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불법 ‘VJ특공대’를 찾아라

460
등록 : 2003-05-21 00:00 수정 :

크게 작게

5월12일 오후 2시 <매트릭스2: 리로디드> 언론 시사회가 열린 서울극장 앞. 단 한번뿐인 시사회를 보기 위해 온 기자·평론가들이 한쪽에 긴 줄을 짓고 있었다. 가방을 아예 가지고 들어갈 수 없으니 번호표를 받고 가방을 맡기라는 영화사의 ‘엄명’에 따른 것. 영화 속 네오 일행의 매트릭스를 상대로 한 결투와는 별개로 영화 밖에서는 영화사가 시사회 등에서 몰래 영화를 촬영해 유포시키는 불법복제와의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가방을 맡긴 사람들은 다시 공항 보안검사를 방불케 하는 검색대를 통과하고, 금속탐지기로 몸을 수색해야 했다. 지난해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시사회에서도 금속탐지기로 가방 검사를 했으나 아예 검색대가 등장하고, 가방을 들고 갈 수 없도록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는 이미지 하나도 허락 없이 사용할 경우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경고 자막이 뜬다.

<매트릭스> 시리즈를 배급하는 워너 코리아의 심영신 대리는 “한국에서는 아직 그런 예가 없었지만, 중국이나 대만 등에서는 인기 있는 영화가 개봉하기도 전에 불법복제 비디오가 등장하는 사례가 있어 영화사마다 골치를 앓고 있다. 더구나 <…리로디드> 한국 시사회는 세계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공개되는 것이라 불법복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시사회장 앞에는 <매트릭스> 시리즈와 관련해 자사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계약을 맺은 삼성전자가 <…리로디드> 주인공들이 들고 나오는 검은색 ‘삼성’ 휴대폰 홍보에 여념이 없었다. <매트릭스>가 벌어줄 엄청난 돈에 가슴 뛰는 이들이 많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