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업무를 처리하는 ‘모바일 오피스’를 속속 도입하면서 스마트폰 소유 여부가 취업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중구 명동의 애플 매장에서 아이폰이 전시돼 있다. 한겨레21 윤운식 기자
실제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4월 초 구직자 3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80.1%가 ‘스마트폰이 향후 채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69.4%가 ‘스마트폰 활용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매우 도움 32.4%·다소 도움 37%)고 밝혔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스마트폰 사용자는 32.6%에 그쳤다. 비사용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돈이 없어서’(26%), ‘약정 기간이 남아서’(35.4%) 등 현실적인 이유를 들었다. 지난해 대학 졸업 뒤 아직 직장을 찾고 있는 도아무개(24·여)씨는 “스마트폰으로 구직 정보를 실시간으로 검색해보고 모바일 오피스 등을 익히면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도 “아직 기존 휴대전화의 약정 기간이 끝나지 않아 스마트폰으로 갈아타지 못했다”고 말했다. 212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크루트의 설문조사에서도 10곳 가운데 3곳가량의 기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구직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7.3%의 기업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오피스 사용 능력이 있는 구직자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빠른 업무처리가 가능해서’(41.8%), ‘향후 필수적인 업무 능력이어서’(31.6%), ‘정보습득 능력이 빨라서’(26.6%) 등을 꼽았다. 또 7.1%의 기업은 이미 채용 전형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구직자를 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할 예정인 한 대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스마트폰을 사용한 업무가 점점 늘어날 전망”이라며 “입사 때 스마트폰에 익숙한 구직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 확산되던 90년대 초·중반과 흡사 스마트폰 사용이 현재의 토익처럼 ‘기본 스펙’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마치 인터넷이 확산되던 1990년대 초·중반의 모습처럼,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오피스가 취업시장에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며 “머지않아 모바일 오피스를 다루는 능력이 구직자가 당연히 갖춰야 하는 기본 역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스마트폰이 손쉽게 살 수 있는 가격이 아니어서 경제력에 따라 취업의 유불리가 결정될 수 있다는 문제점은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