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동 천자문
김성동 지음, 청년사(031-955-4888) 펴냄, 2만5천원
<만다라>의 작가 김성동씨가 천자문에 현대적 해석의 옷을 입혔다. 유학자인 할아버지에게 천자문과 한학을 익혔다는 그는 천자문이 구닥다리 글 배우기 책이 아닌, 중국의 역사와 천문, 지리, 통치철학 등이 담긴 교양서임을 보여준다. 또 이규보의 문집이나, 박목월·김지하의 시, 인혁당 사건 같은 한국 현대사까지 종횡무진하며 이 책을 훨씬 풍부하게 읽게 한다. 동서고금의 사건과 글을 아우르는 지식과 생각의 깊이, 아름다운 문체가 돋보인다.
이경자 지음, 실천문학사(02-322-2164) 펴냄, 9천원
꾸준히 여성 문제를 다룬 작품을 써온 이경자씨의 새 소설. 30대 후반의 무용가이자 대학교수인 성공한 여성 손하영은 아내와 딸, 어머니로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고통스러워한다. 그가 공연하는 작품인 함경도 무가 <도랑선비 청천각시>를 매개로, 어린 시절 폭력적인 가부장적 아버지에 굴복해 어머니를 경멸해온 한 여성이 무의식의 위기를 겪으며 어머니와 화해하고, ‘진정한 여성성과 모성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렸다.
서른아홉살에 여성학을 공부하기 시작해 이제 예순살을 눈앞에 둔 ‘여성학자’ 박혜란의 여자와 남자,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 ‘행복한 페미니스트’임을 자부하는 그는 전업주부와 취업주부가 서로 이해하고 돕기를 바라고, 결혼을 두려워하게 된 남자들의 이야기에도 귀기울이며, 페미니스트로서 느끼는 지난 20년간의 변화 등을 이야기한다. 자신에게서 출발해 세상에 솔직한 이야기를 건네는 특유의 여유 있는 글쓰기를 만날 수 있다.
전시기획자이자 미술평론가에서 5년 전 ‘목수’로 전업한 김진송씨가 지난 1년간 새롭게 깎아 만든 116가지 ‘물건’의 사진과 이야기 79편을 모았다. 쪽동백나무·단풍나무·물푸레나무·흑단 등 갖가지 나무들과 톱날·볼트·너트 등을 활용해 솜씨 좋게 만든 앙증맞은 ‘생각이 자라는 바위’ ‘붙잡힌 외계인’ ‘삽새의 전설’ 등과 그들을 주인공 삼아 풀어난 짤막한 단편동화에서 유쾌한 상상력을 보게 된다.
세계 제1의 도시로 꼽히는 뉴욕은 어떻게 형성됐는가. 시작은 거대한 사기극이었다. 네덜란드인들은 사유재산 개념이 없는 원주민들을 속여 24달러를 주고 맨해튼을 사들여 ‘뉴암스테르담’이라 불렀고, 곧이어 이곳을 차지한 영국인들은 이름을 뉴욕으로 바꿨다. 이 책은 해적들과 밀수꾼의 모항이던 이곳이 유럽대륙과의 무역 중심지로 성장하고, 미국의 첫 수도가 되었다가 자본주의와 다양성이 갈등하는 활력 있는 도시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준다.

그 매듭은 누가 풀까
이경자 지음, 실천문학사(02-322-2164) 펴냄, 9천원

여자와 남자 박혜란 지음, 웅진닷컴(02-3670-1826) 펴냄, 9천원

나무로 깎은 책벌레 이야기 김진송 지음, 현문서가(02-723-2961) 펴냄, 9800원

뉴욕의 역사 프랑수아 베유 지음, 문신원 옮김, 궁리(02-878-8341) 펴냄, 1만8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