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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가을에 건강을 다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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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9-2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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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성(成)이니 생겨나는 계절이며, 여름은 장(長)이니 크는 계절이며, 가을은 수(收)이니 모으는 계절이며, 겨울은 장(藏)이니 다음해를 위해 꼭꼭 저장해놓는 계절이다. 이렇듯 가을은 안으로 뭉치고, 품 안에 끌어안고, 한데 긁어모으고, 차분히 가라앉고, 조용하게 안정성을 추구하는 성질을 띠고 있다. 인생의 가을인 중년기에는 사람의 마음이 점차 안정을 되찾기도 한다. 하지만 평생 동안 욕심이 가장 많은 시기이기도 하고 정서적으로 가라앉아 우울증에도 걸리기 쉬운 때다. 1년 사계절 중에 우리 건강에 가장 덜 위협을 주는 계절이 바로 가을이다. 사람들이 조금만 더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고 조심한다면 많은 질병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두고두고 쓸 건강을 축적하기에도 가장 좋은 계절이 될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션 | 방기황
가을의 특성으로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 먹을 것이 많아지고 입맛이 좋아진다. 공기가 맑고 구름이 높아져 경치가 좋은 들과 산으로 나갈 기회가 많아진다. 불편한 것도 있다. 꽃가루와 풀가루가 많이 날아다니기 때문이다. 습도가 줄어들어 주로 쾌적한 날씨가 오래 지속되지만 겨울철이 다가오면 날씨가 건조해진다. 정서적으로는 외로움과 울적함이 조용히 가슴을 파고들기도 한다. 특별히 기억해야 할 것은 가을철에는 먹을 것이 많고 입맛이 좋아져 자연히 많이 먹고, 자연의 생리나 인체의 생리가 비축을 하는 계절이다보니 비만증에 걸리기 쉽다는 사실이다.

가을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절이다. 당연히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채식을 다른 계절에 비해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가을은 건강해지기에 비교적 좋은 계절이다. 가을철엔 누구나 쉽게 우수에 잠기고 감상에 빠진다. 심지어 우울증을 경험하기까지 한다. 절대로 나쁜 것이 아니다. 영양분의 조화가 몸의 건강을 유지해주듯이, 기쁜 듯한 슬픈 듯한 외로운 듯한 우울한 듯한 두려운 듯한 감정을 골고루 느껴보면서 살아가는 것이 정신건강에 더 좋다.

가을 꽃가루와 가을 풀에 예민한 사람은 알레르기에 걸리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늦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환절기에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해두고, 먹을 것이 많다고 무절제하게 먹고 마시지 않는 게 좋다. 또 공기가 맑고 날씨가 좋다고 무리하게 들에서 산에서 직장에서 과로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렇게 몇 가지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가을은 건강을 저절로 지켜주는 계절이 될 것이요, 건강한 사람에게는 더 많은 건강을 축적시켜주는 계절이 될 것이다.

전세일 |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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