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유통산업전의 북한상품홍보관에서 남북경협 업체의 미래를 보다
▣ 류이근 기자ryuyigeun@hani.co.kr
▣ 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들쭉 하면 술만 있는 줄 아는데, 들쭉 주스도 있습니다.” 한반도 이남에서 들쭉은 아직도 낯선 이름의 식물이다. 금강산과 개성 등 북한 지역을 다녀온 사람(2006년 말까지 160만 명)이라야, ‘들쭉술’이란 이름이 그나마 귀에 익은 편이다. 신성식(46) 금홀 대표의 푸념은 그래서 기대가 너무 큰 데서 오는 실망일는지 모른다.
낮은 인지도가 가장 큰 어려움 신 사장은 상품홍보전에 ‘백두산들쭉’ 주스를 들고 나왔다. 지난 5월23~26일 산업자원부 주최로 코엑스 태평양홀에서 열린 2007년 한국국제유통산업전에서 특별관으로 마련된 북한상품홍보관 자리다. 명절 때 백화점에서 식품을 중심으로 일회적으로 북한 상품전을 연 적은 있으나, 북한·개성공단 상품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홍보전을 열기는 처음이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4곳을 비롯해 모두 13개 업체가 행사에 참여했다. 노성호 한국무역협회 남북교역지원팀장은 “전시회를 한다는 것은 일회성에 그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지속적으로 비슷한 행사를 해나간다는 뜻”이라며 “북한·개성공단 상품이 본격적으로 국내 소비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전시회의 제목도 상품전이 아니라 ‘홍보관’이다. 소비자들에게 북한 상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고,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목표라는 게다. 북쪽에서 원료를 들여와 남쪽에서 가공해 팔거나, 거꾸로 남쪽에서 원료를 가져다가 북쪽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다시 국내로 들여온 경우에도 국내 소비자들의 낮은 인지도는 업체들이 부딪히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다. 좋은 물건을 내놔도 시장에서 알아주지 않으면 그만이다. 신 사장은 들쭉 자랑에 열을 올렸다. “김일성 주석의 건강관리를 위한 식품으로 개발된 백두산 삼지연 들쭉은 해발 800m에서 2200m의 청정지역인 백두산 고산지대에서 자생한다. 1983년 3월 북한의 천연기념물 제461호로 지정돼….” 이번 전시회에 들쭉 제품을 전시한 곳이 하나 더 있다. (주)백두산들쭉술이다. 로만손·평화·성화개성·평화제화 등 개성공단 입주업체와 전통 및 개량 한복을 생산하는 (주)자연, 그림 등 예술품을 판매하는 (주)포털아트를 제외하면, 나머지 효원물산·북남교역·백두식품·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한국체인 등은 모두 가공 농수산물 물품을 들고 나왔다. 신 사장은 “남쪽의 웰빙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으며, 노 팀장은 “북쪽 식품은 아직까지 무공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마케팅 기법만 보완하면 국내 시장 진출의 잠재력이 크다”고 전망했다. 영세해서 쉽게 체력 바닥나기도 신 사장은 첫날 10여 명의 ‘바이어’들과 상담했다. 북쪽 파트너인 개성총회사와 독점계약을 맺은 상태이지만 정작 국내 시장의 문턱이 높다. 북쪽에서 들쭉을 1년간 저온창고에 저장해 숙성시킨 다음 남쪽으로 매년 10t씩 수입한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2년이 됐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실적을 올리진 못했다. 남북경협에 앞장선 기업들은 상당수가 영세하다. 그래서 쉽게 체력이 바닥나기도 한다. 공격적인 마케팅은 꿈도 못 꾼다. 북쪽에서 들여온 건 ‘싼 것’이라는 편견도 극복해야 한다. 게다가 예측할 수 없는 정치적 돌발 변수들은 남북경협의 싹을 틔우려는 기업인들을 좌절케 할 때도 있다. 그래서 아직 누구나 알 만한, 성공한 남북경협 업체를 보기란 쉽지 않다.
▣ 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들쭉 하면 술만 있는 줄 아는데, 들쭉 주스도 있습니다.” 한반도 이남에서 들쭉은 아직도 낯선 이름의 식물이다. 금강산과 개성 등 북한 지역을 다녀온 사람(2006년 말까지 160만 명)이라야, ‘들쭉술’이란 이름이 그나마 귀에 익은 편이다. 신성식(46) 금홀 대표의 푸념은 그래서 기대가 너무 큰 데서 오는 실망일는지 모른다.

북한 상품전에 전시된 ‘삼지연 들쭉’. 북한 먹을거리는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어 남쪽의 웰빙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는 장점이 있다.
낮은 인지도가 가장 큰 어려움 신 사장은 상품홍보전에 ‘백두산들쭉’ 주스를 들고 나왔다. 지난 5월23~26일 산업자원부 주최로 코엑스 태평양홀에서 열린 2007년 한국국제유통산업전에서 특별관으로 마련된 북한상품홍보관 자리다. 명절 때 백화점에서 식품을 중심으로 일회적으로 북한 상품전을 연 적은 있으나, 북한·개성공단 상품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홍보전을 열기는 처음이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4곳을 비롯해 모두 13개 업체가 행사에 참여했다. 노성호 한국무역협회 남북교역지원팀장은 “전시회를 한다는 것은 일회성에 그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지속적으로 비슷한 행사를 해나간다는 뜻”이라며 “북한·개성공단 상품이 본격적으로 국내 소비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전시회의 제목도 상품전이 아니라 ‘홍보관’이다. 소비자들에게 북한 상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고,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목표라는 게다. 북쪽에서 원료를 들여와 남쪽에서 가공해 팔거나, 거꾸로 남쪽에서 원료를 가져다가 북쪽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다시 국내로 들여온 경우에도 국내 소비자들의 낮은 인지도는 업체들이 부딪히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다. 좋은 물건을 내놔도 시장에서 알아주지 않으면 그만이다. 신 사장은 들쭉 자랑에 열을 올렸다. “김일성 주석의 건강관리를 위한 식품으로 개발된 백두산 삼지연 들쭉은 해발 800m에서 2200m의 청정지역인 백두산 고산지대에서 자생한다. 1983년 3월 북한의 천연기념물 제461호로 지정돼….” 이번 전시회에 들쭉 제품을 전시한 곳이 하나 더 있다. (주)백두산들쭉술이다. 로만손·평화·성화개성·평화제화 등 개성공단 입주업체와 전통 및 개량 한복을 생산하는 (주)자연, 그림 등 예술품을 판매하는 (주)포털아트를 제외하면, 나머지 효원물산·북남교역·백두식품·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한국체인 등은 모두 가공 농수산물 물품을 들고 나왔다. 신 사장은 “남쪽의 웰빙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으며, 노 팀장은 “북쪽 식품은 아직까지 무공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마케팅 기법만 보완하면 국내 시장 진출의 잠재력이 크다”고 전망했다. 영세해서 쉽게 체력 바닥나기도 신 사장은 첫날 10여 명의 ‘바이어’들과 상담했다. 북쪽 파트너인 개성총회사와 독점계약을 맺은 상태이지만 정작 국내 시장의 문턱이 높다. 북쪽에서 들쭉을 1년간 저온창고에 저장해 숙성시킨 다음 남쪽으로 매년 10t씩 수입한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2년이 됐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실적을 올리진 못했다. 남북경협에 앞장선 기업들은 상당수가 영세하다. 그래서 쉽게 체력이 바닥나기도 한다. 공격적인 마케팅은 꿈도 못 꾼다. 북쪽에서 들여온 건 ‘싼 것’이라는 편견도 극복해야 한다. 게다가 예측할 수 없는 정치적 돌발 변수들은 남북경협의 싹을 틔우려는 기업인들을 좌절케 할 때도 있다. 그래서 아직 누구나 알 만한, 성공한 남북경협 업체를 보기란 쉽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