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 진동선 현대사진연구소장의 〈영화보다 재미있는 사진이야기〉
현대의 소설이 영화라면, 현대의 회화는 사진이다. 디지털 카메라의 대유행을 보라. 모든 사람이 열심히 뭔가를 찍는다. 그렇지만 우리는 사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사진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인 진동선 현대사진연구소장이 쓴 <영화보다 재미있는 사진이야기>(푸른세상 펴냄)는 사진의 탄생에서 현재까지 160년 사진의 역사이며, 거장으로 꼽히는 41명 사진작가의 짧은 평전이기도 하다. 그는 전문가이지만 어렵게 말하지 않는다. 매우 쉽게 “들어봐, 사진이 어떻게 발명되고 유명한 사진작가들이 무엇을 왜 찍었는지 알아” 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사진은 발견되었나, 발명되었나? 지은이는 18세기 말~19세기 초 여러 사람들이 사진의 빛과 화학적 원리를 발견했으나 돈벌이에 밝은 약삭빠른 인물이 특허권을 따기 위해 자신의 발명품임을 주장했다고 한다. 프랑스의 다게르(1787~1851)는 실제로 오랜 노력 끝에 사진원리를 먼저 알아낸 동업자 니엡스를 제치고 자신이 사진을 발명했다고 주장하며 특허권을 정부에 팔아 부를 누렸다. 산업혁명에서 영국보다 뒤처졌고, 혁명 이후 혼란을 겪고 있던 프랑스 정부는 국가의 위신을 살리고 재정 수입을 늘리기 위해 사진발명 특허권을 사들였다.
사진이 보급되면서 19세기 동안 많은 사진사들이 경쟁을 했고, 한쪽에서는 상류층들을 위한 고급 초상사진이, 다른 쪽에서는 서민을 위해 한번 노출로 8~10장의 사진이 나오는 대중적인 명함판 사진이 인기를 얻었다.
지은이가 선정한 41명의 작가들과 이 책에 실린 그들의 사진을 통해 사진에 개성과 시대를 담으려했던 위대한 사진작가들을 잠깐씩 만날 수 있다. 사라져가는 파리와 사람들을 찍었던 으젠느 앗제와 뉴욕에서 활동하며 회화를 모방한 기존의 예술사진에 반발하며 근대적 일상을 작가의 시선으로 찍는 스트레이츠 사진을 확립했던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이후 등장한 많은 작가들 말이다.
삶의 결정적인 순간을 촬영하므로써 세상과 하나가 됐던 까르티에 브레송, 날아드는 총탄 속에서도 셔터를 눌렀던 종군사진가이자 로버트 카파, 그리고 브레송과 카파가 함께했던 보고사진가 집단 매그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유명한 패션사진가가 되었으나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을 찍었던 여성 작가 다이안 아버스…. 사진은 “세상과 마주한 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도구”였다. 신디 셔면은 자신을 여러 인물로 연출한 사진들을 통해 여성의 시선으로 여성의 정체성을 보여줬고, 패미니스트 바바라 크루거는 <당신의 몸은 전쟁터다> <사랑을 팝니다> 등 강렬한 언어와 사진을 합성해 여성이 겪는 문제들을 충격적으로 드러냈다. 실제 이미지를 포토숍으로 변형한 ‘픽션 다큐멘터리’로 꿈과 기억, 욕망을 표현하는 사진을 보여주는 멕시코 출신의 페드로 마이어는 하이퍼 리얼리티 시대의 진실의 문제를 제기한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삶의 결정적인 순간을 촬영하므로써 세상과 하나가 됐던 까르티에 브레송, 날아드는 총탄 속에서도 셔터를 눌렀던 종군사진가이자 로버트 카파, 그리고 브레송과 카파가 함께했던 보고사진가 집단 매그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유명한 패션사진가가 되었으나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을 찍었던 여성 작가 다이안 아버스…. 사진은 “세상과 마주한 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도구”였다. 신디 셔면은 자신을 여러 인물로 연출한 사진들을 통해 여성의 시선으로 여성의 정체성을 보여줬고, 패미니스트 바바라 크루거는 <당신의 몸은 전쟁터다> <사랑을 팝니다> 등 강렬한 언어와 사진을 합성해 여성이 겪는 문제들을 충격적으로 드러냈다. 실제 이미지를 포토숍으로 변형한 ‘픽션 다큐멘터리’로 꿈과 기억, 욕망을 표현하는 사진을 보여주는 멕시코 출신의 페드로 마이어는 하이퍼 리얼리티 시대의 진실의 문제를 제기한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