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추억으로” 역사를 모으는 사람들
9월14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02-723-4741~2)
격동의 근현대사는 추상적인 역사책 속에만 들어 있지 않다. 지난날 쓰던 때묻은 물건 속에, 길거리 간판 속에, 일상의 고단함과 꿈이 담긴 집 속에도 있다. 이 전시는 평범한 물건들을 평범하지 않은 열정으로 수집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은 기획전이다. ‘생’ ‘삶’ ‘락’ ‘꿈’이라는 4가지 테마별로 추억의 물건을 나눠 전시하며, 태극 문양과 태극기의 변천 과정을 보여주는 ‘역사와 함께 한 태극기전’, 초창기 교과서에서 지금의 교과서까지 볼 수 있는 ‘내가 배운 교과서전’도 마련됐다. 해방 이후 서울의 전형적인 가옥 형태를 지닌 가정의 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서울 토박이네 구경가기’ 등의 딸림행사도 펼쳐진다. 이번 전시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생활자료 수집가인 최웅규를 비롯해 각종 중요 유물의 수집가들이 참여했다.
클래식/2003 호암 - 뮤직 알프 페스티발
9월3~7일 서울 호암아트홀(02-751-9606~10)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프랑스 꾸쉐빌 뮤직 알프 페스티발의 교수진이 참가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실내악 잔치. 이번 페스티발의 주제는 ‘첼리시모!!’로 실내악에서 반주 악기 정도로 과소평가되기 쉬운 첼로의 힘과 아름다움에 푹 빠져보는 자리다. 프랑스 알자스 출신 필립 뮐러, 스웨덴의 프란스 헬머슨을 비롯해 조영창·양성원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첼로 연주자들이 한데 모인다. 페스티발 기간 동안 저녁마다 펼쳐지는 메인 콘서트에는 러시안(3일), 브람스(4일), 프렌치(5일), 포푸리(6일), 독일(7일) 등 그날의 주제 안에 통일되는 작곡가의 곡들을 연주한다. 가령 3일 ‘러시안’에는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트리오 2번 마단조 op. 67>이 파스칼 드봐이용(피아노), 미하엘라 마틴(바이올린), 조영창(첼로)의 협연으로 펼쳐지며, 4일 ‘브람스’의 날엔 <왈츠 op.39> <4손을 위한 헝가리안 무곡>이 신수정·김대진의 피아노 듀오로 선보인다. 5일 ‘프렌치’ 연주회에선 오펜바흐의 <두대의 첼로를 위한 듀오 마장조 op.54 No.2>를 필립 뮐러와 조영창이 협연해 두대의 첼로가 빚어내는 화음의 선율을 보여준다. 본공연에 앞서 15분가량 펼쳐질 ‘프리 콘서트 토크’에선 그날 공연에 대한 간략한 상식, 작곡자·연주자에 대한 에피소드들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되며, 메인 콘서트의 2시간 전에는 전채요리에 해당하는 ‘미니 콘서트’가 펼쳐져 연주자들이 솔로 또는 듀오로 짝을 지어 자유롭고 캐주얼한 느낌의 맛깔나는 곡들을 선사한다.
국악/ 최승희와 모보경, 정선희의 <춘향가> 완창 8월30일 오후 3시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74-3507~8)
일제 때 활동했던 명창 중 정정열은 고음으로 올라가면 심하게 갈라지는 목소리 때문에 ‘떡목’(판소리를 하기에 가장 나쁜 성대, 너무 거친 소리를 일컫는 말)이라는 비난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고되고 외로운 연습의 결과 험준하면서도 갖가지 모양의 물줄기를 담은 계곡처럼 나중엔 아기자기한 창법을 선보이는 큰 명창으로 자라나 ‘거친 수리성의 아름다움’이라는 평을 듣기에 이른다. 그만큼 복잡미묘한 소리이기에 정정열 소리를 이어받은 제자는 몇 없었다. 최승희 명창은 정정열을 고스란히 전수한 김여란의 직계 제자로 정정열계 춘향가를 지켜온 귀한 목소리다. 두차례의 위암 수술 때문에 무대에 자주 오르지 못했던 최승희 명창이 이번엔 두 명의 제자 모보경, 정선희와 함께 6시간의 완창 판소리에 도전해 정정열계 소리의 맥을 보여준다. 북장단은 장종민·조용수가 맡는다.

클래식/2003 호암 - 뮤직 알프 페스티발
9월3~7일 서울 호암아트홀(02-751-9606~10)

국악/ 최승희와 모보경, 정선희의 <춘향가> 완창 8월30일 오후 3시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74-350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