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 한영애 ‘비하인드 타임’
10월2~5일 서울 대학로 폴리미디어 씨어터(02-3675-3711, 546-7842)
무대에 조명이 켜지면 붉은 휘장을 젖히고 신여성 차림의 한영애가 등장한다. 아코디언과 트럼펫 연주가 고즈넉이 흐르는 무대에서 읊조리듯 부르는 <사의 찬미>, 최대한 장식을 배제한 간결한 무대에서 일제시대의 대표적인 노래인 <강남달> <황성옛터> <굳세어라 금순아> <목포의 눈물> 등과 빨치산들의 애창곡이었던 <부용산> 정감어린 동요 <따오기>,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애수의 소야곡>과 블루스의 애절한 느낌이 가득한 <외로운 가로등> 등이 한영애 특유의 강렬하고 개성 있는 목소리를 타고 들려온다.
1920~50년대 트로트를 재해석한 음반 <비하인드 타임>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한영애가 소극장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비하인드 타임>의 노래들을 불러 관객을 수십년 전의 낯선 공간으로 데려간다. 좀처럼 공연에 게스트를 초대하지 않던 그는 처음으로 데뷔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인 개그맨 전유성을 초대손님으로 불러 관객과 함께 막간 이야기 마당을 보여준다. 여성문화예술기획이 후원한다.
한영애는 또 처음으로 뮤직비디오 <외로운 가로등>을 찍고 있다. 감독은 <살인의 추억>을 만든 봉준호. “한영애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며 대학 시절부터 한영애의 왕팬임을 자처하는 봉 감독이 연출하고, <살인의 추억>의 스태프들과 김뢰하·박노식 등 조연배우들, 인터넷을 통해 뽑힌 젊은이들이 등장해 외로운 가로등 아래서 펼쳐지는 다양한 연인들의 로맨틱한 키스 장면을 보여준다.
콘서트 | 김두수 9월26일 오후 8시 서울 명동 YWCA 마루홀(02-3705-6007)
한국 포크의 고향이자 1970년대 청년문화의 부활로 포크음악 팬들 사이에서 관심을 모았던 ‘청개구리홀 콘서트’ 무대에 80년대의 대표적인 포크음악가이며 좀처럼 대중 앞에 서지 않아 ‘은둔자’로 불리는 김두수가 선다. 86년 데뷔 음반을 낸 뒤 지인들 대상의 비공식 공연은 몇번 열었으나 공식 콘서트는 이번에 처음이다.
장르를 규정하기 힘들 만큼 독특한 가락과 내면으로 침잠해 부르는 꿈과 이상의 노래로 포크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 시대의 가인’으로까지 불리는 그는 신비감을 자아내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와 한국적 서정을 밑바탕으로 한 실험적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 죽음을 넘나들 만큼 심했던 병 때문에 강원도 대관령 자락의 두메에서 10년 동안 은둔 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히 곡을 쓴 그는 지난해 11년 만의 4집 음반 <자유혼>을 내놓았고, 음악 네티즌들에 의해 2002년 한국대중음악 최고의 음반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프로그레시브한 느낌이 강한 <들꽃>부터 <기슭으로 가는 배> <나비> <보헤미안> <새벽비> <저녁강> 등을 부른다.
콘서트 | 동물원과 함께 가는 ‘가을소풍’ 10월3일 오후 6·10시, 4일 오후 6시 양평 용문산 야외공연장(1588-1555, 02-525-6929)
<거리에서> <혜화동> 등 잔잔하고 편안한 노래를 들려주는 그룹 동물원이 경기도 양평 용문산 야외공연장에서 여는 이번 콘서트는 여행, 식사, 공연이 어우러진 1일 휴가 콘서트라는 새로운 형식이다. 단풍의 아름다움이 시작되는 10월 첫쨋주 맑은 공기가 있고 푸른 나무가 있고 좋은 음악이 있는 곳에서 부모와 아이들이, 연인들이 함께 보는 공연이다. “자유롭게 열려 있는 야외공간에서 고운 노래를 들으며 하늘의 별도 세어보고, 발 밑의 잔디도 차보고 잠이 오면 엄마 아빠 어깨에 기대 잠들어도 되는 짧은 여행 겸 공연”이라는 것이 기획사의 설명이다. 산채비빔밥과 생맥주, 커피, 왕복 교통편을 제공하며 입학 전 어린이는 무료로 입장한다. 3∼4일 오후 6시 공연 외에 3일에는 밤 10시에 달빛 아래에서 펼치는 연인들을 위한 심야 콘서트도 마련된다.
15년 전 대학생 7명이 결성해 지금까지 11장의 음반을 발표하면서 <널 사랑하겠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말하지 못한 내 사랑> <변해가네> 등으로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동물원은 현재 박기영, 유준열, 배영길 등 3명이 이끌어가고 있다.
이날 공연을 위해 ‘예쁜 가사쓰기 이벤트’도 실시한다. 기획사 쎌인터내셔널 홈페이지(www.ecell.co.kr)에 ‘예쁜 가사’를 올리면 1등을 선정해 동물원이 직접 곡을 붙여 콘서트에 레퍼토리로 소개할 예정이다.
콘서트 | 거미 ‘드림 오브 라이브 퀸’ 9월27·28일 오후 6시 서울 남대문 메사 팝콘홀(1544-1555)
시원시원한 노래 실력으로 주목받는 신인 여성가수 거미가 첫 단독 콘서트를 연다. 여성 보컬그룹 ‘빅마마’의 애초 멤버로 뽑혔지만, 개성 있는 노래를 아까워한 기획사의 권유로 솔로로 활동하게 됐다는 거미는 동료가수 ‘휘성’의 노래 선생으로 데뷔 전부터 음악성과 실력을 인정받았다.
신인이긴 하지만 이번 공연은 그가 7년 동안 기다린 것이다. 클래식 피아니스트를 꿈꾸며 피아노를 공부하다 우연히 음반 제작자에게 발탁돼 가수로 진로를 바꿨지만 녹음까지 모두 마친 음반이 기획사 사정으로 두번이나 취소되는 등 어려운 세월을 견디며 데뷔를 했기 때문이다. “솔같이 진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거미는 이번 공연에서 <그대 다시 돌아오면>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첫 음반에 실린 곡들과 재즈와 솔, 록과 팝 등을 고루 들려줄 계획이다.
클래식 | 오페라 리골레토 9월28·30일, 10월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580-1300)
1991년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화려하게 데뷔했던 신영옥이 다시 질다가 되어 국내 무대에 선다. 지난해 도이치 오퍼 베를린 내한공연 <피가로의 결혼>에서 ‘수잔나’로 분해 맑은 음색과 자연스런 연기를 보여주었던 신영옥은 이번 내한 무대에선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레퍼토리인 질다를 택했다. <리골레토>는 주세페 베르디의 16번째 오페라로 1851년 베네치아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바람둥이 만토바 공작과 궁중의 어릿광대로 남들의 비웃음을 사지만 부성애만은 지극한 리골레토, 아름답고 순결한 딸 질다가 엮어내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바람에 날리는 깃털같이>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아가씨여> 등 우리 귀에 익은 유명한 아리아를 들려준다. 이번 작품은 2001년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의 신작으로 19세기의 질펀한 시대상을 젊은 연출가 ‘데이비드 맥커버’의 솜씨로 재현해 영국을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게 했다. 리골레토 역에는 드라마틱 바리톤 프레데릭 버치널이 출연하고 빼어난 외모와 우아한 음색으로 미국 도처에 팬클럽을 거느리고 있다는 테너 호르헤 로페스 야네스가 호색한 만토바 공작을 맡는다.
축제 | 부천 루미나리에 10월1~20일 경기도 부천 상동 호수공원(02-2264-8078)
빛이 건축과 만난다. ‘루미나리에’는 이탈리아에서 비롯된 빛의 축제. 16세기 후반 전나무 조각에 등불과 촛불을 달아 ‘성자를 기리는 의식’을 치르던 전통이 전기의 발명으로 입체 목조건축과 전깃불이 어우러진 조명 축제로 거듭났다. 부천시 승격 30돌 기념행사로 치러지는 이번 축제 기간에는 부천 상동 호수공원 5만4천평 터에 오후 6시부터 밤 11시까지 34만개의 전구가 빛을 발한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조명업체 마리아노라이트사가 참여한 이번 행사엔 3개의 대형 건축물과 40여개의 소형 건축물이 제작된다. 60m 길이의 빛 터널을 만들어 머리 위에 쏟아지는 빛줄기를 느끼게 하는 ‘복사꽃 세레나데’, 호숫가를 따라 40개의 조형물을 놓아 물결에 조명이 어룽지도록 연출한 ‘빛의 호수’, 콜로세움 형태의 원형 구조물 ‘르네상스의 빛’ 등이 눈길을 끈다. 특히 금난새가 지휘하는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홍보대사로 임명돼 폐막식 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행사를 이끈다. 개막식엔 팝페라 가수 ‘마리아’가 참여해 빛줄기 가득한 가을밤의 정취를 더한다.

콘서트 | 김두수 9월26일 오후 8시 서울 명동 YWCA 마루홀(02-3705-6007)

콘서트 | 동물원과 함께 가는 ‘가을소풍’ 10월3일 오후 6·10시, 4일 오후 6시 양평 용문산 야외공연장(1588-1555, 02-525-6929)

콘서트 | 거미 ‘드림 오브 라이브 퀸’ 9월27·28일 오후 6시 서울 남대문 메사 팝콘홀(1544-1555)

클래식 | 오페라 리골레토 9월28·30일, 10월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580-1300)

축제 | 부천 루미나리에 10월1~20일 경기도 부천 상동 호수공원(02-2264-80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