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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문/화/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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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9-0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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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_ 시네마 천국에 가실까요?

<오! 브라더스>

흥신소 직원으로 살아가는 상우(이정재)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며 남긴 빚을 떠넘기기 위해 남남으로 살던 동생 봉구를 데려온다. 12살 봉구(이범수)는 실제보다 4배 빨리 늙는 조로증을 앓고 있어 외모는 ‘아저씨’지만 행동이나 생각은 어린애다. 틈틈이 인슐린 주사를 팔뚝에 꽂으며 허구한 날 공포영화를 보는 범수의 ‘기묘한’ 행동이 악덕 채무자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상우는 봉구를 ‘이용’해 업계의 고수로 떠오른다. 상황과 대사가 잘 짜인 시나리오와 두 배우의 탄탄한 연기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김용화 감독.

<조폭마누라2: 돌아온 전설>


2년 전 추석 극장을 ‘평정’했던 <조폭 마누라>가 지난해 추석 극장가를 평정했던 <가문의 영광>의 정흥순 감독을 만나 다시 돌아왔다. 패싸움 끝에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 기억을 잃어버린 가위파 두목 ‘깔치’ 차은진(신은경)은 중국집 배달부 ‘슈슈’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간다. 여기에 깔치의 기억을 되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위파와 라이벌 백상어파 조직원들, 동네 사람들이 얽히면서 좌충우돌 소동이 벌어진다. 전편에 비해 거친 욕설이나 잔인한 폭력장면은 순화시킨 대신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을 전면에 내세웠다.

<불어라 봄바람>

<라이터를 켜라>의 장항준 감독과 김승우, <가문의 영광>의 ‘코미디 여왕’ 김정은이 만났다. 그래서 홍보문구도 ‘2003 대국민 선동 코미디’다. 천하의 짠돌이에 지극히 이기적인, 너무나 인기 없는 소설가 선국(김승우)은 봉투 값이 아까워 새벽마다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는 인간이다. 어느 날 망사 스타킹에 미니스커트, 뽀글한 파마머리에 야한 화장을 한 물망초 다방 영업부장 화정(김정은)이 선국의 집 2층이 자기 전셋집이라고 우기며 밀고 들어온다. 영화는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며 자아내는 웃음과 사랑의 힘을 순박하게 그린다. 선국이 화정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조금씩 변해가는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다.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

영국이 세계의 바다를 장악해가던 시절, 카리브해 식민지 총독의 딸 엘리자베스(카이라 나이틀리)와 대장장이 윌(올랜도 블룸), 엉뚱한 해적두목 잭 스패로(조니 뎁)가 유령 해적들에 맞서 싸운다. <다모>처럼 역사의 틀과 의상은 과거의 것이지만, 주인공들의 행동이나 대사의 맛은 톡톡 튀는 ‘퓨전 사극’이다. 로맨스와 바다를 배경으로 한 전투, 유령 이야기가 짜임새 있게 뒤섞였다. <슈팅 라이크 베컴>에 이어 다시 씩씩한 여성상을 보여주는 나이틀리와 <반지의 제왕>의 궁사 레골라스로 알려진 블룸도 눈에 띄지만, 대책 없이 엉뚱하고 어리버리하게 보이지만 자유로운 해적 선장을 연기한 조니 뎁의 새로운 모습이 매력적이다.

<바람난 가족>

시어머니도, 아들도, 며느리도 당당하게 바람을 피운다. 그리고 이 영화를 개봉 2주도 되기 전에 100만명이 넘는 관객이 보았다. 도발적인 소재에 가족 ‘제도’의 균열, 진보적 지식인의 이중성, 여성의 홀로서기, 삶의 비애에 대한 짠한 감정 등 무거운 소재들을 담아낸, 그래서 제작비를 마련하기조차 어려웠던 이 영화가 이처럼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큰 이변이다. 특히 이 영화를 (결혼 제도 속에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30대 이상 여성 관객들이 많이 보고 호응한다는 것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영매(靈媒) -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

도시 빈민(<행당동 사람들>)과 부랑아(<우리는 전사가 아니다>)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던 박기복 감독이 이번에는 무속인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전국 곳곳을 돌며 아직 이 땅에 숨쉬고 있는 무속인들을 카메라에 담은 이 다큐멘터리에서 무당들은 귀신을 부르기도 하고 작두 위에서 오열하는 고정관념 속 ‘무당’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가 더 관심을 갖는 것은 그들 안과 밖의 진한 사람 사는 고통과 슬픔이다. 산 자와 망자의 화해를 위해 자신의 몸도 맘대로 할 수 없다는 그들의 사연을 통해 “무당도 사람”임을 보여준다.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서울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에서만 단관 개봉한다.

<주온2>

도망쳐도 소용없다. 이불 속에서 목욕탕에서 스멀스멀 기어나오던 원혼은 이제 TV와 휴대전화 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퍼져나간다. 올 여름 돌풍을 일으켰던 <주온> 2편의 무대 역시 가야코가 죽은 그 집이다. ‘납량특집: 귀신이 나온다는 흉가의 실체’ 프로그램을 찍기 위해 일본 공포영화의 호러퀸 교코와 스태프들이 흉가를 찾아가고 다시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거나 사라진다. 벽에서 쿵쿵 울리는 소리, 귀신이 내는 ‘목 꺾이는 듯한’ 소리 등 일상의 공간에서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괴음이 공포를 고조시킨다.



연극_ 배우의 몸짓을 보실래요

<무진기행>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이 연극으로 만들어졌다. 대학로의 대표적 연출가 채윤일이 연출을 맡아 극단 쎄실이 9월4일부터 10월5일까지 대학로극장에서 공연한다. “원작을 훼손하지 말아달라”는 김승옥의 뜻에 따라 소설의 내용과 분위기를 충실하게 표현했다. 서울에서 출세한 주인공은 상무 승진을 앞두고 항상 안개가 자욱해 방향을 찾기 힘든 고향 ‘무진’을 찾아온다. 그곳에서 만난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고 같이 서울로 가자는 약속을 하지만, 혼자 떠난다. 안개 가득한 곳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알 수 없는 허무의 정서는 1960년대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전달한다(02-764-6052).

<프루프>

광기로 비참한 말년을 보낸 천재 수학자의 딸 캐서린이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불안정한 기질, 아버지에 대한 애증을 가슴에 안은 채 주변 사람과 갈등을 빚는 과정을 꼼곰하게 보여준다. 9월28일까지 제일화재 세실극장 무대에서 볼 수 있다. 수학을 소재로 미묘한 인간관계를 묘사한 데이비드 어번의 치밀한 극본, 주목받는 젊은 연출가 김광보의 깔끔한 연출, 광기와 재능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역할을 힘 있게 소화한 추상미와 언니 역을 맡은 추귀정, 수학자의 제자로 출연한 장현성의 뛰어난 연기가 잘 어우러졌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02-516-1501).



전시_ 미술의 바다에 빠질래요

<위대한 회화의 시대: 렘브란트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

렘브란트·루벤스 등이 활동했던 17세기 네덜란드는 자본주의가 가장 화려하게 꽃 피웠던 곳이다. 그 현란하지만 숨막히는 소비의 시대에 살아남아야 했던 화가들은 대중적 입맛에 맞는 일상, 현실의 소재들을 그렸고, 그 결과 풍속화와 풍경화·정물화·초상화 등이 뿌리내렸다. 덕수궁미술관에서 11월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헤이그의 마우리츠 하위스 왕립미술관에서 온 작가 44명의 걸작 50점을 만날 수 있다. 렘브란트의 명작 <갓 달린 모자를 쓴 남자의 초상>, 루벤스의 <젊은 여인의 초상>, 프란스 할스의 인물화들, 반다이크의 초상화, 인생무상을 상징하는 우의적 정물화로 유명한 빌럼 헤다의 그림 등이다(02-779-5310).

<권진규 30주기전>

조각가 권진규(1922~73)는 이제 한국 근대조각을 완성하고 현대 조각의 문을 연 빼어난 사실주의자로 평가된다. 그러나 그가 살았던 시대에도 그런 것은 아니었다. 박정희 시대에 조각계를 휩쓴 기념동상 사업을 멀리하고, “지금의 조각은 외국 작품의 모방을 하게 되어 사실을 완전히 망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불쌍합니다”라고 쓴소리를 서슴지 않았던 그는 외톨이였다. 이런 가운데 “걸작이란 필연적으로 오직 본질만을 남기고 있는 아주 단순한 것”이라는 말처럼 자신의 세계에 몰입해 작품들을 빚어냈던 그는 쉰한살에 자신의 작은 작업실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이번에 열리는 30주기전에는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50점 등 모두 120여점의 유작이 전시된다(02-736-1020).



뮤지컬_ 노래와 연기를 즐길까요

<명성황후>

새롭게 다듬은 <명성황후>가 9월5~2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다시 공연된다. 연출자 윤호진 단국대 교수는 “이번 공연은 복잡한 임오군란 장면을 삭제하는 대신 대원군의 재집권 장면을 새로 구성하는 등 극적 재미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갈등구조를 더욱 명확히 했다”며 많은 변화를 예고했다. 특히 추석연휴에 지정 날짜 없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명성황후 효도 선물권’을 판매하며, 이 기간에 일반 전 좌석을 10%, 65살 이상에 30% 할인하는 특별 이벤트도 벌인다. (02)471-6272, 1588-7890

<인당수 사랑가>

판소리 ‘심청가’와 ‘춘향가’를 뒤섞어 전통 연희 양식의 ‘한국적 뮤지컬’을 표방한다. 9월11일부터 12월28일까지 서울 삼청각에서 공연되며, 원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음악을 맡아 판소리의 ‘소리’를 현대적·대중적으로 각색했다. 예술종합학교 출신의 젊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봉사 아버지를 둔 소녀 춘향과 양반가 자제 몽룡의 안타까운 사랑 얘기가 펼쳐지는데, 변학도의 농간으로 인당수에서 자결한 춘향과 춘향을 뒤따른 몽룡이 저승에서 만나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이다. 창극의 해설자이자 무대와 객석의 매개자인 ‘도창’(導唱)을 적극 활용하고, 꼭두각시 인형극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전통극을 실험한다(02-399-1111, 3676-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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