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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돈이 된 아이디어] 디지털 시대의 사랑 ‘뿌까’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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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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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캐릭터는 브랜드이기에 앞서 하나의 생명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캐릭터의 독특한 성격과 행동 양식을 통해 감성적 동질성과 기쁨, 재미 등을 느낀다. 여기에서 캐릭터에 대한 소유욕과 수요가 생긴다.

지난 2000년 2월 처음 선보인 (주)부즈의 ‘뿌까’(www.puccaclub.com) 캐릭터는 2002년 매출 160억원, 2003년 230억원, 지난해 4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1천억원대를 예상하고 있다. 뿌까는 공개 당시 이동통신 캐릭터와 온라인의 플래시 e카드 서비스로 소개됐다. 공개된 지 두달 만에 80만통의 뷰(소비자들의 뿌까 플래시 애니매이션 접속 횟수)를 기록해 우리나라 인터넷 캐릭터의 대표주자로 떠오를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2003년 ‘캐릭터 백서’에 따르면, 뿌까는 국산 캐릭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10%(1998)에서 35%(2002)로 올린 주역이다. 뿌까 캐릭터를 단 상품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현재 68개국에서 2500여개 품목에 걸쳐 생산·판매되고 있는데, 총매출액의 90%를 유럽·동남아 등 해외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음·야후·MSN의 플래시 애니메이션에 지속적으로 연재되고 있고, SK텔레콤·KTF 등 이동통신용 캐릭터 서비스, 싸이월드 아이템 서비스, 그리고 개인휴대단말기(PDA) 및 게임·3D 콘텐츠 분야에도 뿌까 캐릭터가 사용되고 있다.


뿌까가 국내외에서 베스트 캐릭터 상품으로 등장한 비결은 뭘까? 뿌가 캐릭터의 스토리는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감성테마를 기본 줄거리로 삼고 있다. 거룡 중국집 막내딸인 찐빵머리 뿌까는 자장면을 무지무지 좋아하고, 언제나 제멋대로 왈가닥 같지만 사랑스러운 젓가락 댄스를 추는 10살 소녀다. 늘 뿌까 옆에 등장하는 ‘가루’는 번개 같은 점프력과 비범한 착지를 자랑하는 고대 닌자의 후예로, 뿌까에게 찜당한 12살 소년이다. 그리고 가루를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는 고양이 ‘미오’가 이들과 함께한다. 돌발적 애정공세 같은 뿌까의 행동은 온라인 e카드를 타고 독특한 사랑의 메신저로서 하나의 생명체로 인정받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제조업체들로부터 주목받으며 대표적인 국산 캐릭터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뿌까와 가루의 스토리는 중국 경극의 장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부즈 김유경 부사장은 “강한 남자와 그 남자를 지배하는 익살맞은 여성의 이미지가 표현된 경극 장면을 보고 뿌까의 사랑표현 방식의 스타일이 연상됐고, 인터넷과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미디어에 어울리는 캐릭터로 심플하면서도 강한 색상을 개발 콘셉트로 잡았다”며 “부드럽고 내숭떠는 소녀가 아니라,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좋아하면 바로 키스해버리는 등 인터넷 시대에 맞게 사랑을 표현하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초대박 캐릭터 상품인 미키마우스·키티·피카추·마시마로·둘리 등은 텔레비전과 만화책 등을 통해 캐릭터가 알려지고 가치가 높아진 옛 방식인 반면, 뿌까는 모바일과 웹 등 디지털에 최적화한 것이 성공 요인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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