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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저가항공의 산전수전 공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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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7-10 00:00 수정 : 2008-11-0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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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가 김포~제주 운항 시작하고 영남에어·에어부산·인천타이거항공도 하반기 취항 계획

▣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한성항공과 제주항공에 이어 7월17일부터 진에어(Jin Air·대한항공의 자회사)가 운항을 시작하고 영남에어·에어부산·인천타이거항공도 하반기 취항을 계획하면서 국내 저가항공 시장에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고유가 속에 기존 항공사들이 인력 감축, 노선 감편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저가항공사들은 대대적인 국내외 노선 신규 취항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고유가 속에 저가항공기 취항이 급증하고 있다. 6월17일 진에어 출범 기자회견.


내년 국제선 취항도 노려

‘프리미엄 실용’의 기치를 내건 진에어는 B737-800(189석 규모) 기종을 도입해 7월17일 김포~제주 노선에 처음 취항한다. 진에어 쪽은 “인터넷으로만 예약·발권을 하는 등 비용을 대폭 절감해 기존 항공사 대비 80% 수준의 요금으로 고객을 유치하겠다”며 “승무원들은 간편한 진 청바지와 티셔츠 유니폼을 입고 고객 서비스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진에어는 요금 체계를 주중·주말 2단계로 구분하는 기존 항공사와 달리 요일·시간 및 수요에 따라 기본·할증·특별할증 등 3단계로 운영한다. 즉 요일·시간대에 따라 기본 운임은 6만9천원에서 최고 9만4200원까지 차등 책정된다. 예컨대 평일 오전 7시 이전이나 10시 이후, 일요일 오후 4시 이후에 출발할 때 가장 싼 비수기 기본 운임 6만9천원(유류할증료가 포함된 기존 항공사의 8만8800원보다 22% 저렴)이 적용되는 반면, 일요일 오후 3~4시 제주에서 출발하는 특별할증 요금은 8만6300원으로 책정했다. 수요가 몰리는 월∼목요일 오전 8∼9시대나 금·토요일은 기존 대한항공 요금보다 평균 20% 싼 ‘할증 요금’을 적용한다. 성수기 때는 기본 운임 8만9700원, 특별할증 9만4200원이다.

김재건 진에어 대표이사는 “당분간 기존 항공사와 같은 국내선 유류할증료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겠다”며 “그러나 치솟는 유가에 대한 부담은 어떤 항공사도 예외가 될 수 없으므로 향후 유류할증료를 부과할지는 유가 변동 추이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에어는 김포~제주 노선에 하루 8편(4회 왕복) 운항하는데 10월부터는 하루 16편으로 늘릴 예정이다. 오는 12월부터는 김포~부산에 신규 취항하고, 내년 4월부터 부산~제주 노선도 취항할 예정이다. 진에어 쪽은 “내년 8, 9월이면 정부가 정한 ‘국내 1년 1만 회 이상’ 운행 규정을 만족시켜 국제선 취항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일본, 동남아 등지에 우선 취항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선의 경우 기내식 대신 간단한 음식을 비행기 탑승 전에 공항에서 제공하는 ‘프리 플라이트 카페’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7월 제주∼부산 노선 등에 취항 예정인 영남에어, 그리고 아시아나항공이 대주주로 참여한 에어부산도 10월 취항을 목표로 본격적인 운항 준비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기존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과 한성항공은 국제선 취항을 곧 시작할 예정이다. 기존 저가항공사들은 7월부터 정부가 이들에게 제시한 국제선 취항 기준을 충족하게 된다. 제주항공은 7월11일 제주~히로시마 노선, 7월18일에는 인천~기타큐슈 전세기편을 띄우기로 했다. 13일에는 진에어와 동일한 B737-800 비행기를 투입해 청주~제주 노선을 신설하기로 했다. 한성항공도 7월 초 청주~일본 노선에 ART 기종을 투입해 국제선 사업에 뛰어들고, 코스타항공은 8월 말부터 제주~울산 국내선을 운항한다. 가격은 기존 항공사의 절반 정도로 책정한다는 전략이다.

한성항공·제주항공 등 여전히 적자

현재 국내에는 세부퍼시픽, 오리엔트타이 등 18개 외국 저가항공사가 취항하고 있다. 이들 외국계 저가항공은 국적 항공기보다 50∼80%씩 싼 요금을 앞세워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을 공략하고 있는데, 고유가로 대형 항공사들의 요금이 오르면서 저가항공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외국계 저가항공사들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약 13%에 달하며, 지난 한 해 동안 외국 저가항공사에 빼앗긴 국내 승객이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한성항공과 제주항공은 연간 수십~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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