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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디자인 모방에 경쟁력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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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4-2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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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종우 한국무역협회 동대문 외국인구매안내소 소장

동대문시장 프레야타운 지하 1층에는 ‘한국무역협회 동대문 외국인구매안내소’라는 좀 긴 이름의 사무실이 자리잡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이 안내소는 지난 99년 6월 설치돼 곧 2돌을 맞게 된다.

이름에서 대략 짐작할 수 있듯 외국 바이어들과 동대문시장 상인들간 거래를 연결시켜주는 구실을 하고 있다. 이 안내소 조중우 소장을 만나 동대문시장 보따리수출의 실상을 들어보았다.

-외국인구매안내소의 기능은 어떤 것인가?

=공적인 기구인 무역협회가 필드(현장)에서 상인들을 위한 서비스를 하자는 취지에서 설치됐다. 이미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쪽보다 신규 바이어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바이어들의 상담을 받아 적합한 업체들과 연결해주고 있다.


-바이어들은 여기를 어떻게 알고 찾아오나.

=일본 바이어들의 경우 섬유·광고 관련 잡지를 보고 찾아오는 수가 많다. 무역협회나 한국관광공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소개받거나, 이미 동대문시장과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을 통해 알음알음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나라 전체의 수출이 침체기로 빠져들고 있다고 한다. 동대문시장의 보따리수출은 어떤지.

=동대문시장 고객 중 일본 바이어의 비중이 높은데, 일본의 장기불황 탓에 이곳의 수출 역시 신통치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값싼 중국산 섬유류, 패션제품이 쏟아져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우리나라 가격의 반 이하로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기존 거래처가 중국으로 옮아갈 수밖에 없다.

-돌파구는 없나.

=동대문시장의 수출이 어려워진 건 나라 밖 사정도 있지만, 동대문시장 자체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도 있다. 가격경쟁력은 한계에 부딪혀 디자인·품질로 승부를 내야 하는데,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면 다른 데서 곧바로 이를 모방, 기능을 추가한 카피(복제품)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 이러다보니 열심히 디자인을 개발하고 품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디자인 개발에 대한 인센티브가 떨어지고 있다. 상도덕 확립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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