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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재테크클리닉/ 대출 역경매, 클릭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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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3-1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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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금융기관이 조건 제시하며 입찰… 설정비·수수료 등 꼼꼼히 비교해야

서울 잠실 주공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선옥씨는 몇년 전 이사오면서 3천만원의 대출금을 받아 썼는데 금리가 연 11.5% 수준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시대엔 억울하다는 생각에서 은행에 문의를 했더니 10.0%까지 내려줄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흡족하지 않아 다른 금융기관에 대출상담을 해보니 번거롭고 시간도 많이 걸릴 것 같아 꺼려졌다.

김씨 같은 이들을 위해 ‘인터넷 대출의 꽃’이라고 불리는 대출 역경매 사이트가 있다. 대출 역경매 사이트는 무료회원 가입 뒤 자신이 원하는 대출조건을 제시하면 사이트 참여 금융기관이 경쟁적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입찰이 이뤄진다. 고객은 싼 대출을 받을 수 있고, 금융기관으로선 대출상담에 드는 시간과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주부 김씨가 해당 사이트에 접속, 본인 신상과 원하는 대출금액, 담보로 제공할 아파트 평수 및 관련 사항을 역경매 사이트에 투입한 결과 금융기관에서 일제히 입찰이 들어왔다. 각 금융기관들은 경쟁적으로 금리가 낮다는 점과 기타 부대서비스 혜택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김씨는 입찰 때 아예 기존 대출을 갚는다는 조건도 덧붙였다.

김씨는 이를 통해 금리가 제일 낮고(8%), 부대비용도 가장 싼 한 은행을 골랐다. 결과적으로 다달이 약 8만7천원(1년에 약 100만원)씩 대출이자 부담을 줄인 셈이다. 이 은행 저 은행 돌아다니며 금리, 부대조건을 묻지 않고 안방에 앉아서 편하게 대출승인을 받는 편리함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대출 역경매 전문 사이트의 대표격은 론프로(www.loanpro.co.kr). 이 사이트에는 현재 은행, 보험사 등 20여개 금융기관 1천여개 지점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를 통하면 대출상품 정보를 얻기 위해 일일이 은행에 문의하거나 자료를 찾는 번거로움을 훨씬 덜 수 있고 가장 좋은 조건을 소비자가 직접 선택(낙찰)할 수 있다.

일단 낙찰이 되면 낙찰된 금융기관의 지점을 방문해 대출 서류에 자필 서명하고 대출관련 서류(등기권리증,인감증명서등)를 제출하면 약 3일 뒤 본인의 계좌에 대출금이 입금된다. 주부 김아무개씨가 대출 역경매 때 부담할 수수료는 전혀 없다. 입찰에 참여한 금융기관이 대출 역경매 사이트 업체에 중개 수수료를 대신 부담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담보 대출뿐만 아니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직장인대출 등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 들어 소액 신용대출의 중개건수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가 유의해야 할 점은 입찰 때 단순히 낮은 금리만 비교하지 말고 근저당권 설정비, 중도상환 수수료는 등에 대한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 금리가 아주 싼 만큼 분명한 단서 조항이 붙어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7∼8%대 금리는 3개월마다 변하도록 설계돼 있는 경우가 많아 앞으로도 계속 싸다고 장담할 수 없다.

중도상환 때 내는 벌칙성 수수료도 제각기 다르므로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 따라서 자신의 자금상환 능력에 맞는 대출방식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대출 신청인의 개인 신상정보와 희망 대출기간, 상환방법을 정확히 투입해야 한다. 입찰 금융기관은 인터넷상에 기재된 것을 사실 그대로 판단하여 심사하므로 정확하지 않은 자료를 입력할 경우 최종 대출 실행 시점에서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주로 인터넷상으로 이루어지지만 결국 인감증명서, 등기권리증 등은 법률적 성격 때문에 고객이 직접 은행에 제출하여야 한다.


민병걸/ 하나은행 송파지점 PB(프라이빗 뱅커) yesmin@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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