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의장의 애매모호한 화법과 막강한 영향력… 일본 외환시장 개입에 직설적 비판해 논란
왕윤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
78살의 노익장을 과시하는 전형적인 뉴요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이하 연준) 의장의 애매모호한 화법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그의 막강한 영향력을 감안할 때 그린스펀 의장이 암시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세계경제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1987년 레이건 대통령 시절에 미 연준 의장으로 임명된 뒤 네 번째 임기를 마치고 올해 다시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그린스펀의 세계경제 읽기는 때때로 논쟁거리를 제공한다.
지난 3월2일 그린스펀 의장은 뉴욕 경제클럽에서 연설했는데, 그의 연설에서 두 가지 점이 흥미를 끌고 있다. 하나는 그동안 직설적 화법을 기피해온 그린스펀 의장이 이례적으로 일본의 외환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는 점이다. 특정 국가를 구체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표현인데도 그는 일본 정부를 겨냥해서 엔화가치 상승을 저지하기 위한 과도한 외환보유고 증가에 대해 비난했다.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도 시사 사실 지난 한해 동안 일본은 2천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 증가를 통해 상대적으로 달러 약세-엔 강세에 대응했다. 그동안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 문제가 선진 7개국(G7)을 중심으로 주요 관심사였으나, 이번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은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을 눈감아주던 미국의 입장이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최근 도쿄를 방문한 쾰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금융 시스템의 안정과 디플레이션 방지를 위한 실용주의적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쾰러의 지적과 그린스펀 의장의 공개적 일본 비난은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약 달러 정책에 멍드는 유럽경제를 바라볼 때 쾰러는 일본에 대해 심정적으로 동정적 발언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반면에 그린스펀 의장은 일본이 디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엔화 강세를 용인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이해하지만, 일본 경제가 최근 빠른 속도로 회복 기조를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더 이상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을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 중에서 관심을 끄는 다른 하나는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이다. 그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현재 시장친화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장기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정 시점이 되면 더욱 중립적인 상태로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그린스펀의 발언은 현재 1%의 초저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원론적으로 언젠가는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밝힌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마치 그의 발언이 조기 금리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이면서 달러화는 초강세로 반전했고 주가는 하락했다. 부시 대통령은 뭘 기대할까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감안할 때 달러화의 안정적 약세 유도가 바람직한데도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여 나타나는 달러화의 폭락과 이에 따른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달러 약세에 대한 지지 발언과 달러 반등과 직결되는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사는 상호 모순되는 측면이 있다. 대선을 앞두고 재선을 노리는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그린스펀 의장이 당분간 금리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펀 의장. 1987년부터 네 번째 연임을 하고 있는 그의 발언은 여전히 파급력이 크다.(GAMMA)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도 시사 사실 지난 한해 동안 일본은 2천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 증가를 통해 상대적으로 달러 약세-엔 강세에 대응했다. 그동안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 문제가 선진 7개국(G7)을 중심으로 주요 관심사였으나, 이번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은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을 눈감아주던 미국의 입장이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최근 도쿄를 방문한 쾰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금융 시스템의 안정과 디플레이션 방지를 위한 실용주의적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쾰러의 지적과 그린스펀 의장의 공개적 일본 비난은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약 달러 정책에 멍드는 유럽경제를 바라볼 때 쾰러는 일본에 대해 심정적으로 동정적 발언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반면에 그린스펀 의장은 일본이 디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엔화 강세를 용인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이해하지만, 일본 경제가 최근 빠른 속도로 회복 기조를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더 이상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을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 중에서 관심을 끄는 다른 하나는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이다. 그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현재 시장친화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장기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정 시점이 되면 더욱 중립적인 상태로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그린스펀의 발언은 현재 1%의 초저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원론적으로 언젠가는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밝힌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마치 그의 발언이 조기 금리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이면서 달러화는 초강세로 반전했고 주가는 하락했다. 부시 대통령은 뭘 기대할까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감안할 때 달러화의 안정적 약세 유도가 바람직한데도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여 나타나는 달러화의 폭락과 이에 따른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달러 약세에 대한 지지 발언과 달러 반등과 직결되는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사는 상호 모순되는 측면이 있다. 대선을 앞두고 재선을 노리는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그린스펀 의장이 당분간 금리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