라면 집을 사둘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꾸준히 오름세 타는 지역 주택 잡아라 물론 집을 산 뒤 경제가 결딴나는 상황이 닥쳐 자산 디플레이션이 일어날 경우 집값 폭락사태는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그러나 내 집만 값이 떨어진다면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잖게 넘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집을 고를 것인가가 고민거리로 등장한다. 이에 대한 답은 매력있는 물건만 꾸준히 오름세를 타는 부동산시장의 뚜렷한 흐름이 보여준다. 인기지역(강남, 한강조망권,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 그리고 업체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격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는 양상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반기 아파트값은 서울은 3∼4%, 전국적으로 1∼2% 추가 상승하고, 전셋값은 서울은 5∼6%, 전국적으로 3∼4%가량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전망도 참고할 만하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사진/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부동산시장을 달구고 있다. 지난 8월 3일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 실태조사를 하고 있는 정부 관계자들.(박승화 기자)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전·월세시장까지 뒤흔드는 태풍의 눈이다. 올해 착공 예정인 서울시 재건축 아파트는 1만7천여 세대로 사업 착공에 따라 집을 비워야 할 사람들의 이주 수요가 전셋값을 출렁거리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원은 “재건축 대상 아파트 주민들이 한꺼번에 집을 찾아 돌아다니면 분당, 평촌, 산본쪽까지 아수라장이 될 수밖에 없다”며 “벌써부터 전세물건이 자취를 감추고 있고 이미 내놓았던 사람들도 거둬들인 뒤 전셋값을 높게 부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잠실, 암사·명일, 화곡, 반포, 청담·도곡지구 등 재건축 대상 5개 저밀도지구(70년대에 건축된 5층 이하 아파트) 주변지역이 이미 재건축 열기를 타고 있고, 신도시까지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든다는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원도 “재건축 대상 아파트 주민들이 같은 지역으로 이주를 원할 경우 강남구와 강서구를 중심으로 수급 불균형에 따라 전세가격이 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만 매맷값이 뛰고 있는 건 아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맷값은 25.7평 이하 중소형을 중심으로 지난 3월부터 상승 추세로 반전됐다. 특히 서울의 중소형 아파트 매맷값은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이미 회복했다(<표> 참조).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저금리시대를 맞아 올 1, 2월에 과감한 투자자들이 부동산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한 이후 추격매수가 뒤따라 들어왔다”며 “이어 재건축 대상 아파트 붐이 일면서 강남지역 일반 아파트들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아파트 매맷값을 보면 서울의 20평 이하는 14.9%, 강남의 20평 이하는 17.9%나 뛰었다. 이런 매맷값 상승은 전·월세 동향과 맞물려 있다. 아파트 전셋값은 월세전환에 따른 전세매물 부족으로 서울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10.3% 올랐다. 집주인들이 너도나도 월세로 바꾸려 하자 이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의 전세수요가 그만큼 늘어났고 이런 수요가 전셋값 상승을 부른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전셋값이 뛰자 이번에는 “이참에 아예 집을 사버리겠다”는 매매수요가 일어나 매맷값까지 밀어올리고 있는 양상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원은 “당국이 월세 전환 이율에 대해 제재를 가할 움직임을 보이자 집주인들이 월세 전환 이율을 높이지 않는 대신 전세 보증금을 높게 매긴 것도 전셋값 상승을 불러왔다”며 “신규주택 구입자에 대한 정부의 세제혜택과 풍부한 금융지원도 집값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용면적 18평 이상 25.7평 이하 신규주택 구입시 취득세·등록세(매맷값의 5.5% 정도)를 25% 깎아주고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는 ‘5·23 주택경기 활성화대책’과, 생애 첫 18평 이하의 주택 구입자에게 주택자금의 70%까지 장기저리(6.0%)로 꿔주는 조처가 세입자들을 매매 수요로 돌려놓고 있다는 것이다. 강남·북 양극화 뚜렷… ‘시세’ 맹신은 금물 그러나 매맷값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오르는 건 아니다. 강남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97년 말 외환위기 직전 때보다 32%나 더 올랐지만 강북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일반 아파트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전혀 딴판이다. 사라졌던 복부인이 다시 등장해 소형주택과 오피스텔 분양권을 싹쓸이한 뒤 웃돈을 붙여 팔거나, ‘떴다방’(이동식 부동산중개업소)들이 견본주택에 진을 친 채 서로 물건을 돌리며 가격을 조작한 뒤 단타매매로 프리미엄을 받고 되파는 일도 강남에 국한된 현상이다. 대부분의 강북지역 아파트 매맷값은 소폭 오르거나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을 뿐이다. 특히 강남은 재건축의 영향으로 매맷값이 뛰는 반면 강북은 전셋값이 오르는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다보니 전·월세에 사는 강북 서민들의 고통은 더 커지고 있다. 물론 부동산시장이 들썩거리는 바탕에는 ‘초저금리시대’라는 금리요인이 놓여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금융장세’의 성격이 짙다. 저금리시대를 맞아 마땅히 갈 곳을 잃은 시중 여윳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밀려드는 돈이 부동산값을 부추기는 것이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투자의 안정성과 매력을 무기삼아 돈을 ‘끌어당기고’ 있는 형국”이라며 “재건축 아파트와 인기지역 주상복합아파트 및 오피스텔쪽으로 돈을 싸든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시대와 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조처가 겹치면서 돈이 부동산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집을 마련하거나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실수요자에게는 지금이 집을 살 만한 때인가. 물론 집을 샀을 경우에는 매맷값이 어찌될 것인지 그리고 전·월세를 유지한다면 전·월셋값 동향이 어찌될 것인지를 비교해 따져봐야 한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부동산값이 자꾸 오르니까 더 오르는 게 아닌가 하고 사람들이 달려들고 있지만 한창 달아오른 상태이므로 조정기를 거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전에 사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면 이제 거품이 꺼지는 조정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또 “부동산은 거래량이 체크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실제 거래는 동반되지 않은 채 호가만 뛰고 있는 경우 ‘시세’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세는 엄밀히 말해 호가일 뿐인데, 실제 거래없이 부르는 가격만 뛰고 있을 경우 덜컥 잡았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저금리시대와 신규주택에 대한 정부의 세제 및 금융지원 혜택 조처가 맞물리면서 부동산시장에 기대심리가 퍼지고 있는 만큼 “지금은 집을 살 만한 때”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조언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원은 “부동산의 가치개념이 사두면 오르는 것에서 임대수익률을 얼마나 낼 수 있느냐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저금리가 지속된다면 임대수익률만 따져봐도 집을 살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월세이율이 전국 평균 한달 1.29%, 연 15.48%에 이르는 반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연 7.5%대로 떨어진 상황을 감안하면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구입한 뒤 월세로 돌리는 게 낫다는 얘기다. 그는 또 “지금은 부동산값이 오르는 시점에 있다”며 “이런 오름세가 짧게는 1∼2년, 길게는 2∼3년 동안 지속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 김희선 이사 역시 앞으로 주택 수급부족이 예상되는 만큼 아파트값 상승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쳤다. 그는 “지금의 부동산시장 상승은 투기적 수요가 움직이는 면도 없지 않지만 근본적으로 시장의 수요공급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며 “실수요자는 집을 마련할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전세대란을 불러와 전셋값이 또다시 급등하고 이런 현상이 매맷값을 끌어올리기 전에 실수요자라면 집을 사둘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꾸준히 오름세 타는 지역 주택 잡아라 물론 집을 산 뒤 경제가 결딴나는 상황이 닥쳐 자산 디플레이션이 일어날 경우 집값 폭락사태는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그러나 내 집만 값이 떨어진다면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잖게 넘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집을 고를 것인가가 고민거리로 등장한다. 이에 대한 답은 매력있는 물건만 꾸준히 오름세를 타는 부동산시장의 뚜렷한 흐름이 보여준다. 인기지역(강남, 한강조망권,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 그리고 업체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격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는 양상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반기 아파트값은 서울은 3∼4%, 전국적으로 1∼2% 추가 상승하고, 전셋값은 서울은 5∼6%, 전국적으로 3∼4%가량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전망도 참고할 만하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