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JVC 재즈페스티벌… 정상급 뮤지션 참여 · 비싼 공연 ‘옥의 티’
20년 전통의 ‘JVC 재즈페스티벌’이 오는 12월12일과 13일 이틀 동안 서울 올림픽홀(예매문의: 1544-1555)에서 열린다. 해마다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시작해 미국 전역과 유럽 등 10여 군데를 순회하는 이 재즈 축제의 올해 마지막 무대이다. 지금까지 참가한 연주자가 4만3천명에 달하고, 관객 수가 3600만명을 헤아리는 이 세계적인 음악 축제가 아시아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 일본·중국 등 경쟁국을 제치고 한국이 그 첫 무대의 장소로 결정되었다.
재즈 애호가들 설레게 하는 무대
이번 무대가 기다려지는 것은 무엇보다 현대 재즈를 이끌어가는 뮤지션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인데, 공교롭게도 이번에는 기타리스트들이 대거 참여한다. 먼저 12일에는 지난해 내한해 4회 공연의 조기 매진을 기록하며 최고의 인기를 과시한 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가 베이시스트 크리스천 맥브라이드, 드러머 안토니오 산체스와 함께 참가한다. 최근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재즈 보컬 나윤선도 한국을 대표해 국제적인 연주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13일에는 2001년 스티브 루카서와의 내한공연, 2002년 ‘포플레이’ 내한공연으로 국내 재즈 애호가에게 감동적 무대를 선사한 기타리스트 래리 칼튼이 사파이어 블루스 밴드를 이끌고 참여하고, 재즈는 물론 록과 클래식 등 장르를 초월한 재즈 기타의 거장이자 포플레이의 원년 멤버인 리 릿나워는 일본의 대표적 퓨전밴드인 ‘T-스퀘어’ 출신의 색소포니스트 혼다 마사토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
전례 없이 재즈의 거장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이번 무대가 재즈 애호가들에게는 분명 즐겁고 설레는 무대이다. 하지만 아쉬운 구석도 눈에 띈다. 페스티벌이라고 하면 무릇 연주자와 일반 대중이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되어야 하는데, 이번 무대가 일반인의 참여는 결여되어 있는, 연주자 수가 많은 조금 규모가 크고 비싼 ‘공연’인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아울러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좀더 많은 한국 뮤지션들이 참여했으면 하는 욕심도 생긴다.
한국적 재즈페스티벌은 언제일까
그러나 첫술에 배부르랴. 이런 자리가 많이 만들어질수록 우리만의 재즈 축제도 가능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국제 재즈페스티벌 기구(International Jazz Festival Organization, www.ijfo.org)에는 조그맣게 시작해 지금은 규모와 수준에서 국제적인 페스티벌로 성장한 재즈페스티벌들이 많다. 이들은 자기만의 전통을 유지하면서 관광 효과까지 톡톡히 누리고 있다.
상상해보자. 한강 둔치도 좋고 작은 산골 마을도 좋다. 청소년 재즈밴드부터 빅밴드까지 재즈 공연은 물론이고, 국악·록·클래식 등과 함께하는 크로스오버 공연도 펼쳐진다.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잔디에 앉아 음식을 나누며 재즈를 즐긴다. 많은 기업과 자치단체가 후원하기 때문에 값비싼 티켓은 필요 없다. 유명한 외국 뮤지션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된다. 나중에는 이들이 스스로 찾을지도 모른다. 어서 우리에게도 이런 멋진 ‘한국적’ 재즈페스티벌이 생기기를 바라며, 이번 JVC 재즈페스티벌이 그 초석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최용석 | 공연기획가 · jazzfamily.com 대표

▷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리는 JVC 페스티벌에는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