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골인의 순간에 몸을 맡긴다

457
등록 : 2003-04-30 00:00 수정 :

크게 작게

흘린 땀만큼 골을 만드는 축구의 마력… 주 1회 경기로 일상의 활력 얻어

사진/ 장영달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구의 3선 의원으로서, 그리고 국회의 국방위원장으로서 한 몸으로 두 사람 몫을 해내야 하는 생활을 가능하게 해준 건 체력이다. 국회의원으로서 져야 할 책임이 늘어갈 때마다 체력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

내 경우에는 주로 두 가지 방식으로 체력을 유지한다. 하나는 내가 몹시 사랑하는 축구다. 나의 축구사랑은 중학교 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때 선수로 활약했었다. 그 뒤 축구는 내가 주로 하는 운동이 되었다. 그때의 경험이 내 체력의 기초를 쌓았다고 생각한다. 한때는 축구에 죽고 축구에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청소년 국가대표 선수가 꿈이었던 적도 있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지낸 바 있다.

축구는 정직하다. 뛴 만큼의 결과를 돌려준다. 땀 흘린 양에 비례해 골로 연결된다. 지구상에서 축구만큼 원초적이고 다이내믹한 운동이 있을까. 시작 휘슬이 울린 뒤부터 종료시점까지 계속 뛰어다니지 않으면 안 된다. 그만큼 운동량이 많고 기민한 몸놀림을 요구한다. 그렇게 경기 내내 뛰어다니다 보면 바쁜 일상 속에서 무뎌졌던 몸의 감각들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느낀다.

요즘은 일정표에 빈틈이 없어지면서 전보다 축구에 쏟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운동을 할 기회는 되도록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의원들끼리의 축구시합이 있을 때는 빠지지 않는다. 빨간 상의를 입고 뛸 때는 월드컵 때 목격한 붉은악마의 함성이 몸을 휘감는 듯한 전율을 느낀다. 몸은 움직일수록 감각이 살아나는 것 같다. 힘들수록 몸에 활기가 돈다.

보통 1주일에 한번 정도 축구를 한다. 끝나면 녹초가 되지만 운동한 뒤의 기분 좋은 나른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골 하나를 넣기까지의 과정 하나하나가 다 땀이며 열정이다. 재빠르게 몸을 움직이며 쉴 새 없이 뛰는 것이 가장 좋은 건강 유지법임을 몸으로 체득한 셈이다. 현재는 한-일 의원 축구연맹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으며, 매년 일본의 의원들과 한-일전을 갖고 있다. 한-일전에서는 늘 공격의 선봉이 된다. 포지션은 라이트윙인데, 수준이 높은 축구가 아니라서 그런지 각자의 포지션이 꼭 지켜지지는 않는다. 공을 따라 쫓아다닌다고나 해야 하나.


지역구인 전주에서도 축구를 즐긴다. 지구당의 청년 당원들로 구성된 ‘객사정담 축구단’에서도 활약하는데, 유권자들과 몸으로 부딪치다 보면 말로 할 때보다 더 많은 대화가 된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몸은 정직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또 하나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다. 어떤 음식이든 가리지 않고 섭취한 것이 큰 힘이 된 것 같다. 나는 이제까지 어떤 상황에서든 음식을 가지고 불평한 적이 없다. 아무리 입에 맞지 않고 먹을 수 없어 보이는 음식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었다. 그 외에 특별한 비결은 없다. 가끔 나서는 동네 산책이 전부라고 할까.

올바른 섭생 습관과 정기적으로 하는 축구. 이 두 가지만으로도 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굳이 한 가지 덧붙인다면 앞에 언급한 사항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행동력이다. 체력관리란 지속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나이를 먹어갈수록 느끼게 된다. 누군가 나에게 운동할 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얼마나 많이 하느냐보다 얼마나 꾸준히 하느냐라고 답해주고 싶다.

장영달/ 민주당 국회의원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