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 문고판 시리즈 ‘살림지식총서’
‘새로운 출판문화의 형성과 인문학의 부활’을 목표로 살림출판사가 철학·문학·종교·예술·정치·사회·경제 등 다양한 주제로 기획한 문고판 시리즈 ‘살림지식총서’ 1차분 10권이 나왔다. 10권을 아우르는 주제는 ‘미국’. 미국의 다양한 모습을 다양한 필자들의 시선으로 바라보겠다는 의도다. 90쪽 정도의 얇은 책과 어렵지 않은 서술이 일반인들에게 말걸기를 시도한다.
〈MD·미사일방어체제〉(정욱식 지음)는 지구촌의 가장 중대한 위험 요소로 등장하고 있는 미국의 군사전략과 그것이 한반도에 끼치는 악영향을 정리해 미국의 국제관계 실상을 보여준다. <마이너리티 역사 혹은 자유의 여신상>(손영호 지음)은 ‘자유와 평등’의 신화 뒤에서 벌어지는 유색인차별과 백인우월주의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짚어준다. <반미>(김진웅 지음)는 세계적인 반미주의의 확산과 그 원인이 되는 패권주의를 비판하면서도 미국의 생활방식을 추종하는 세계인들의 애증의 이중성을 지적하고, <두 얼굴을 가진 하나님>(김형인 지음)은 미국 역사에서 노예제를 옹호했던 기독교의 야릇한 역할을 살핀다. 이보다는 중간자적 입장에서 개인주의, 실용주의, 자유 예찬 등 10가지 코드로 미국을 해부한 <미국의 정체성>(김형인 지음)이나 미국인들의 생활방식과 문화를 세밀하게 바라보려 한 <미국 뒤집어보기> <미국 문화지도>(장석정 지음)는 미국의 빛과 그늘, 미국에 대한 우리 사회의 중도적 입장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될 만하다. 그러나 제목과는 달리 주로 미국의 보수·우파를 분석한 1권 <미국의 좌파와 우파>(이주영 지음)는 제목을 왜 이렇게 붙였는지 의심스러운, 아쉬운 점이 있는 책이다.
현재 출간되는 다른 출판사의 문고본들과 달리 살림지식총서는 모두 국내 필자가 집필한 창작물만을 출판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목표 아래 200명의 필자들과 200여 가지 주제로 집필 계약을 맺었고, 올해 70여권을 낼 계획이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