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쿠아토 마리아노 <파라다이스 스테이션>
<파라다이스 스테이션>은 실제로 브라질 상파울루 외곽에 있는 기차 정거장 이름이다. ‘낙원역’이라는 이름과 달리 울창한 숲이나 바다와는 관계없는, 지극히 평범한 도시 외곽 서민들이 출퇴근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는 곳이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브라질에서 활동하는 뉴에이지 기타리스트 토르쿠아토 마리아노는 이곳을 배경으로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평화롭고 넉넉한 일상의 여유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브라질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친다. 라틴음악의 상쾌한 리듬과 아름답고 서정적인 멜로디로 드라마틱하게 표현해냈다. 아침 출근길에 휴양지로 떠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담은 <어 트레인 투 우베라바>에서 시작해 여름 저녁 온 가족의 평화로운 모습을 그린 마지막 곡 <마리아나 앤 파울라 굿 나잇>으로 끝나는 음반에서 그는 절절한 사랑 노래, 어린 시절을 보낸 시골에 대한 기억, 바닷가의 풍경 등을 아름답게 그려냈다. 리듬악기 연주자 아르만도 마르칼, 보컬리스트 플라비오 벤추리네, 일렉트로닉 피아니스트 리쿠에 판토야, 보컬 아나 레우징게르 등 브라질의 많은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저스트 미디어.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 <노르웨이의 숲>
그룹 이름처럼 ‘유럽식 스타일’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재즈곡들을 연주하는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가 1989년에 낸 두 번째 음반이다. 84년 네덜란드 출신인 피아니스트 카렐 보에리를 중심으로 결성된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는 각 세션이 팽팽한 긴장감을 주고받는 화려한 미국식과 달리 깔끔한 편곡과 서정적 연주로 자리매김해왔다. 95년 카렐 보에리가 그룹을 떠난 이래 마크 반 룬이 피아니스트로 참여해왔는데, 이제까지 우리나라에 소개된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는 모두 마크 반 룬의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였다. 이에 반해 이 음반은 초창기 멤버들의 신선한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타이틀곡인 <노르웨이의 숲>을 비롯해 <마이 퍼니 발렌타인> <서머타임>처럼 잘 알려진 곡들조차 원형 멜로디를 단박에 찾아내기 힘들 만큼 곡 해석이 자유롭다. 과시하지 않는 듯 편안히 흘러가는 피아노 선율과 은근하면서도 부드럽게 이를 감싸는 드럼·베이스가 우아한 조화를 이룬다. C&L뮤직.
박범훈의 음악세계- 불교음악시리즈
우리나라 국악계의 대부 박범훈 전집 중 첫 번째 시리즈인 불교음악 시리즈 1~3집이 나왔다. 국악인뿐 아니라 불교철학 박사이기도 한 박범훈은 1989년 이후 <부모은중송> <붓다> 등 장중한 불교 교성곡(하나의 줄거리를 몇개의 악장으로 나누어 구성한 대규모 성악곡, 곧 칸타타)과 수많은 찬불가를 작곡해왔다. 이 시리즈엔 안숙선·김영임·김성녀 등 중량감 있는 소리꾼들이 함께해 완성도 높은 연주를 들려준다. 1집인 <부모은중송>은 공연 실황 음반으로 합창단의 웅장함이 느껴지고 2집 <무상>은 <가야지> <탑돌이> 등 박범훈 찬불가의 대표곡 10곡을 담았다. 3집 <김성녀의 찬불가>는 곱고도 힘 있는 김성녀의 목소리가 불교음악이라는 장르를 넘어 호소력 있게 다가온다.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 <노르웨이의 숲>

박범훈의 음악세계- 불교음악시리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