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 힐러리 로댐 클린턴의 자서전 〈살아 있는 역사〉
“나는 빌이 계속 내 쪽을 쳐다보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나는 책상에서 일어나 그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네가 계속 나를 그렇게 쳐다보겠다면 나도 너를 계속 쳐다볼 거야. 어쨌든 우리 통성명을 하는 게 났겠다. 나는 힐러디 로댐이야’라고 말했다. 빌의 말에 따르면, 그때 그는 너무 놀라서 자기 이름도 생각나지 않았다고 한다.”
6월9일 미국에서 출간된 힐러리 로댐 클린턴(56)의 자서전 에서 힐러리는 1970년 빌 클린턴과의 만남을 이렇게 회상한다.
세계의 관심을 모았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의 자서전인 그 책의 전반부가 <살아 있는 역사1>(김석희 옮김, 웅진출판 펴냄)로 번역돼 나왔다.
이 책에서 힐러리가 꾸준히 강조하고자 한 것은 “좋은 남편감이 아니라 자신의 성공을 위해 공부한 첫 여성 세대”이며, 자의식을 가진 한 인간으로 살아가려고 애쓰는 능력 있는 여성으로서의 자화상이다.
미국 시카고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정치나 사회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똑똑한 소녀였다. 열렬한 공화당 지지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공화당 지지자로 자랐지만, 고교시절 만난 진보적인 목사의 영향과 웨슬리대학과 예일대학 시절 민권운동을 경험하면서 점차 민주당 지지자로 돌아섰다. 특히 예일대 법대 시절부터 학대 받는 아동과 저소득층 가정의 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백악관에 들어간 뒤에도 의료개혁을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한다. “빌(클린턴)은 사회변화를 이야기했지만, 나는 사회변화를 구현했다. 나는 나 자신의 독자적인 견해와 관심사와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상징했다.”
그러나 주지사와 대통령 부인으로서 독립성과 적극성은 항상 그의 발목을 잡은 약점이 됐다. “나도 집에서 케이크나 구울 수도 있었다”는 말 때문에 말꼬리를 잡혀 과격한 남녀동권론자나 호전적 페미니스트라는 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머리 모양에서 말 한 마디까지 표적이 된 백악관 생활의 힘겨움을 가족들의 사랑과 신앙심, 나라를 위하는 마음으로 극복했다고 적었다. 빌 클린턴과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세하고 낭만적으로 썼다. “1970년 가을 빌 클린턴은 그냥 지나치기 힘든 인물이었다. 그는 바이킹 같은 모습으로 예일 법대에 들어왔다.” “그 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도 빌은 여전히 내가 만난 사람들 가운데 가장 재미있고 정력적이고 활기찬 남자다.” 미국에서는 열렬한 환호와 함께 ‘솔직하지 못하다’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해 꾸민 이야기’ 등의 비판도 있었지만, 당당하게 살아온 여성의 이야기는 분명 매력이 있다. 영어판이 570쪽이 넘기 때문에 출판사는 먼저 그의 어린시절부터 백악관 입성, 1994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패배까지를 담은 앞부분을 1권으로 번역하였다. 많은 관심을 끌었던 르윈스키 추문 당시 심경이나 뉴욕주 상원의원으로 살아가는 현재의 삶은 7월에 2권으로 나온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그러나 주지사와 대통령 부인으로서 독립성과 적극성은 항상 그의 발목을 잡은 약점이 됐다. “나도 집에서 케이크나 구울 수도 있었다”는 말 때문에 말꼬리를 잡혀 과격한 남녀동권론자나 호전적 페미니스트라는 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머리 모양에서 말 한 마디까지 표적이 된 백악관 생활의 힘겨움을 가족들의 사랑과 신앙심, 나라를 위하는 마음으로 극복했다고 적었다. 빌 클린턴과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세하고 낭만적으로 썼다. “1970년 가을 빌 클린턴은 그냥 지나치기 힘든 인물이었다. 그는 바이킹 같은 모습으로 예일 법대에 들어왔다.” “그 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도 빌은 여전히 내가 만난 사람들 가운데 가장 재미있고 정력적이고 활기찬 남자다.” 미국에서는 열렬한 환호와 함께 ‘솔직하지 못하다’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해 꾸민 이야기’ 등의 비판도 있었지만, 당당하게 살아온 여성의 이야기는 분명 매력이 있다. 영어판이 570쪽이 넘기 때문에 출판사는 먼저 그의 어린시절부터 백악관 입성, 1994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패배까지를 담은 앞부분을 1권으로 번역하였다. 많은 관심을 끌었던 르윈스키 추문 당시 심경이나 뉴욕주 상원의원으로 살아가는 현재의 삶은 7월에 2권으로 나온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