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물론 수입차 업체들이 신차를 앞세워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① 현대차의 준중형차 신형 아반떼 ② GM대우의 준대형차 알페온 ③ 기아차의 포르테 해치백 ④ 혼다의 뉴 인사이트.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치열해질 준대형차 시장, 승자는? 지난해 기아차의 K7이 출시되면서 준대형차 시장은 급성장했다. 그간 현대차의 그랜저와 르노삼성의 SM7 등이 나눠가졌던 시장에 K7이 뛰어들면서 기존 7~8%대의 시장이 10%대까지 커졌다. 여기에 GM대우는 이미 해외 시장에서 검증된 차량으로 경쟁에 나섰다. GM대우는 준대형차 ‘알페온’(Alpheon)을 9월(3천㏄·3662만~3895만원)과 10월(2400㏄·3040만~3300만원)에 선보일 계획이다. 알페온은 GM 뷰익의 라크로스(LaCrosse)를 토대로 국내 시장에 맞게 새롭게 개발됐다. 라크로스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에 출시돼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7월 7047대를 판매했고, 중국 시장에서는 출시 1년이 안 된 지난 7월까지 누적 판매 10만 대를 돌파했다. 알페온은 동급 최초로 차량 진행 방향에 따라 헤드램프 방향이 상하좌우로 자동 조절되는 첨단 어댑티브 제논 헤드램프, 충돌 속도에 따라 두 단계로 에어백의 압력이 조절되는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 등 첨단 장치를 장착해 준대형차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GM대우 쪽은 내다본다. 현대차 역시 5년 만에 완전히 변경되는 그랜저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HG)을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후속 모델은 준대형 승용차 가운데 처음으로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과 ‘차선유지도움장치’(Lane Keeping Assist System) 등 첨단 기술을 앞세워 경쟁에 뛰어들 계획이다.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편집장은 “상반기 K5와 YF쏘나타, SM5 등 중형차의 경쟁이 치열했다면 하반기는 알페온과 그랜저 후속 모델 등의 출시로 준대형차 시장이 뜨거워질 것”이라며 “준대형차 시장이 수년째 성장하면서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그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회생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쌍용차는 2008년 2월 ‘체어맨W’를 선보인 데 이어 2년 만에 ‘코란도C’를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한때 스포츠실용차(SUV) 시장의 최강자로 인정받던 쌍용차는 코란도C를 통해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겠다는 각오다. 그만큼 코란도C는 세계적 흐름인 ‘소형·친환경’이라는 콘셉트에 쌍용차의 자랑인 SUV의 강인함을 덧붙여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쌍용차는 설명했다. 수입차도 출시 봇물 해마다 성장세를 보이는 수입차 시장에도 새 차가 쏟아진다. 수입차 시장은 올 상반기 4만1947대의 누적 판매량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5%가 늘었다. 혼다는 준중형차이면서 친환경차로 잘 알려진 ‘뉴 인사이트’를 오는 11월에 출시한다. 뉴 인사이트는 높은 연비(30km/ℓ)를 자랑하면서 지난해 2월 일본에 출시된 뒤 1년 만에 누적 판매 대수 10만 대를 달성하는 등 인기를 누린 바 있다. 또 폴크스바겐은 9월7일 최고급 승용차 ‘페이튼’ 발표회를 연다. 이번에 발표되는 페이튼은 독일 드레스덴의 전용 투명유리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등 고급스러움과 차량 간 자동 거리조절장치 같은 첨단 사양을 자랑한다. 이 밖에 렉서스는 고성능 스포츠 차량인 ‘IS-F’를, 볼보는 세계 최초 보행자 추돌감지 시스템이 탑재된 스포츠세단 ‘올 뉴 볼보 S60’ 등을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신차가 속속 출시되면서 소비자의 선택 폭도 늘어났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 부담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신형 아반떼의 경우 1340만~1990만원 선으로 기존 모델보다 100만~140만원가량 올랐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의 전체 내용이 바뀐데다 기본 사양이 늘어나 가격 상승은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편집장은 “자동차 회사들은 매년 새 모델을 선보이면서 소비자를 유혹해 성장한다”면서 “국내 차값이 외국보다 높은 편인데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면 가격 정책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