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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12-0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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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광고에는 신제품이 없다

이강우 지음, 살림(02-396-4291~3) 펴냄, 1만원

과일주스 광고 하나로 온 나라에 “따봉!”이란 낯선 외국어를 전파한 사람. 한물 갔다 싶던 간식거리를 일약 ‘정을 담는 과자’로 바꾼 사람. 광고기획가 이강우씨다. 그는 수많은 명카피를 생산한 것말고도, 카피라이터보다 활동 범위가 더 넓고 광고감독처럼 카메라를 직접 잡지 않는 ‘광고기획가’(CM 플래너)라는 직업을 우리나라에 처음 선보였다. 동아방송 라디오PD로 일하다가 CM부서로 발령나 광고와 맺은 인연을 시작으로 30여년 광고인생 동안 느낀 철학과 경험을 풀어놓았다.

현대건축과 뉴 휴머니즘


임석재 지음, 이대출판부(02-3277-3163) 펴냄, 2만5천원

건축계에서 임석재 교수(이화여대)는 다독·다작의 연구자로 유명하다. 이 책은 서양건축과 한국 현대건축에 대해 촘촘한 비평의 그물망을 짜온 그가 오늘날 건축 현실을 바라보는 ‘복잡다단한 심사’를 담은 것이다. “엘리트 건축가들은 외국의 경향을 좇기에 급급하고, 우리 조형 환경은 삭막해져가고, 건축의 공공성은 무관심 속에 묻혀 있다.” 그는 전통건축을 재해석해 교훈을 얻고 평범한 일상에서 정체성을 찾아 이를 새롭게 건축 속에 녹여내는 ‘뉴 휴머니즘’이 희망이라고 말한다.

콜럼버스에서 룰라까지 - 중남미의 재발견

송기도 지음, 개마고원(02-326-1012) 펴냄, 1만원

“불쌍한 멕시코! 너는 하느님과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미국과는 너무 가까이 있구나.” 20세기 초 멕시코의 독재자 디아스의 탄식은 대부분 중남미 나라들에 적용된다. 미국이 재채기 한번 하면 몸살을 앓는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도 비슷하다. 7년 전 강준만 전북대 교수와 함께 쓴 <콜럼버스에서 후지모리까지>를 바탕으로 그동안 중남미 정치의 변화상을 집중 조명했다. 수탈과 정복, 혁명의 역사를 짚으며 ‘부단한 외세와의 갈등과 또 그에 따른 조화와 적응’이라는 관점에서 중남미를 해석한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구자형 지음, 안그라픽스(02-734-8541) 펴냄, 9500원

소설은 자주 영화로 변신하지만 그 반대는 드물다. 이 책은 동명의 영화(임순례 감독)를 글로 엮은 ‘기획소설’이다. 여자보다 기타 여섯줄을 더 사랑한 주인공 최기타의 음악과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당신이 좋아 선택한 것이 아무런 해답을 주지 못할 때도 있다. 그저 흐르는 음악처럼 인생도 흘러갈 테니까. 인생은 살수록 힘들고, 살수록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오랫동안 방송작가로 활동해온 지은이는 가난해도 연주를 포기하지 않는 언더그라운드 연주자들에게 마음껏 러브콜을 보낸다.

디지털 시대의 영상문화

최혜실 지음, 소명출판(02-585-7840) 펴냄, 1만4천원

국문학 연구자인 지은이는 언젠가부터 “삶의 주변에서 움직이는 이야기들을 발견했다”. 이야기가 활자를 뛰쳐나와 만화·애니메이션·컴퓨터게임, 광고 등에서 생생히 움직이는 현장을 직시한 것이다. 지은이는 종래 인쇄 매체에서 문자로 생산·교환·소비되던 정보나 이야기들이 디지털 매체에서도 ‘스토리’를 만들며 꽃을 피워나가고 있다고 본다. 온도별로 색깔이 변하는 전자섬유, 시계·전등에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스마트 객체기술 등이 어떻게 세상의 소통 구조를 변모시키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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