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안이면 서울시 뮤지컬 인구가 100만이 넘는다.”
올 7월 뮤지컬 전용극장 착공을 앞두고 예술의전당쪽은 이렇게 자신했다. 오페라하우스 왼편 우면산 자락에 들어설 뮤지컬 전용극장은 애초 야외극장 터였던 곳으로 뮤지컬 열풍이 불면서 계획이 전면 수정됐다. 예술의전당은 각각 1500석, 900석짜리 두 극장을 2004년 완공할 예정이다. 여기에 다음달 오픈하는 팝콘하우스와 명동 옛 코리아극장을 보수해 문을 여는 ‘펑키 하우스’(원스원 엔터테인먼트 주최)가 계속 뮤지컬 극장으로 지속된다면 뮤지컬의 토대는 더욱 탄탄해지는 셈이다.
현재 업계에서 추산하는 뮤지컬 시장의 규모는 연간 50만명 관람객에 매출액 250억 규모다. 2년 전만 해도 일년에 뮤지컬을 한 차례 이상 보는 관객은 20만명 정도에 불과했다.
관계자들은 뮤지컬 시장이 이처럼 비약적으로 커진 이유로 지난해 공연된 <오페라의 유령>의 효과를 한결같이 꼽는다. 100억원을 들여 제작된 이 작품은 7개월 동안 24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최종 매출액 192억원에서 총제작비 110억원과 세금, 로열티 등을 빼고 20억원이란 ‘희망어린’ 순수익을 남겼다.
“<오페라의 유령> 이후 작품의 질만 높으면 뮤지컬로도 장사가 된다는 걸 알게 됐다. 게다가 우리는 뮤지컬 관객이 20~30대다. 앞으로 점점 연령 폭이 위아래로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뮤지컬 시장은 잠재력이 있다.”(오디뮤지컬컴퍼니 정소애 실장)
돈이 뮤지컬로 흐르면서 산업화의 토대가 하나씩 갖춰졌다. 2001년 말 100억원의 유용 자금을 확보한 SJ엔터테인먼트가 세종기술투자의 자회사로 출범해 뮤지컬·콘서트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으며, 주로 영화 투자에 집중해오던 CJ창업투자가 이번에 처음으로 <싱잉 인 더 레인>에 배팅했다. 영화·공연 티켓 예매대행사인 맥스무비도 <그리스> 지분을 나눠가졌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 블록버스터 뮤지컬로 위상이 훌쩍 높아진 제미로는 올해 초 중소 규모 공연물에 투자·제작 지원하는 제투를 따로 설립했다.
하지만 가난했던 뮤지컬계에 단비처럼 내리는 자본이 수입 뮤지컬에만 쏠려 오히려 창작 뮤지컬의 활로를 꺾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올 여름 뮤지컬계는 온갖 맛있는 반찬이 그득한 진수성찬인 듯하지만 실제로 ‘국산 나물’은 <송산야화> <마네킹> 등 한두개에 불과하다.
반면 지금과 같은 과도기가 지나간다면 뮤지컬이 한국영화처럼 확실히 뿌리내릴 거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제투의 송한샘 대리는 “몇년 전 영화시장도 할리우드가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처럼 국산영화가 대박이 터지자 한국영화 전성시대가 열리지 않았는가. 어차피 <미스 사이공>만 빼면 세계 4대 뮤지컬로 손꼽는 작품은 다 들어왔기 때문에 더 이상 수입할 것도 없는 상황이다. 수입 뮤지컬로라도 뮤지컬 인구가 일단 늘이고 나면 자연스레 훌륭한 국산 뮤지컬도 생겨날 것이다.” 경쟁사인 제작사끼리 공동으로 작품을 제작해 과다 출혈경쟁 논란도 수그러들고 있다. <시카고>는 신시뮤지컬컴퍼니와 제투가 함께 추진했으며, 80억원의 소요되는 초대형 뮤지컬 <맘마미아>(2004년 1월25일~4월18일 예술의전당)는 신시뮤지컬컴퍼니와 에이콤 등이 함께 제작비를 분담하고 2008년까지 판권을 공동보유하게 된다. 에이콤 송경옥 실장은 제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뮤지컬은 무엇보다 기술인력이 부족하다. 제작사들이 서로 뭉치거나 노하우를 공유하지 않으면 수익성이 떨어지고, 그렇게 되면 모처럼 들어오는 외부 금융자본을 놓치고 말 거라는 위기의식이 강하다. ‘너는 죽이고 나는 산다’ 식으로 경쟁하지 말고 일단 파이를 키워놓자는 공감대가 강하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사진/ 우리나라 최초 뮤지컬전용극장에 오르는 〈싱잉 인 더 레인〉(왼쪽). 5월16일 열린 〈맘마미아〉제작 발표회.
반면 지금과 같은 과도기가 지나간다면 뮤지컬이 한국영화처럼 확실히 뿌리내릴 거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제투의 송한샘 대리는 “몇년 전 영화시장도 할리우드가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처럼 국산영화가 대박이 터지자 한국영화 전성시대가 열리지 않았는가. 어차피 <미스 사이공>만 빼면 세계 4대 뮤지컬로 손꼽는 작품은 다 들어왔기 때문에 더 이상 수입할 것도 없는 상황이다. 수입 뮤지컬로라도 뮤지컬 인구가 일단 늘이고 나면 자연스레 훌륭한 국산 뮤지컬도 생겨날 것이다.” 경쟁사인 제작사끼리 공동으로 작품을 제작해 과다 출혈경쟁 논란도 수그러들고 있다. <시카고>는 신시뮤지컬컴퍼니와 제투가 함께 추진했으며, 80억원의 소요되는 초대형 뮤지컬 <맘마미아>(2004년 1월25일~4월18일 예술의전당)는 신시뮤지컬컴퍼니와 에이콤 등이 함께 제작비를 분담하고 2008년까지 판권을 공동보유하게 된다. 에이콤 송경옥 실장은 제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뮤지컬은 무엇보다 기술인력이 부족하다. 제작사들이 서로 뭉치거나 노하우를 공유하지 않으면 수익성이 떨어지고, 그렇게 되면 모처럼 들어오는 외부 금융자본을 놓치고 말 거라는 위기의식이 강하다. ‘너는 죽이고 나는 산다’ 식으로 경쟁하지 말고 일단 파이를 키워놓자는 공감대가 강하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