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타이 손 쇼팽집>
당 타이 손(45)은 베트남 출신으로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는 피아니스트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태어난 그는 프라하 음악원을 나온 어머니의 영향으로 세살 때부터 피아노 앞에 앉았다.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자 먼 시골 마을로 피신했는데 어렵사리 피난지에서 피아노를 구해 ‘미군의 폭격이 쏟아지는 베트남 하늘 아래서 연습했다’는 전설 같은 실화가 전해진다. 전쟁 뒤 러시아로 유학해 블라디미르 나탄슨 등을 사사하며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10년 동안 공부한 그는 1980년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1위를 비롯해 3가지 특별상을 휩쓸고 화려하게 데뷔했다. 지난 11월16일 내한공연에 맞추어 나온 세 가지 음반은 <쇼팽 녹턴 전집> <쇼팽 협주곡 NO.1~2> <쇼팽 명곡집>이다. 흔히 ‘피아노의 시인’이라고 불리는 쇼팽의 감상적이고 낭만적인 성향이 잘 드러나는 작품은 밤의 몽상적 심상을 자유롭고 섬세한 터치로 그려낸 <녹턴>(야상곡)일 것이다. <쇼팽 녹턴 전집>은 당 타이 손이 특유의 과장되지 않은 담백한 터치, 의연한 기교, 청명한 음색으로 표현한 음반이다. 쇼팽은 생전에 두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남겼는데, 둘 다 19살과 20살의 ‘싱싱한 청춘’기에 작곡한 것이다. 오케스트라 부분은 주제 전개가 뚜렷하지 않다, 치졸하다 등의 혹평을 들은 반면, 피아노 솔로 연주 부분은 아름다운 꾸밈음과 독창적 멜로디로 이름 높다. 당 타이 손은 강물 위에 비치는 햇살의 반짝임 같은 미묘한 음의 변화를 낚아채 우아하고 섬세한 연주를 들려준다. 이번 협주곡 음반은 폴란드 출신의 지휘자 예르지 막시무크의 지휘로 역시 폴란드에서 탄생한 소형 편성의 오케스트라, 신포니아 바르소비아와 협연했다. <쇼팽 명곡집>은 <이별의 노래> <강아지 왈츠> <전주곡 15번 빗방울> 등 우리 귀에 선율이 익숙한 15곡을 뽑아 담았다. C&L뮤직.
<패션 오브 칼라스>
쇳소리가 나는 듯 둔탁하면서도 쭉쭉 내뻗는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 극적인 인생, 화려한 외모의 마리아 칼라스는 사후 26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소프라노들의 전설로 살아 있다. 20세기 ‘불멸의 디바’ 마리아 칼라스 탄생 80돌을 맞아 아리아 명연주곡 29곡을 담았다. <방금 들린 그대 음성>(<세비야의 이발사>의 활기찬 매혹, <정결한 여신>(<노르마>)의 우아한 당당함,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토스카>)의 서글픈 격정 등 그의 노래 속에는 다양한 감정과 스타일이 녹아 있다. 그것은 가난한 그리스 이민자의 자식에서 전 세계 오페라 무대의 여신으로, 육중한 몸무게의 소프라노에서 날씬한 스타로의 변신, 화려한 삶의 이면에 드리운 사랑의 실패 등 그의 굴곡진 인생 여정과도 닮아 있다. 칼라스의 아리아에 등장하는 수많은 주인공들은 그의 분신 자체였다. EMI클래식.

<패션 오브 칼라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