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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일광욕은 적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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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6-2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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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리기

인종이란 무엇일까.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웃기는 가설도 있다.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흙으로 사람 모양을 만들어 불에 굽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처음에 실수로 너무 많이 구었더니 시커멓게 타서 흑인종이 되었고, 다음에는 너무 조심스럽게 조금 구었더니 덜 구어져 허옇게 된 백인종이 되었고, 지난 실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알맞게 구었더니 보기 좋은 황인종이 되었다고 한다. 황인종을 으쓱하게 만드는 농담이다.

일러스트레이션 | 방기황
생물학적으로 인종을 구별하는 것도 간단하다. 우리의 피부에는 멜라닌이라는 피부색소가 있다. 이 피부색소의 정도에 따라 흑인도 되고 백인도 되고 황색인도 된다. 멜라닌 색소가 각 인종의 피부 색깔을 가른다는 뜻이다. 멜라닌 색소가 가장 많은 것이 흑인이고, 가장 적은 것이 백인이다. 그리고 가장 알맞은 중간 정도가 황인종이다. 재미있는 것은 태양의 자외선이 이 피부색소의 생성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이다.

태양광선에는 아주 다양한 파장대를 지닌 에너지가 함유되어 있다. 여기에는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광선과 볼 수 있는 광선이 있다. 가시광선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광선을 일컫는다. 이 가시광선도 제각각이어서 각기 다른 파장에 따라 독특한 색깔을 띤다. 광선이 프리즘을 통과할 때 파장에 따라 서로 다른 굴절도로 꺾이기에 다른 색깔로 나타나게 된다. 빨강·주황·노랑·초록·파랑·남색·보라의 무지개 색깔이 나타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제일 끝쪽에 위치한 보라색 바깥에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파장 대의 광선이 있는데 이것을 자외선(보라색 바깥이라는 뜻)이라 부른다. 이 자외선을 피부에 쏘이면 멜라닌 피부색소를 자극해 피부를 검게 만든다.

어떤 사람은 선천적 체질이나 각종 호르몬의 영향으로 태양광선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또 어떤 사람은 덜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여름철에 일광욕을 한 뒤 피부가 검게 타는 것은 늘어난 멜라닌 색소가 골고루 퍼졌기 때문이다. 만일 멜라닌 색소가 불규칙하게 국소적으로 나타난다면 그때는 주근깨나 기미가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 몸은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져 가장 알맞는 자극만을 편하게 받아들인다. 무엇이든지 너무 지나치면 항상성 자연치유 기전을 망가뜨리게 마련이다. 햇도 지나치게 많이 쪼이면 피부가 빨리 노화하여 주름이 많이 생기고, 피부암이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


전세일 |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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