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시노래 그림책 <백창우가 만든 노래>
요즘 아이들은 동요를 부르지 않는다. 유아들은 <디지몬> 같은 만화영화 주제가를 부르고, 초등학생이 되면 텔레비전에 나오는 ‘댄스 가요’를 흉내낸다.
아이들의 동요 기피증이 “지금까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던 동요들이 아이들 마음을 하나도 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백창우씨가 아이들과 시인들의 시에 곡을 붙이고, 6명의 화가들이 그림을 그려 만든 시노래 그림책 <백창우가 만든 노래>(도서출판 보리 펴냄) 6권이 완간됐다.
작곡가이자 시인, 가수인 백창우씨는 “좋은 노래 하나를 듣고 부르는 것은 아이들 마음 안에 작은 씨앗 하나를 심는 것과 같다”며 스무해 가까이 아이들의 노래를 만들어왔다. 그는 특히 “많은 어른들이 아이들은 밝고 예쁜 노래만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아이들에게도 기쁨뿐 아니라 슬픔·노여움·외로움의 정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른의 잣대로 아이들을 재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생각 바깥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백창우가…>는 아이들의 생각과 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1권 <딱지따먹기>는 한국글쓰기연구회 선생님들이 가르친 23명 아이들의 시에 곡을 붙였고, 2권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는 섬진강이 흘러가는 마암분교 아이들의 시가 바탕이다. 6권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는 아람유치원 아이들의 말을 적어 가사로 썼다. “맨날 맨날 우리만 자래/ 우리 자면 엄마 아빠/ 비디오 보고 늦게 잘거지. 우리 모두 같이 자자.”(<맨날 맨날 우리만 자래>) “딱지 따먹기를 할 때/ 딴 아이가/ 내 것을 치려고 할 때/ 가슴이 조마조마한다/ 딱지가 홀딱 넘어갈 때/ 나는 내가 넘어가는 것/ 같다.”(<딱지 따먹기>) 아이들의 솔직한 목소리가 신선하다.
나머지 3권, <우리반 여름이>와 <또랑물> <꽃밭>에는 권태응·김용택·권정생·윤동주·이오덕·박목월·이원수·정지용 등 시인들의 좋은 시를 골라 만든 노래들이 실렸다. 각권의 분위기에 맞게 강우근·김유대·이태수·조혜란·이형진·설은영씨 등 6명의 화가에게 그림을 맡겨 공을 들였다. 전자악기가 아닌 해금·피리·북·하모니카·풍금·바이올린 같은 악기들로 직접 연주했고, 개울물 소리나 새 소리도 자주 들린다. 아이들 노래모임인 ‘굴렁쇠 아이들’과 가수 김현성·김은희·이수진씨 등이 노래를 불렀다.
완간 기념으로 4월30일부터 5월6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02-736-1020)에서 시노래 그림책에 실린 원화 전시회와 백창우씨와 굴렁쇠 아이들의 작은 노래공연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가 열린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완간 기념으로 4월30일부터 5월6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02-736-1020)에서 시노래 그림책에 실린 원화 전시회와 백창우씨와 굴렁쇠 아이들의 작은 노래공연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가 열린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