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하며 배우는 ‘어린이 환경교실’로 철강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다
기업 사회공헌 현장 ⑥ 현대제철
▣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지난 10월15일 오후 충남 당진군 송악면 중흥리에 있는 송악초등학교 과학실. 저마다 미리 준비한 앞치마를 두른 아이들의 얼굴은 잔뜩 들떠 있었다. 한 옥타브 높아진 선생님의 목소리도 아이들에게는 잘 들리지 않는 듯했다.
환경봉사단이 교실 운영 도와
‘밀가루에 식품첨가물을 넣어 만든 과자나 빵은 몸에 해롭다’는 취지의 이론 강의가 10분가량 이뤄진 뒤 ‘떡 만들기’ 실습을 통해 바른 먹을거리를 알려주는 교육이 이어졌다. 미리 준비한 재료를 반죽하는 일을 도와준 이는 현대제철 환경봉사단 소속 직원이라고 했다. 밤톨만 한 크기로 동글동글하게 빚은 반죽이 냄비에서 끓고 있는 동안 아이들은 시민단체인 (사)한살림 소속 남희정 환경 강사의 지도 아래 ‘떡 이름 맞히기’ 빙고 게임을 했다. 이윽고 반죽이 물 위로 동동 떠오르자 도우미 직원의 손길이 바빠졌다. 갓 건져낸 반죽 주위로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들었고, 고물을 묻혀 경단을 만들어내느라 과학실은 금세 부산해졌다.
송악초등학교 6학년 2반 30여 명의 아이들이 참여한 이날 교육은 현대제철과 (사)체험학습연구개발협회의 공동 프로그램인 ‘어린이 환경교실’의 일환이다. 올 3월 시작돼 매달 한 차례씩 실시돼왔고 11월에 마무리된다. 그동안 이 학교 6학년 2반 아이들은 환경 노래 배우기, 천연 허브비누 만들기, 식용색소 분리 실험, 식생활 십계명 등의 체험 교육을 받았으며, 11월에는 철의 쓰임새와 역사를 알아보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교로는, 송악초등학교 외 인천·포항·당진 지역의 7개 초등학교가 더 있다.
어린이 환경교실 프로그램은 현대제철이 사업 예산을 대고, 체험학습협회는 강의 콘텐츠 개발과 교육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체험학습협회 서혜승 교육실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현대제철에서 어린이 환경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공모했는데, 우리가 여기에 응모해 (교육 담당자로) 선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임직원들의 월급에서 일정액을 적립해 모은 ‘직원참여기금’과 동일액의 회사 쪽 출연금(매칭 그랜트)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직원들로 이뤄진 환경봉사단을 통해 환경교실의 운영을 돕는 구실도 한다. 현대제철은 이번 프로그램을 어린이들의 환경 의식을 높이는 동시에 철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고 친환경 공정을 널리 알리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어린이 환경교실 프로그램의 특징은 기업과 비영리 단체가 접점을 찾아 손을 잡았다는 데 있다.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1년 계획으로 꾸준히 이어간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현대제철-체험학습협회는 ‘먹을거리’를 주제로 한 올해 교육에 이어 2008년에는 ‘에너지’, 2009년엔 ‘물’을 주제로 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연속 진행할 계획이다. 서혜승 실장은 여기에 “노래부르기, 만들기 체험 등 흥미유발형 교육 방식이어서 만족도가 높다는 장점도 있다”고 자평했다.
“아이들의 생각이 많이 바뀐다”
송악초등학교 6학년 2반 담임인 김빛나 교사는 “6학년 졸업반 아이들에게 좋은 체험 활동의 기회가 되겠다 싶어 교육참여 공모에 응했던 것”이라며 “1년 동안 계획을 세워 체험 활동을 진행하는 게 어려운데, 그쪽(현대제철-체험학습협회)에서 (교육 콘텐츠를) 준비하고 전문 강사까지 와주어서 아이들이 손쉽게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1년 동안 교육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아이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는 걸 느낀다”고 전했다. 떡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고부터는 밀가루 음식을 되도록 피하고 천연비누 만들기를 집에서도 해보면서 환경 마인드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기회가 되면 2, 3년째 교육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현대제철-(사)체험학습연구개발협회 공동 프로그램인 ‘어린이 환경교실’에 참여한 당진 송악초등학교 6학년2반 학생들이 10월15일 학교 과학실에서 ‘떡 만들기’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 체험학습연구개발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