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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아침 야채즙은 심신의 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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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6-1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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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0분 요가는 건강관리의 버팀목… 의정 활동 위해 시작한 스쿠버다이빙 즐겨

나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두 차례 감옥에 갔는데, 그때 교도소 안에서 요가를 배워 지금까지 내 건강관리의 기초로 활용해오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허리흔들기에서부터 발로 허공차기, 팔뻗기, 물구나무서기, 손으로 얼굴 부비기 등에 이르기까지 20여분간 하루도 운동을 거르지 않고 있다. 여기에 1주일에 한번쯤 주로 일요일 오후에 등산을 가는 것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음식은 쌀밥에 우리 농산물인 신선야채를 즐겨 먹는다.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은 전혀 입에 대지 못한다. 사실 나는 수제비와 라면을 즐겨 먹었다. 그런데 10년 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 다녀온 후부터는 소량의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만 먹어도 온몸은 물론 심지어 살갗 안에까지도 두드러기가 나는 지병이 되어버렸다. 한번은 밀가루 음식을 먹다가 병원에 실려가 산소호흡기까지 댄 적이 있으니 중증 알레르기인 셈이다. 의사로부터 “다 잊어버려라”라는 처방을 들었지만 지금까지 없어지지 않고 있다.

요즘은 나이탓인지 해외출장을 다녀오면 시차 때문에 애를 먹는다. 장관에 부임한 후부터는 격무에 시달리는 내 건강이 더욱 걱정이 되는지 아내가 매일 아침 채소와 과일을 섞은 즙을 한잔씩 만들어줘 먹고 있다. 나는 새벽기도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기도를 통해 마음을 추스리고 자신을 돌아보고 하는데 이같은 신앙의 힘으로 정신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편안하고 불만없고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린다. 마음을 비우고 미움과 화를 가슴에 두지 않는 게 정신은 물론 신체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숙면도 내 건강 유지에 빼놓을수 없는 것이다. 1980년 5·18때 광주교도소에 끌려갔는데 교도관이 나를 감방에 집어넣고 문을 꽝 닫자마자 내가 코를 드르렁대자 “30년 교도관 생활하면서 감옥에 처넣자마자 코를 크게 골고 자는 놈은 처음 봤다”고 한 일화도 있다. 두려움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도 나는 차를 타고 가다가 약속시간이 남으면 한 바퀴 더 돌자고 하면서 깊은 토막잠을 즐긴다.

의원 시절 나는 스킨스쿠버 면허증을 취득했다. 영광스럽게도 국회의원으로는 1호라고 한다. 스킨스쿠버 면허증은 어민들이 양식한 어류의 20%를 갉아먹는 불가사리의 실태를 파악하고, 1년에 500억원씩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인공어초의 실상, 그리고 항만오염의 실태를 파악하려는 의정 활동의 일환으로 취득했다. 그런데 ‘바닷속’이라는 또 하나의 세상을 느끼게 해주는 쏠쏠한 재미와 함께 건강관리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지금도 1년에 몇차례는 스쿠버다이빙을 하고 있다.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사시는 80살 노모는 내가 어려서부터 “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유익이 없다. 너의 몸은 우리 모든 가족들의 한 지체다”라고 늘 강조하셨다. 그같은 어머님의 말씀이 지금까지 내가 늘 건강하게 살아온 교훈이었지 않나 싶다.

김영진 | 농림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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