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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6-0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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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 6월, 평화의 광장

6월7일 오후 2시~8일 밤 10시 서울 시청앞 광장 02-3709-7694

사진/ 박승화 기자
“넥타이 부대의 행진에서 평화의 광장까지” 다시 ‘6월의 광장’이 돌아온다.

6월 항쟁 16주년을 맞아 6월7일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열리는 ‘6·10 민주대행진 기념제- 6월, 평화의 광장’은 1987년의 넥타이 부대와 학생들, 2002년 월드컵에 열광했던 남녀 모두에게 손짓한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음악과 춤, 미술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지는 이 행사는 87년 6월 광장의 절박했던 진심과 2002 월드컵의 뜨거웠던 열정과 에너지를 함께 불러온다. 그러면서 6월 광장의 의미를 돌아보고 함께 평화를 이야기하게 한다. 모든 행사는 무료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한겨레>가 공동 주최한다.

‘평화의 광장’은 다양한 기획을 가지고 이틀 동안 광장 전체를 축제의 장으로 변화시키는 마법을 건다. 7일 밤 8시부터 열리는 ‘6월 평화의 미래 콘서트’는 난장의 중심행사. 어린이들의 평화노래 합창으로 시작해 전인권, 안치환, 윤선애, 노찾사가 노래한다. 또 1987년 시위 중 최류탄에 머리를 맞고 세상을 떠난 고 이한열의 장례식에서 춤으로 어둠과 굴곡의 역사를 갈랐던 이애주 교수가 1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선다. 또 교황의 반전 메시지, 문익환 목사의 육성,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등의 메시지를 영상으로 보여주고 시 낭송 등 다양한 형태로 평화를 염원한다. 공연의 마지막에는 모든 출연자들이 <그날이 오면>의 작곡가 문승현의 미발표 신곡 <백년 후에는>을 부른다.


7일밤 5시부터는 시민들이 미술가 임옥상과 함께 누워 있는 거대한 나무에 수많은 풍경들을 묶은 뒤 일으켜 세워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소리가 멀리 퍼져나가는 평화 조형물 만들기가 벌어진다.

행사 내내 광장 곳곳에서는 다양한 판들이 벌어진다. 엄숙하지 않게 체험하고 편안하게 동참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돋보인다. 설치미술가들이 만든 작품들은 시민들의 몸짓으로 평화라는 글자를 만들어내고(로미 아키터브 작품), 9대의 모니터 위에 손을 대면 나비들이 모니터를 옮겨 날아가는(정영훈 작품) 환상적인 인터렉티브 미술을 보여준다. 87년 6월과 2002년 6월의 사진 150여점을 대형 벽화로 제작한 전시는 두세대 사이에 이어지는 역사를 한눈에 보여준다.

또 이라크 사진전 ‘세이브 더 칠드런’은 전쟁에 희생된 아이들의 얼굴과 평화를 주제로 하는 꼴라쥬 작품을 전시하고 인간방패의 일원으로 이라크에 다녀온 최병수의 얼음조각 퍼포먼스 ‘솟대 세우기’도 볼 수 있다. 홍대앞 프리마켓을 옮겨온 피스 마켓, 민주실천운동가족협의회 회원들의 먹거리 장터도 벌어진다. 인라인 스케이트나 힐리스를 신고 질주하는 ‘6월을 달려라’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참여하는 평화사진 콘테스트 ‘디카를 들어라’ 인디록 밴드들과 힙합 그룹의 공연이 펼쳐지는 ‘열린 무대 난장’도 경쾌하다. 8일 오후 5시부터는 KBS의 월드컵1주년기념음악회가 열리고 7시부터 한국 대 우루과이 축구경기를 함께 야외에서 볼 수 있다. 월드컵의 함성이 다시 들릴 것 같다. nanjang.org


콘서트 | 신해철, 이승환 無붕콘서트

6월13일 오후 7시30분·14일 오후 6시 장충체육관(02-2679-4988)

도대체 無붕콘서트가 뭘까? ‘붕어가 없는’ 진정한 뮤지션의 무대라는 뜻이다. 신랄한 이 공연을 기획한 것은 딴지일보로 유명한 딴지그룹. “텔레비전을 주무대로 하는 댄스음악이 주류인 대중음악의 현실을 비판하고, 붕어가 아닌 뮤지션이 대중음악 산업의 중심이 되어야 하며 음악팬들은 공연장을 찾아가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뮤지션이여, 대한민국 대중음악을 구하라. 지난해에는 윤도현밴드, 장사익, 안치환과자유, 이은미, 크라잉넛이 첫 無붕콘서트를 열어 호평을 받았다.

올해에는 카리스마 가득한 음악과 공연으로 고정팬들을 오랫동안 매혹시켜온 신해철과 이승환이 ‘無붕 2003’ 무대에 선다. 아이돌스타로 출발해 뮤지션으로 변신했고, 90년대 대중음악계에 해철교와 승환교가 있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두 뮤지션은 無붕의 취지에 공감해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붕어 잡는 그물망 무대를 배경으로, 두 사람 모두 한시도 쉬지 않고 뛰어다니며 열정적이고 힘 있는 무대를 보여줄 것이라는 게 연출자의 귀띔이다.

13일에는 ‘대마왕 신해철 데이-홀딱 호러쇼!!’라는 제목으로 신해철이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인다. 솔로와 그룹 활동, 영화음악, 게임음악, 라디오 DJ 등 폭넓은 영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친 신해철 특유의 자유분방함과 다재다능함이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립싱크 연출 퍼포먼스, 한국 대중음악에 바라는 토크 등 기발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로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14일에는 ‘공장장 이승환 Day- 차카게살자 콘서트’라는 제목으로 이승환이 ‘라이브의 황제’라는 찬사에 걸맞은 힘 있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결혼 이후 처음으로 무대에 서는 유부남 이승환의 첫 공연이다. 이날 공연은 이승환이 늘 해오던 백혈병 어린이 돕기 ‘차카게살자 콘서트’로서 공연수익을 백혈병 어린이 재단에 기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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