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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자연치유력을 높이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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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10-0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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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매슬로 박사는 ‘욕구단계설’이라는 설득력 있는 이론으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인간의 욕구를 다음의 다섯 가지로 구분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생리 욕구이다. 배고프면 먹고 싶어지는 식욕, 피곤하고 잠이 부족하면 자고 싶어지는 수면욕, 이성을 보면 짝짓고 싶고 자기 종족을 번식하고 싶은 성욕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는 세포 단위의 욕구라 할 수 있다.

다음은 안전 욕구이다. 생리적 욕구 단계에서 만족을 취하고 나면, 즉 실컷 먹고 나면 안전하게 쉴 곳을 찾게 된다. 배불리 먹은 짐승이 어슬렁어슬렁 동굴이나 우리로 찾아들어가서 쉬는 것과 같다. 사람도 안전하고 편안한 것을 추구한다. 이것은 한 개체 단위의 욕구다.

일러스트레이션 | 방기황
그 다음은 소속감 욕구이다. 어떤 형태로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욕구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다 홀로 있는 것을 두려워한다. ‘왕따’당하는 것을 무서워한다. 그래서 어떤 무리에 속하고 싶어한다. 가족을 이루는 일,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 어떤 조직이나 단체에 속하는 일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이것은 사회적 단위의 욕구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에 이른다. 자기가 자기를 인정하지 못하면 자신감이 없어지고 의욕을 상실하고 우울증에 빠진다. 무시당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알아주기를 바라는 욕심이다. 명예욕이 여기에 속한다. 또 이것은 역사적 단위의 욕구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자기성취(self-fulfillment)의 욕구로 나아간다. 순수하게 자기가 최고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다. 자신과 타인 사이에 경계를 두지 않고 세상과 이웃을 위해 이타심을 발휘하고자 한다. 전체가 하나이기 때문에 “남도 나”라는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깨달음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게 한다. 더 먹고 싶고, 더 편안하고 싶고, 더 의지하고 싶고, 더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는 초월한 상태다. 절대자와 하나가 되고 싶어하는 가장 높은 차원의 욕구다. 욕구 수준이 높을수록 쾌감도가 크고 자기성취의 단계에 이르러야 최고의 기쁨을 맛볼 수 있으며 마르지 않는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다.

욕구가 크면 클수록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욕구단계설에 따르더라도 사회적 인정의 욕구까지는 건강과 반비례한다. 오직 자기성취의 단계에 이르러서야 저절로 건강이 좋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내 마음이 온 우주와 하나가 되고 절대자와 하나가 될 때, 내 몸속에 내재한 자연치유력이 최대한으로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전세일 |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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