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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콜레스테롤 수치를 적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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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1-0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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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6년 프랑스의 화학자 드 라살이 담즙에서 비눗물 같이 생긴 ‘노르스름한 물질’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그 뒤 1913년 러시아의 병리학자 안티슈코프가 토끼에게 극도로 기름진 먹이를 먹인 결과, 토끼의 동맥에서 콜레스테롤 침전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1947년에 미국의 키즈 박사는 선진국을 대상으로 한 통계조사에서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발생되는 심장질환과 음식물 섭취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일러스트레이션 | 방기황
이때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높은 나라가 핀란드였고, 그 다음이 미국이었으며, 가장 낮은 나라가 일본이었다. 같은 일본인이라 하더라도 미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이 일본 현지인보다 10배나 더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였다. 이를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는 음식물 섭취와 직결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해마다 늘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콜레스테롤(cholesterol)은 우리 몸의 새로운 세포와 일부 호르몬을 생산하는 필수 영양소이다. 매사가 그렇듯 적당할 때는 한없이 고마운 건강 성분이지만 지나칠 때는 미운 건강 파괴범 노릇을 한다. 콜레스테롤은 인간의 혈액과 조직에서 발견되는 몇 가지 지방 복합물 가운데 하나이다. 이것은 육류·달걀·우유·조개류 등에 많이 들어 있고 서양 사람들이 즐겨 먹는 버터나 치즈에도 많이 있다. 몸 안에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이 축적된 사람들에게는 동맥이 굳어지는 동맥경화증이 생길 확률이 높고, 동맥경화증은 심장질환(심장마비, 협심증 등)과 뇌혈관 질환(중풍, 고혈압 등)과 깊은 관련이 있다.

모든 사람의 체내에는 콜레스테롤과 결합하는 12종 이상의 단백질이 존재한다. 그 중 하나가 저밀도 리포프로테인(LDL·Low Density Lipoprotein)인데, 이 단백질은 콜레스테롤을 모아 세포 안에 축적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또 다른 단백질인 고밀도 리포프로테인(HDL·High Density Lipoprotein)은 과도한 콜레스테롤을 수거해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가능한 한 200 아래로 유지하는 게 좋다. 220이 넘으면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예컨대 육류 등 동물성 지방질 섭취를 줄이고 두부 등 식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고 운동량을 늘이는 것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낮으면 위암이나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니,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게 ‘적당히’ 유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세일 |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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