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은 몸과 건강, 행복의 주춧돌이다. 발이 우리의 몸을 온 종일 떠받들고 있으니 몸의 주춧돌이 되는 것이요, 몸의 다른 부분이 모두 건강해도 발이 아프면 이를 즐길 수 없으니 건강의 주춧돌이라 하는 것이며, 발이 아프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고 가고 싶은 곳에도 갈 수 없으니 행복의 주춧돌이 되는 셈이다. 이렇듯 발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임에도 정작 발의 주인인 우리는 발을 무시하고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우선 발에 대한 편견이 심하다. 고린내 나는 더러운 부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컨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발을 어디다 올려놓느냐”라든가 “발을 저리 치우지 못하겠느냐?” 하면서 꾸짖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밖에서 더러운 것을 밟거나 오랫동안 씻지 않으면 고린내가 날 수도 있다. 발 고린내는 땀에서 나는 냄새가 아니다. 발가락 사이나 양말에서 자라나는 박테리아가 뿜어내는 가스 냄새가 바로 고린내다. 발을 깨끗이 관리하면 발 고린내는 나지 않는다. 손에 마비가 와서 주먹을 꼭 쥔 채 잘 펴지지 않는 경우 손가락을 억지로라도 펴서 잘 씻지 않는다면 손에서도 아주 독한 고린내가 난다. 이것도 박테리아가 뿜어내는 가스 냄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발을 경시하는 것은 발에 대한 이해부족 때문이기도 하다. “발이 좀 아픈 것”은 대수롭지 않은 그저 있을 수 있는 일일 뿐이라는 태도다. 걷도록 설계된 신체 부위가 좀 걸었다고 아픈 것은 정상이 아니다. 눈은 보는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인데 무엇을 좀 보았다고 눈이 아프다면 정상이라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픈 발은 무조건 “잘못된 발”이다. 발은 무리하게 쓰지 않았다면 아프지 않아야 한다. 1970년대 중반 미국과 유럽에서 ‘발반사 요법’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발 관리사가 각광받고 있다. 족과 의사가 없는 상황에서 아픈 발을 관리해주는 전문가들이 생기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발을 더운 물에 담그거나 마사지를 하고 깨끗이 관리하는 행위는 인체에 도움이 된다. 발의 혈액순환을 도우면서 피곤을 풀고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켜 통증을 가라앉히며 피부병을 예방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신의 긴장도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기에 몸과 맘의 스트레스를 줄여 간접적으로나마 전신 건강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발 반사요법으로 여러 가지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주장은 아직 의학계에서 과학적으로 검증되지는 않았다. 발 반사요법의 임상적 연구는 앞으로 의학자들이 풀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다.
전세일 |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일러스트레이션 | 방기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